- ‘주간동아’가 2005년 서울시 자치구별 연평균 오염도 자료를 CAR(컴퓨터 활용 보도)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공기 질이 가장 좋은 자치구는 성북구(전체 평점 71.5. 선진국 기준=100)로 나타났으며 마포구(전체 평점 63.5)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 반면 중구(전체 평점 20)와 동대문구(전체 평점 39) 등은 공기 질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서울시 전체의 평점도 선진국 대비 50으로 낙제 수준이었다.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의 선거 슬로건은 자극적이었다. 미세먼지 농도를 ㎥당 30㎍ 줄여 서울시민(25세 기준)의 남은 기대수명을 54세에서 57.3세로 3.3년 늘리겠다는 것.
맑은 공기는 시민의 건강 및 수명과 직결되며 삶의 질 향상의 ‘필수 조건’이다. 그렇다면 서울의 대기 질은 현재 어떤 수준일까?
서울은 여전히 ‘회색 도시’다. 공해로 뿌옇고 교통체증에 신음한다. 서울의 대기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 소리 소문 없이 생명을 앗아가는 ‘살인자’가 하늘을 배회하고 있다.
수도권의 미세먼지는 선진국 대도시보다 2배 이상 높고, 이산화질소는 1.5배가량 높다. 다만 난방 연료가 개선되면서 일산화탄소 및 이산화황 오염도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서울은 시민들에게 맑은 하늘을 보여주는 데 인색하다.<br>비 온 다음 날의 청명한 서울 전경.
이산화질소 농도도 지난해 평균 0.034ppm으로 2000년 0.035 ppm, 1995년 0.032ppm, 1990년 0.030ppm과 비교해 악화되거나 개선되지 않았다. 이산화질소의 세계보건기구 기준치는 0.021ppm.
서울 대기 질 OECD 회원국 중 하위권
그렇다면 ‘내가 사는 동네’의 공기 질은 어느 수준일까? ‘주간동아’는 최근 ‘2005년 서울시 자치구별 연평균 오염도 자료’를 입수했다. 자치구별로 미세먼지, 오존,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의 오염도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가 단병호 의원에게 제출한 이 자료는 △2005년도 자치구별 연평균 미세먼지·오존·일산화탄소·이산화질소 농도 △최근 5년간 다이옥신 측정 결과 △최근 5년간 서울시 오염물질 농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주간동아’가 이 자료를 CAR(컴퓨터 활용 보도)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공기 질이 가장 좋은 자치구는 성북구(전체 평점 71.5. 선진국 기준=100)로 나타났으며 마포구(전체 평점 63.5)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반면 중구(전체 평점 20)와 동대문구(전체 평점 39) 등은 공기 질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자치구별 전체 평점 및 공해물질별 오염도는 지도 기사 참조). 서울시 전체의 평점도 선진국 대비 50으로 낙제 수준이었다.
중구는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농도가 모두 높았다. 미세먼지는 m3당 73㎍로 서울시의 연간 기준치인 m3당 60㎍을 초과했고, 이산화질소 오염도(서울시 기준치는 0.040ppm)도 0.039ppm으로 동대문구에 이어 두 번째로 나빴다. 자동차 통행이 잦은 데다 고층건물이 많아 공기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까닭이다.
동대문구는 미세먼지 오염도에선 우수한 편이었으나 이산화질소 오염도가 0.048ppm으로 자치구 중 가장 심각했다.
이는 서울시가 목표로 삼고 있는 파리 수준(0.022ppm)의 2배가 넘는 수치다.
25개 자치구 중 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낮은 곳은 마포구로 서울시의 목표치인 m3당 40μg에 근접한 m3당 44μg에 그쳤다. 미세먼지 오염도가 낮은 자치구는 대개 마포구처럼 공기 순환이 원활한 지형을 갖고 있다.
연평균 이산화질소 농도가 가장 낮은 자치구는 성북구(0.028ppm)로 나타났는데, 성북구의 이산화질소 오염도는 선진국 수준(0.022ppm)에 근접한 수치다. 성북구는 m3당 미세먼지도 52μg으로 양호했다.
강남지역의 경우 강남구(전체 평점 61), 송파구(전체 평점 48.5)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각각 m3당 46μg, 56μg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했으나 서초구(전체 평점 42점)는 m3당 61μg으로 서울시 평균을 상회했다. 강남지역 3개 자치구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모두 0.036ppm으로 서울시 평균보다 다소 높았다.
오존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자치구는 노원구(전체 평점 61), 은평구(전체 평점 45), 관악구(전체 평점 48), 도봉구(전체 평점 42)로 각각 0.023ppm, 0.022ppm, 0.021ppm, 0.020ppm이었다.
도봉구와 은평구는 오존뿐 아니라 미세먼지 오염도에서도 각각 72㎍/m3, 70㎍/m3로 최하위권이었는데, 두 지역은 우수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나 분지 지형인 탓에 공기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기 질이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