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환자를 진단하는 김도균 원장.
그러던 중 자기와 비슷한 증상을 갖고 있는 동료 교사의 말을 듣고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게 된 김 씨는 김도균혈관외과(서울 풍납동, 02-485-3114)를 찾았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다른 병원들과는 달리 혈관외과 전문이라는 점에 믿음이 갔고, 이곳의 김도균 원장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오랜 기간 혈관외과 교수직을 맡았었다는 점도 병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하지정맥류라는 진단을 받은 김 씨는 일주일 후 다시 병원을 찾아 혈관 내 레이저 치료로 증상을 간단히 해결했다.
미관 해칠 뿐 아니라 다리 피곤하고 쑤셔
하지를 흐르는 정맥으로는 안쪽 근육 속에 위치한 심부정맥과 피부 아래쪽에서 흐르는 표재정맥이 있다.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정맥 환류(還流)라고 하는데, 이 정맥 환류에서는 정맥 속을 흐르는 혈액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역류하려는 것을 막아주는 정맥판막이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런데 정맥판막에는 이상을 일으키기 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표재정맥이 심부정맥과 만나는 발목과 무릎 뒤쪽 부위다. 이곳에서 정맥판막이 이상을 일으켜 혈액이 역류하게 되면 발목 쪽으로 혈액이 몰리면서 정맥 내의 압력이 올라가 정맥이 확장된다.
1.하지정맥류 치료 과정<br>(치료 전 ⇒수술 1주 후⇒수술 1개월 후)<br>2. 경미한 하지정맥류를 치료하기 위한 혈관경화요법.
이 같은 하지정맥류는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나이가 들면서 발생 빈도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 있는 시간이 많은 직업군인, 교사, 미용사, 조리사, 간호사, 스튜어디스 등에게 많다. 40세 이상 여성의 10%가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일본에서는 증상이 가벼운 경우까지 포함하면 15세 이상 남녀의 43%, 30세 이상에서는 62%가량이 하지정맥류 증상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유전적 성향을 띠므로 부모형제 중 하지정맥류를 앓은 사람이 있다면 예방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혈관수술을 해야만 했다. 혈관을 크게 절개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진행됐기 때문에 수술 전 마취는 물론이고 수술 전후 1~2주 동안의 입원, 그리고 수술 후에도 오랫동안 흉터가 사라지지 않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김도균혈관외과 내부.
하지만 치료법 자체는 발전했지만, 혈관을 다루는 수술이다 보니 의사의 실력과 경험에 따라 치료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김 원장은 “치료법이 간단해져서 치료 자체엔 큰 어려움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병원에 따라 치료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신중하게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다. 하지정맥류 수술 시 표재정맥을 제거해도 되는 이유는 심부정맥이 표재정맥의 기능을 대신하기 때문인데, 자칫 수술로 제거하는 정맥이 표재정맥인지 심부정맥인지 정확히 판단하지 않은 채 수술을 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기능 이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김 원장은 설명한다.
실제로 김 원장을 찾아오는 환자들 중에는 다른 병원에서 수술이 잘못돼 기능 이상을 일으켜 재수술을 받으려는 이들도 있다. 서울 시내 유명 레스토랑의 주방장으로 일하던 윤기철(가명·42) 씨도 재수술을 받기 위해 김 원장을 찾은 경우다. 주방에 서 있는 시간이 많았던 윤 씨는 계속 다리가 저리고 붓는 등 불편함이 느껴지자 병원을 찾아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하지정맥류 전문병원을 표방하는 곳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후 되레 다리를 못쓰게 돼버렸다. 결국 종합병원을 찾아간 윤 씨는 ‘김도균혈관외과로 가보라’는 병원 측의 추천에 따라 김 원장을 찾은 뒤에야 정맥이 아닌 동맥이 묶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결국 재수술을 받은 뒤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다.
김 원장은 “정맥류가 커졌거나 육안으로 보았을 때 역류가 있다면 문제의 정맥 내에 머리카락 굵기의 광섬유를 넣어 혈관 내벽에 레이저를 직접 조사(照射)하는 혈관 내 레이저 치료법을 사용한다. 흉터가 거의 없고 수술 후 1시간 정도 회복시간만 가지면 곧바로 병원문을 나설 수 있어 환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한다. 만일 증상이 경미한 정맥류라면 혈관 내에 이물질을 주입해 인위적으로 혈관내막을 손상시켜 혈전과 섬유화를 유발하는 혈관경화요법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 착용하면 예방 효과 탁월
수술 후에는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김 원장의 말이다.
“레이저 조사법은 재발률이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재발률 0%의 치료법은 없다. 수술 결과가 좋았다면 사후 관리를 통해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는 것이다. 수술 후 회복에도 도움이 되고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데도 효과가 좋다.”
하지를 압박하는 데 사용되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은 특수 고탄력 재질로 만든 것으로, 발목 부위에서 최대 압력이 나타나고 발목에서 상부로 올라갈수록 다리를 압박하는 힘이 줄어 허벅지 부위에서는 발목을 압박하는 압력의 40% 정도로만 눌러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정맥류에 걸리기 쉬운 직업군이나 가족 중 하지정맥류 환자가 있다면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사용해 예방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