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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의 창의력을 깨워라

고정관념에 태클을 걸어라

  • 이도희 경기 송탄여고 국어교사·얼쑤 논술구술연구소 http://cafe.daum.net/hurrah2

고정관념에 태클을 걸어라

고정관념에 태클을 걸어라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흔히 논술 수험생들은 현상에 대한 본질을 배운 대로 인식한다. 이런 수험생에게는 컵은 물을 마시는 기구이며 책상은 공부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어떤 대상에 대한 가치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바꿔보자. 나아가 이질적인 여러 대상을 조합해 새로운 본질을 창조해보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지평이 펼쳐질 것이다. 자기 마음대로 컵과 책상의 다른 용도를 창조하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가 창조될 것이다. 다음 글은 대상에 대한 관점이 상식적인 우리들에게 신선감을 준다.

마침 전시회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 다가와 여섯 살짜리 우리 딸에게 껌을 뱉어야 한다고 난처한 얼굴로 계속 신호를 보낸다. 그래서 자꾸자꾸 껌을 뱉으라고 아이에게 눈치를 주면서,엉겁결에 “이것은 껌이 아니에요”라고 말해버렸다(르네 마그리트의 유명한 작품 중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작품이 있다). 영문도 모르는 딸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계속 껌을 씹고, 직원은 피식 웃는다. 아무리 달래고 얼러도 말을 듣지 않았는데 “사탕 줄게”라고 하니 얼른 껌을 뱉는다. 카페에서 아이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의문이 든다. ‘내 아이들이, 대한민국 아이들이 르네 마그리트 같은 도발적인 상상력을 가졌으면 하고 바라지만, 우리 가족이 혹은 우리 사회가 과연 제2, 제3의 르네 마그리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교육과 문화를 지녔는가’ 하는. …어찌 되었든 이것은 여전히 껌이 아니었다. 그곳은 시립미술관도 아니었다. 통째로 꿈의 상자, 의문표의 통조림, 불온한 상상력에 몸을 맡긴 어느 쌀쌀한 봄 오후는 그랬다. 르네 마그리트에게 배우기. 그것은 모순과 역설의 세계에 발을 담그는 여행이다. -한국경제,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

벨기에 출신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은 불가능한 상황의 연속이다. 화면은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마그리트는 대상에 대한 본질을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 바꿔놓는다. 특히 이질적 사물들의 엉뚱한 결합과 철학적 사고를 작품의 특징으로 하는 마그리트는 세인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논술 수험생은 마그리트의 방식을 가져와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존 인식에 강한 태클을 걸어보자. 한마디로 ‘내 생각은 달라’를 실행에 옮기자. 그 결과 시끄럽게 울어대는 공작새 소리는 ‘잠을 깨우는 소리’가 되고, 책상은 ‘식탁’이 될 수도 있다. 또 책상 위에 공작새가 살고 있다는 상상에도 빠져보자. 대상은 기존의 것 그대로인데 본질이나 가치가 새롭게 창조될 것이다.

흔히 논술 수험생들은 각 교과목을 그 교과목의 특성으로만 이해한다. 다른 과목과 연계되지 않는 논술 공부를 한 것이다. 각 교과의 엄격한 구분 아래 다른 과목들과 연관성이 없는 칸막이 공부였던 것이다. 통합논술의 시대에 맞지 않는 논술 공부법이다. 그 결과 학생의 머리에 파편적인 지식만 축적됐을 뿐이다. 통합적 사고에서 뿜어져 나오는 창의력이 보이지 않는다.



논술 수험생들이 통합적 사고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하나의 대상이 가진 본질만 인식하지 말고 새로운 본질을 창출하겠다는 전환이 필요하다. 예컨대 문학의 시 분야를 물리, 지리 등의 특성과 통합해 감상할 때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 또 건축의 특성을 문학의 특성과 통합해 새로운 학문적 이론을 도출해낼 수도 있다. 특정 대상을 다른 교과목의 어떤 내용과 관련시킬 때 새로운 본질이 탄생한다. 바로 창의력의 힘이다. 실제로 서울대 2008학년도 논술모의고사 문제들이 문학과 윤리, 그리고 사회과목 내의 과목들을 통합해 사고하도록 만들어졌다.

다음으로 신문, 시사주간지 등 각 분야의 내용을 고루 선별해 그것을 꿰뚫는 원리나 공통점을 찾아보는 학습을 해야 한다. ‘공통점 찾기’는 통합논술 시험에서 중요한 논제 중 하나다. 실제로 그동안 고려대가 논술시험에서 공통주제 찾기 유형을 많이 출제했다. 2008학년도 서울대 통합논술 모의고사에서 ‘공통점 찾기’의 논제를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중요성을 실감케 한다. 다양한 제시문을 아우르는 ‘공통주제 찾기’는 새로운 본질을 창출하는 출발점이라고 봐도 된다. 새로운 본질 창조에 능통할 때 논술의 르네 마그리트가 될 수 있다.



주간동아 2007.04.17 581호 (p97~97)

이도희 경기 송탄여고 국어교사·얼쑤 논술구술연구소 http://cafe.daum.net/hurra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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