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1

2007.04.17

큰 그림 국익론 무장한 ‘공격적 개방주의자’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7-04-11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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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그림 국익론 무장한 ‘공격적 개방주의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한국 측 야전사령관 구실을 한 김현종(48·사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공격적 개방주의자’다. 그는 입버릇처럼 “개혁 개방을 미루고 기존 시장에만 안주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말한다.

    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를 ‘개방주의적 친미주의자’라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그가 살아온 궤적을 그 증거로 언급한다. 조기유학`→`아이비리그 진학`→`미국 변호사`→`대학교수`→`세계무역기구(WTO) 법률자문관`→`통상 장관.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외교관인 부친을 따라 성장기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다. 중·고등학교와 대학, 대학원을 모두 미국에서 마쳤다. 꿈도 우리말보다는 영어로 꾸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친미주의자라는 시각은 사실과 다르다.

    그의 국가관은 철두철미하다. 그의 에센스는 국익이다. ‘국가’ ‘애국심’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개방주의적 국수주의자’라고도 불리는 까닭이다. 그의 부친인 김병연 전 코리아헤럴드 회장의 말이다.

    “내가 일본대사관에 근무할 때 아들이 취학연령이 됐다. 동네 소학교에 입학시켰는데, 일본 아이들이 ‘조센징’이라면서 놀려댄 모양이다. 큰 상처를 받았는지 학교엘 안 가겠다고 했다. 맏아들의 유별난 국가관은 어린 시절의 이 상처에서 비롯했을 것이다.”



    그와 노무현 대통령의 인연은 2003년 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통상분야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부터. 첫 만남에서 노 대통령은 손금 보듯 세계를 조망한 그의 식견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석 달 뒤 그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차관보)에 올랐다.

    2004년 7월 그는 장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발탁됐는데, 이때부터 정부의 FTA 추진이 탄력을 받는다. 그는 ‘FTA 전도사’를 자임하면서 ‘큰 그림의 국익론’을 내세운다.

    “예컨대 한일 FTA가 체결되면 단기적으로 적자가 는다. 그러나 일본의 선진기술을 습득하고 투자를 유치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 중국 등 다른 나라와의 무역량은 그보다 훨씬 늘어난다. 이게 FTA의 이펙트다. 그림을 크게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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