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동시 국회의원 부부에 도전하는 최규성, 이오경숙씨 부부.
하지만 두 부부 모두 같은 시기에 국회의원을 지낸 것은 아니다. 현경자 전 의원은 14대 국회 때 실형선고를 받은 남편의 잔여 임기를 채워 부부가 임기 4년을 나눠 의원직을 지냈고, 박정수 전 의원은 10대 총선에 처음 당선돼 의정활동을 시작했지만 부인 이범준 전 의원은 남편보다 빠른 9대 국회에서 유정회 의원을 지냈다.
내년 총선에서 동반 당선되는 현역 국회의원 부부가 탄생할까. 결과는 미지수지만 이에 도전하는 커플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오경숙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 공동의장과 역시 우리당 소속으로 출마 준비 중인 최규성 국민정치연구회 사무총장이 그 주인공.
우리당 내에서는 남편보다 부인인 이오의장이 금배지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대표적 여성운동가인 이오의장의 경우 내년 총선에서 여성 몫의 우리당 전국구 1번을 예약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반면, 남편인 최씨는 전북 김제에서 우리당 공천으로 출마를 노리고 있으나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하고, 예선에서 이기더라도 민주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을 치러야 돼 당선까지의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당내 맞상대는 이건식 금만농어촌발전연구소 이사장. 우리당 입당을 신청한 이씨는 최근 3차례 총선에 출마해 인지도가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2000년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장성원 의원(민주당)과 접전을 벌이다 근소한 차로 낙선한 적이 있어 개인 득표력도 만만치 않은 상대. 하지만 민정당에서 정당활동을 시작한 이력 탓에 우리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는 반대여론도 있다.
우리당 내부에서도 최씨의 출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 당직자는 김근태 원내대표와 재야시절부터 함께 행동해온 대표적인 GT(김근태)맨으로 “살아온 이력으로 비춰봐 오히려 원내 진출에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당직자는 “부인이 의원직을 예약한 상태에서 남편마저 지역구에서 나선다면 다른 사람들의 기회를 지나치게 빼앗는 것 아니냐”는 반론을 내놓기도 했다.
당사자인 최씨는 “김제에 살지 않아 지명도가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라면서 “그 대신 김제에서는 나를 찍으면 아이엄마까지 두 명이 당선되는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며 동반 출마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뒷말을 뚫고 이 부부가 우리당 공천을 받을지, 그리고 헌정사상 최초로 현역 국회의원 부부가 될 수 있을지 17대 총선의 또 다른 화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