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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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월드컵 시즌 제2 정몽준은 누구?

  • 입력2006-06-14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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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가 스포츠를 활용해 국민여론을 돌리거나 정국을 전환한 사례를 역사 속에서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긍정적 의미에서 국민 정서를 고양하는 데 스포츠를 이용한 정권도 많았지만 1936년 베를린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독일의 히틀러 정권처럼 스포츠를 독재정치의 한 수단으로 삼은 권력도 적지 않았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2인자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스포츠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한 정치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당시 권력이 정권의 명운을 걸고 심혈을 기울였던 2대 스포츠 이벤트인 86서울아시아경기대회와 88서울올림픽의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2002년 대통령선거를 6개월 앞두고 열린 한일월드컵도 정치와 무관할 수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일월드컵의 과실을 집권세력이 아니라 대한축구협회장인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따먹었다는 사실이다. 월드컵 개막 전부터 대선 출마와 관련해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아왔던 정 의원에게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선전은 대권 꿈을 꿀 수 있게 만든 밑거름이었다.

    월드컵이 시작되기 한 달 전 대통령 후보로서 그의 지지도는 8%대로 한나라당의 이회창,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에 한참 뒤져 있었다. 그러나 한국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하자마자 그의 지지도는 20.1%로 수직상승해 이 후보(35.4%), 노 후보(23.2%)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이런 흐름에 부응하듯 9월1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그의 지지도는 한동안 노 후보를 제치고 이 후보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월드컵 후광효과’보다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정치적 능력 쪽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그는 결국 대권 꿈을 접어야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이 막을 올렸다. 대선 1년 6개월 전에 개막한 이번 월드컵은 2002년과 달리 대선 가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그러나 축구공이 둥글듯,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4강 신화가 만일 재현된다면 5·31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참패를 기록한 열린우리당에 희망이 생겨날 수도 있는 게 아닐까. 그게 축구고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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