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부의 부당한 상속 때문에 우리 사회에는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창업주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젊디 젊은 사람이 수십 년의 인생을 바쳐 회사를 이룩한 임직원 위에 군림하고 주인행세를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또 부모의 분묘가 마르기도 전에 형제간 재산을 둘러싼 민사소송이 벌어진 예가 적지 않다.
재산을 남기지 말자고 주장하는 ‘다 쓰고 죽어라’(Die Broke)란 책에 의하면 유산 때문에 초래되는 부모와 자식의 심리적인 폐해도 만만치 않다. 우선 부모가 재산을 많이 가지게 되면 자식은 부모의 재산을 이미 자기 것인양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쓰는 돈도 아깝고, 심지어 그 재산을 쓰고 싶어서 부모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 마음마저 생긴다는 것이다
서구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자본이 가족으로만 상속되었다면 오늘날의 발전이 있었을까 싶다. 우리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자식과 사회를 위해 솔선수범하여 ‘재산 남기지 않기 운동’에 동참하면 어떨까 싶다.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라는 부처님의 말씀에 진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