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장영신의원(애경그룹 회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6월15일 발행한 ‘개혁통신’ 61호에 ‘한 집권여당 의원의 불법선거’라는 제목의 글을 싣고 검찰의 수사 결과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과연 우리가 제출한 서류를 제대로 검토라도 해 본 것인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만약 제대로 된 수사를 마치고도 이런 결론을 내렸다면 검사가 무능하거나 여당인 장영신의원에 대해 법 적용상의 부당한 특혜를 베풀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여연대가 검찰과 장의원에 대해 이처럼 칼날을 세운 것은 6월1일 있었던 검찰의 ‘선거사범 수사결과 종합발표’ 때문. 검찰은 ‘(장의원이)선거 당일 투표소 세 곳을 돌며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있다’며 장의원을 불구속 기소했지만, 총선시민연대가 수사 의뢰한 부분은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 총선시민연대는 지난 4월10일 “장후보가 자신이 오너로 있는 애경그룹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입당 원서를 받는 등 선거운동을 벌였고, 회사 공금 1400여 만원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를 맡은 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5부(부장 허익범, 담당검사 허상구)는 장의원 대신 애경유화 박성원 총무이사를 지난 6월2일 구속했다. 70명의 직원들을 선거운동에 동원한 혐의였다. 박이사는 6월16일 서울 남부지원 306호에서 열린 재판에서 이런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그룹 회장이 출마했기에 순수한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돕겠다는 것이었지 상부의 지시나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다”는 것. 그러나 참여연대 이태호 시민감시국장은 “총무이사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장의원이) 당연히 기소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검찰의 발표는 충격적이고 납득하기 힘들다”며 장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가 장의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초. 40개 항목, 2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제보받은 뒤부터다. 제보자가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에게 건넨 자료에는 1월27일 작성된 ‘애경유화㈜ 선거전략’을 시작으로 ‘입당원서 제출현황’ ‘부서별 방문현황’ ‘총선관련 활동명세’ 등 애경유화 직원들이 선거운동을 한 상세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참여연대 법률자원단 백승헌 변호사는 “제보자의 학력이나 신분 등이 믿을 만하고 제보 자료의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일주일 가량 검토를 거친 뒤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 자료의 신빙성은 검찰 수사에서도 입증됐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실재 인물임은 물론 기록된 활동내용, 쓰인 자금 규모 등이 거의 사실로 드러났다. 자료를 만든 직원들도 자신들이 그같은 자료를 만든 적이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이 자료를 면밀히 살펴보면 검찰 발표에 대해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우선 선거운동에 동원된 직원들 가운데는 박이사의 상급자인 부규환상무와 김정수전무의 지시를 받는 사람들도 많다. 최소한 김이환사장이나 그 윗선의 지시가 있지 않고서는 박이사가 ‘마음대로’ 직원들을 선거운동에 동원할 수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부상무나 김전무도 입당 원서를 받는 등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움직인 흔적이 보인다. 제보 자료에 보면 ‘김정수전무 동행’ ‘사장님 동행’ 등 선거운동 과정에 박이사 이외에 다른 간부들이 관련됐음을 보여 주는 말들이 있다. 물론 관련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방문 요망, 김전무 동행이 바람직’ 등으로 보고했는데 잘못 기재됐다”며 상부의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김이환사장이 불법 선거운동에 관련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조서에 따르면 애경유화의 한 핵심간부가 “김사장이 박이사에게 선거전략을 수립토록 별도 지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선거계획서를 작성, 박이사를 통해 사장에게 보고한 사실이 있다. 사장은 당시 아는 사람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고, 필요한 자금은 빠듯하게 운영하고 선거법을 어기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지시했다” “사장은 금융기관은 대상에서 빼라는 등 선거전략에 대한 내용 수정도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중역회의 때 김사장이 ‘회장님이 출마하니 아는 사람들을 통해 협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랬음에도 검찰은 이들의 진술에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았다. 검찰은 “상무와 전무는 이런 사실을 몰랐고, 사장은 ‘그만두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들을 무혐의 처리했다. 6월16일 남부지원 306호 법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김사장은 “당시 장회장님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 박이사에게 하지 말라고 했다”며 검찰의 설명과 똑같은 증언을 했다.
애경유화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도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짙다. 장의원의 지역구인 구로 을구는 신도림동, 구로 1동에서 6동, 구로본동, 가리봉 1, 2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참여연대가 입수한 ‘4·13 총선관련’ 문건(1월28일 작성)에는 ‘애경유화 담당지역(5, 6동) 점검 내용’이라는 항목이 들어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다른 계열사들도 각각 담당지역을 갖고 움직였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현지에는 “구로 1동은 애경화학이 담당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구로 3동의 경우는 애경산업 직원들이 많이 움직였다고 한다.
‘업무지원실 요청건’이라는 제목으로 회사별로 사적 모임 파악을 지시하는 내용도 있다. ‘업무지원실’은 애경유화가 아닌 애경 본사인 애경산업에 있는 부서로 알려졌다. 총선 관련 활동 명세 가운데는 ‘메이크업 해주기로 함’ ‘조기축구회 명단을 확보했으나 백화점에서 관리중이라고 함’이라는 보고도 있다. 애경유화 한 회사가 아니라 전 계열사 차원에서 선거운동이 이뤄졌음을 시사해주는 자료다.
또 이게 전부가 아니다. 활동 명세에는 한 직원이 ‘연락 창구는 엄이사(입당원서 전달)’라고 보고한 내용도 있다. 엄이사의 소속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애경유화에는 없는 사람이다. ‘애경선물세트 협찬’ ‘현재까지는 화학의 지원을 받음. 입당원서 60여 부 받았으나 40여 부를 화학에 제공’이라는 내용도 있다. 구로구 선관위가 적발해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 가운데는 장영신 후보의 특보가 선거구민에게 식사를 제공한 자리에 애경화학 관리이사가 함께 있었다는 내용도 있다. 또한 애경백화점 잡화팀 과장이 입당과 관련해 선거구민 10여 명에게 습기 제거제를 선물로 제공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의 핵심은 애경그룹 직원들의 선거운동에 장영신의원이 직접 관련돼 있느냐는 점. 제보 자료에는 이를 추측할 만한 몇 가지 실마리가 있다. ‘산악회원 46명 모인 곳에 회장님이 인사차 방문’이라는 내용이 한 직원이 활동명세를 보고한 자료에 포함돼 있는 것. 그러나 이 직원은 검찰조사에서는 “희망 사항을 기록했을 뿐”이라고 말을 바꿨다. 또다른 직원이 민주당 구로지구당 사무국장을 만난 뒤 “지역 주민들이 지원한다는 부분만 지켜진다면 지원 가능하다는 확약을 받음”이라고 보고한 내용도 있다. 애경 직원이 민주당 선대위 기획실장과 함께 사람들을 방문한 기록도 들어 있다. 3월14일 박성원 총무이사가 내려보낸 문서에는 “입당 원서에 제출한 명단을 가지고 향후 전화 홍보에 활용하고자 한다”는 대목이 있다. 그러나 관련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입당 원서는 회사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다가 폐기했다”고 진술했다.
제보 자료는 물론 검찰 진술, 현지 답사 등 그 어디에서도 장의원이 직접 선거운동을 지시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애경측의 선거운동이 △입당 원서를 받는 등 당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진행됐다는 점 △지구당 관계자들과 애경측 인사들이 함께 움직였다는 점 △장의원이 오너로 있는 회사 공금 1400여 만원을 끌어대어 썼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어떤 식이든 애경 임직원들이 지구당과 긴밀한 관련을 갖고 움직였다는 정황 증거는 충분한 듯하다.
그러나 검찰조사는 이 부분에서 한계를 보였다. 허익범 부장검사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장의원의 한 측근은 “장의원의 입장은 한 마디로 ‘나는 알지도 못하는 사안인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리에도 불구하고 장영신의원의 불법 선거운동과 관련된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한나라당측은 검찰 결정에 반발해 6월12일 남부지원에 재정신청을 냈다. 또한 참여연대는 장의원을 고발하고 이번에는 혐의를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다. 장의원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느낌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과연 우리가 제출한 서류를 제대로 검토라도 해 본 것인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만약 제대로 된 수사를 마치고도 이런 결론을 내렸다면 검사가 무능하거나 여당인 장영신의원에 대해 법 적용상의 부당한 특혜를 베풀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여연대가 검찰과 장의원에 대해 이처럼 칼날을 세운 것은 6월1일 있었던 검찰의 ‘선거사범 수사결과 종합발표’ 때문. 검찰은 ‘(장의원이)선거 당일 투표소 세 곳을 돌며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있다’며 장의원을 불구속 기소했지만, 총선시민연대가 수사 의뢰한 부분은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 총선시민연대는 지난 4월10일 “장후보가 자신이 오너로 있는 애경그룹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입당 원서를 받는 등 선거운동을 벌였고, 회사 공금 1400여 만원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를 맡은 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5부(부장 허익범, 담당검사 허상구)는 장의원 대신 애경유화 박성원 총무이사를 지난 6월2일 구속했다. 70명의 직원들을 선거운동에 동원한 혐의였다. 박이사는 6월16일 서울 남부지원 306호에서 열린 재판에서 이런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그룹 회장이 출마했기에 순수한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돕겠다는 것이었지 상부의 지시나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다”는 것. 그러나 참여연대 이태호 시민감시국장은 “총무이사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장의원이) 당연히 기소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검찰의 발표는 충격적이고 납득하기 힘들다”며 장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가 장의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초. 40개 항목, 2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제보받은 뒤부터다. 제보자가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에게 건넨 자료에는 1월27일 작성된 ‘애경유화㈜ 선거전략’을 시작으로 ‘입당원서 제출현황’ ‘부서별 방문현황’ ‘총선관련 활동명세’ 등 애경유화 직원들이 선거운동을 한 상세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참여연대 법률자원단 백승헌 변호사는 “제보자의 학력이나 신분 등이 믿을 만하고 제보 자료의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일주일 가량 검토를 거친 뒤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 자료의 신빙성은 검찰 수사에서도 입증됐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실재 인물임은 물론 기록된 활동내용, 쓰인 자금 규모 등이 거의 사실로 드러났다. 자료를 만든 직원들도 자신들이 그같은 자료를 만든 적이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이 자료를 면밀히 살펴보면 검찰 발표에 대해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우선 선거운동에 동원된 직원들 가운데는 박이사의 상급자인 부규환상무와 김정수전무의 지시를 받는 사람들도 많다. 최소한 김이환사장이나 그 윗선의 지시가 있지 않고서는 박이사가 ‘마음대로’ 직원들을 선거운동에 동원할 수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부상무나 김전무도 입당 원서를 받는 등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움직인 흔적이 보인다. 제보 자료에 보면 ‘김정수전무 동행’ ‘사장님 동행’ 등 선거운동 과정에 박이사 이외에 다른 간부들이 관련됐음을 보여 주는 말들이 있다. 물론 관련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방문 요망, 김전무 동행이 바람직’ 등으로 보고했는데 잘못 기재됐다”며 상부의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김이환사장이 불법 선거운동에 관련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조서에 따르면 애경유화의 한 핵심간부가 “김사장이 박이사에게 선거전략을 수립토록 별도 지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선거계획서를 작성, 박이사를 통해 사장에게 보고한 사실이 있다. 사장은 당시 아는 사람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고, 필요한 자금은 빠듯하게 운영하고 선거법을 어기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지시했다” “사장은 금융기관은 대상에서 빼라는 등 선거전략에 대한 내용 수정도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중역회의 때 김사장이 ‘회장님이 출마하니 아는 사람들을 통해 협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랬음에도 검찰은 이들의 진술에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았다. 검찰은 “상무와 전무는 이런 사실을 몰랐고, 사장은 ‘그만두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들을 무혐의 처리했다. 6월16일 남부지원 306호 법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김사장은 “당시 장회장님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 박이사에게 하지 말라고 했다”며 검찰의 설명과 똑같은 증언을 했다.
애경유화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도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짙다. 장의원의 지역구인 구로 을구는 신도림동, 구로 1동에서 6동, 구로본동, 가리봉 1, 2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참여연대가 입수한 ‘4·13 총선관련’ 문건(1월28일 작성)에는 ‘애경유화 담당지역(5, 6동) 점검 내용’이라는 항목이 들어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다른 계열사들도 각각 담당지역을 갖고 움직였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현지에는 “구로 1동은 애경화학이 담당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구로 3동의 경우는 애경산업 직원들이 많이 움직였다고 한다.
‘업무지원실 요청건’이라는 제목으로 회사별로 사적 모임 파악을 지시하는 내용도 있다. ‘업무지원실’은 애경유화가 아닌 애경 본사인 애경산업에 있는 부서로 알려졌다. 총선 관련 활동 명세 가운데는 ‘메이크업 해주기로 함’ ‘조기축구회 명단을 확보했으나 백화점에서 관리중이라고 함’이라는 보고도 있다. 애경유화 한 회사가 아니라 전 계열사 차원에서 선거운동이 이뤄졌음을 시사해주는 자료다.
또 이게 전부가 아니다. 활동 명세에는 한 직원이 ‘연락 창구는 엄이사(입당원서 전달)’라고 보고한 내용도 있다. 엄이사의 소속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애경유화에는 없는 사람이다. ‘애경선물세트 협찬’ ‘현재까지는 화학의 지원을 받음. 입당원서 60여 부 받았으나 40여 부를 화학에 제공’이라는 내용도 있다. 구로구 선관위가 적발해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 가운데는 장영신 후보의 특보가 선거구민에게 식사를 제공한 자리에 애경화학 관리이사가 함께 있었다는 내용도 있다. 또한 애경백화점 잡화팀 과장이 입당과 관련해 선거구민 10여 명에게 습기 제거제를 선물로 제공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의 핵심은 애경그룹 직원들의 선거운동에 장영신의원이 직접 관련돼 있느냐는 점. 제보 자료에는 이를 추측할 만한 몇 가지 실마리가 있다. ‘산악회원 46명 모인 곳에 회장님이 인사차 방문’이라는 내용이 한 직원이 활동명세를 보고한 자료에 포함돼 있는 것. 그러나 이 직원은 검찰조사에서는 “희망 사항을 기록했을 뿐”이라고 말을 바꿨다. 또다른 직원이 민주당 구로지구당 사무국장을 만난 뒤 “지역 주민들이 지원한다는 부분만 지켜진다면 지원 가능하다는 확약을 받음”이라고 보고한 내용도 있다. 애경 직원이 민주당 선대위 기획실장과 함께 사람들을 방문한 기록도 들어 있다. 3월14일 박성원 총무이사가 내려보낸 문서에는 “입당 원서에 제출한 명단을 가지고 향후 전화 홍보에 활용하고자 한다”는 대목이 있다. 그러나 관련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입당 원서는 회사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다가 폐기했다”고 진술했다.
제보 자료는 물론 검찰 진술, 현지 답사 등 그 어디에서도 장의원이 직접 선거운동을 지시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애경측의 선거운동이 △입당 원서를 받는 등 당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진행됐다는 점 △지구당 관계자들과 애경측 인사들이 함께 움직였다는 점 △장의원이 오너로 있는 회사 공금 1400여 만원을 끌어대어 썼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어떤 식이든 애경 임직원들이 지구당과 긴밀한 관련을 갖고 움직였다는 정황 증거는 충분한 듯하다.
그러나 검찰조사는 이 부분에서 한계를 보였다. 허익범 부장검사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장의원의 한 측근은 “장의원의 입장은 한 마디로 ‘나는 알지도 못하는 사안인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리에도 불구하고 장영신의원의 불법 선거운동과 관련된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한나라당측은 검찰 결정에 반발해 6월12일 남부지원에 재정신청을 냈다. 또한 참여연대는 장의원을 고발하고 이번에는 혐의를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다. 장의원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