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강성대국’의 신호탄으로 쏘아 올린 지구 인공위성 광명성 1호. 미국은 아직 북한에 대한 핵 및 장거리미사일 개발 의혹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과거 40여 년 간 한반도의 평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한미동맹 관계였다는 점에 대해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실상 한국 안전보장에 있어서의 근간은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주한미군의 존재였다. 한국전쟁 이후 상당기간 국내정치의 극도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남침 기도를 자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많은 부분 미국이 한국의 안전보장에 기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미동맹 관계는 북방의 군사적 위협에 취약한 자신의 안전보장을 미국의 힘을 빌려 대처하는 것이며, 미국도 북방의 공산세력을 봉쇄하여 지역의 안정적 균형을 유지(status quo)하기 위해 한국과의 동맹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결국 한미동맹 관계를 성립시키는 근본적 배경이 되었던 것은 ‘북방으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이었다. 그러나 80년대 말부터 한미동맹 관계의 전제가 돼 왔던 ‘북방의 위협’을 둘러싼 한반도 전략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미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 왔던 냉전구조가 급격히 와해되고 특히 동구에서 시작된 사회주의 해체는 그 종주국 소련의 해체라는 역사적 대사건을 초래하였다. 더욱이 한국의 북방외교를 통해 북한의 동맹국이며 한국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온 소련 및 중국과 수교하는데 성공하였으며, 북한도 제네바 합의 이후 미-북 및 일-북 관계개선 과정에 돌입함으로써 한반도의 냉전성격은 국제적인 차원의 것에서 남북 양자간의 문제만이 남은 형태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6월14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냉전에 결정적 변화를 초래한 일대 사건이었다.
‘북방위협’과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한미동맹을 둘러싼 전략환경에 있어서 또하나의 중대한 변화는 한미관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0년 간의 급속한 경제성장 결과 한국의 경제력은 선진국 문턱에 다다르게 되었으며 분야에 따라서는 미국의 경쟁 상대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경제성장과 함께 민주화에 따른 한국민의 자신감은 필연적으로 민족주의 의식을 고양하는 측면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한미관계가 더 이상 보호자-피보호자적 관계로 남아 있을 수 없게 된 중대한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한미 동맹관계는 북방의 공산세력이라는 공통의 위협인식에 입각하여 주로 북한을 대상으로 한 북방의 위협에 대처하는 협력관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이 약화되는 상황에서는 한미동맹 당위성에 대한 의문 내지는 주한미군 철수 요구가 대두될 수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적대해온 남북 간에 역사적 정상회담이 개최되어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현상황은 바로 현존 한미안보 틀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근본적인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냉전이라는 한반도 주변의 지역질서가 붕괴되고 각국이 새로운 질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대전환기의 지역정세 속에서는 장래의 한미동맹 관계를 어떻게 조정해 나갈지의 문제가 매우 시급한 과제로 부상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한반도의 통일문제와 관련하여 주한미군을 통일의 저해요인으로 보는 경향이 국내 일각에 존재한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사라질 경우 이러한 견해는 더욱 부각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독일 통일의 교훈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독의 동방정책이 독일통일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독일 통일이 가능했던 것은 서독이 소련, 동독과 관계개선을 하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서방으로의 통합을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우리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막상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독일이 통일 단계로 진입하자 소련은 물론 영국 프랑스가 통독 반대에 앞장섰다. 이들의 반발을 억누른 것이 다름 아닌 미국의 부시정권이었다. 부시 대통령의 이니셔티브가 독일 통일의 가장 큰 열쇠였던 것이다.
미국은 왜 주변국들이 반대하는 독일통일을 적극 지지했는가. 그것은 서독의 정책 때문이었다. 서독은 대외정책 면에서 미국을 적극 지원했다. 예를 들면 소련의 SS-20 중거리 탄도미사일 배치에 대항하여 NATO는 서유럽에 미국제 퍼싱 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결정한 바 있었다. 그러나 모든 NATO 회원국들은 결정에 찬성하면서도 자신의 영토 내에 미제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꺼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독이 퍼싱 미사일의 배치를 받아들이면서 와해될 뻔했던 NATO 결정은 이행될 수 있었다. 미정부는 서독에 대해 적지 않은 빚을 안고 있다고 느끼는 상황이었다. 결국 독일통일 과정에서 미국은 서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이와 같은 독일의 교훈을 감안할 때, 과연 우리 상황은 어떠한지 물어야 한다. 분명한 점은 패권국 미국만이 주변국들의 반대를 억누를 수 있는 힘이 있으며, 미국이 우리편이 되지 않는 한 우리의 평화통일은 대단히 어렵다는 점이다. 한미동맹은 통일의 저해요인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한미동맹 문제를 남북관계 맥락에서만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의 국익은 남북관계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역과 세계의 움직임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우리의 번영과 안전은 사실 남북관계보다 글로벌한 차원에서의 복잡한 상호의존에 의존하고 있다. 지역의 균형상황, 뉴욕 증시의 동향, 중동의 평화 등 남북관계 이상으로 우리의 번영을 좌우하는 요소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한반도 냉전 이후에도 한국의 사활적인 이익들은 한국 스스로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여전히 미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거나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가장 잘 확보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국익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동아시아의 안정적 균형상태, 세계시장으로의 접근 보장이라는 세 가지 환경이 조성될 때 가장 잘 보장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이 보장될 때 한국의 안전, 평화, 그리고 번영이 보장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역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동아시아의 안정적 균형, 그리고 자유로운 시장경제 질서를 원하고 있다. 한반도가 불안할 경우 중국이 개입하고 일본이 재무장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영향력 약화 내지는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의 안정적 균형(status quo)을 동아시아정책에서 가장 중시해왔다. 이것이 중요하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 일본 러시아 어느 쪽도 대등하게 상대하기에는 벅찬 존재다.
미국은 상당기간 중국 일본 등 지역 강대국들과의 역학관계에서 균형자적 지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철저히 활용하여 중-일-러의 힘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4강간의 지역균형을 유지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21세기 상당기간 우리의 안전, 번영, 그리고 통일이 미국과의 관계에 달려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동아시아의 일대 전환기적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냉전 이후 한미동맹 관계의 초점은 전략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안보협력 관계에서 시급히 지역적 차원의 안보협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과거 40여 년 간 한반도의 평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한미동맹 관계였다는 점에 대해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실상 한국 안전보장에 있어서의 근간은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주한미군의 존재였다. 한국전쟁 이후 상당기간 국내정치의 극도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남침 기도를 자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많은 부분 미국이 한국의 안전보장에 기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미동맹 관계는 북방의 군사적 위협에 취약한 자신의 안전보장을 미국의 힘을 빌려 대처하는 것이며, 미국도 북방의 공산세력을 봉쇄하여 지역의 안정적 균형을 유지(status quo)하기 위해 한국과의 동맹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결국 한미동맹 관계를 성립시키는 근본적 배경이 되었던 것은 ‘북방으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이었다. 그러나 80년대 말부터 한미동맹 관계의 전제가 돼 왔던 ‘북방의 위협’을 둘러싼 한반도 전략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미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 왔던 냉전구조가 급격히 와해되고 특히 동구에서 시작된 사회주의 해체는 그 종주국 소련의 해체라는 역사적 대사건을 초래하였다. 더욱이 한국의 북방외교를 통해 북한의 동맹국이며 한국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온 소련 및 중국과 수교하는데 성공하였으며, 북한도 제네바 합의 이후 미-북 및 일-북 관계개선 과정에 돌입함으로써 한반도의 냉전성격은 국제적인 차원의 것에서 남북 양자간의 문제만이 남은 형태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6월14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냉전에 결정적 변화를 초래한 일대 사건이었다.
‘북방위협’과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한미동맹을 둘러싼 전략환경에 있어서 또하나의 중대한 변화는 한미관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0년 간의 급속한 경제성장 결과 한국의 경제력은 선진국 문턱에 다다르게 되었으며 분야에 따라서는 미국의 경쟁 상대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경제성장과 함께 민주화에 따른 한국민의 자신감은 필연적으로 민족주의 의식을 고양하는 측면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한미관계가 더 이상 보호자-피보호자적 관계로 남아 있을 수 없게 된 중대한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한미 동맹관계는 북방의 공산세력이라는 공통의 위협인식에 입각하여 주로 북한을 대상으로 한 북방의 위협에 대처하는 협력관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이 약화되는 상황에서는 한미동맹 당위성에 대한 의문 내지는 주한미군 철수 요구가 대두될 수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적대해온 남북 간에 역사적 정상회담이 개최되어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현상황은 바로 현존 한미안보 틀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근본적인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냉전이라는 한반도 주변의 지역질서가 붕괴되고 각국이 새로운 질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대전환기의 지역정세 속에서는 장래의 한미동맹 관계를 어떻게 조정해 나갈지의 문제가 매우 시급한 과제로 부상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한반도의 통일문제와 관련하여 주한미군을 통일의 저해요인으로 보는 경향이 국내 일각에 존재한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사라질 경우 이러한 견해는 더욱 부각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독일 통일의 교훈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독의 동방정책이 독일통일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독일 통일이 가능했던 것은 서독이 소련, 동독과 관계개선을 하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서방으로의 통합을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우리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막상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독일이 통일 단계로 진입하자 소련은 물론 영국 프랑스가 통독 반대에 앞장섰다. 이들의 반발을 억누른 것이 다름 아닌 미국의 부시정권이었다. 부시 대통령의 이니셔티브가 독일 통일의 가장 큰 열쇠였던 것이다.
미국은 왜 주변국들이 반대하는 독일통일을 적극 지지했는가. 그것은 서독의 정책 때문이었다. 서독은 대외정책 면에서 미국을 적극 지원했다. 예를 들면 소련의 SS-20 중거리 탄도미사일 배치에 대항하여 NATO는 서유럽에 미국제 퍼싱 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결정한 바 있었다. 그러나 모든 NATO 회원국들은 결정에 찬성하면서도 자신의 영토 내에 미제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꺼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독이 퍼싱 미사일의 배치를 받아들이면서 와해될 뻔했던 NATO 결정은 이행될 수 있었다. 미정부는 서독에 대해 적지 않은 빚을 안고 있다고 느끼는 상황이었다. 결국 독일통일 과정에서 미국은 서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이와 같은 독일의 교훈을 감안할 때, 과연 우리 상황은 어떠한지 물어야 한다. 분명한 점은 패권국 미국만이 주변국들의 반대를 억누를 수 있는 힘이 있으며, 미국이 우리편이 되지 않는 한 우리의 평화통일은 대단히 어렵다는 점이다. 한미동맹은 통일의 저해요인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한미동맹 문제를 남북관계 맥락에서만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의 국익은 남북관계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역과 세계의 움직임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우리의 번영과 안전은 사실 남북관계보다 글로벌한 차원에서의 복잡한 상호의존에 의존하고 있다. 지역의 균형상황, 뉴욕 증시의 동향, 중동의 평화 등 남북관계 이상으로 우리의 번영을 좌우하는 요소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한반도 냉전 이후에도 한국의 사활적인 이익들은 한국 스스로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여전히 미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거나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가장 잘 확보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국익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동아시아의 안정적 균형상태, 세계시장으로의 접근 보장이라는 세 가지 환경이 조성될 때 가장 잘 보장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이 보장될 때 한국의 안전, 평화, 그리고 번영이 보장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역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동아시아의 안정적 균형, 그리고 자유로운 시장경제 질서를 원하고 있다. 한반도가 불안할 경우 중국이 개입하고 일본이 재무장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영향력 약화 내지는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의 안정적 균형(status quo)을 동아시아정책에서 가장 중시해왔다. 이것이 중요하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 일본 러시아 어느 쪽도 대등하게 상대하기에는 벅찬 존재다.
미국은 상당기간 중국 일본 등 지역 강대국들과의 역학관계에서 균형자적 지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철저히 활용하여 중-일-러의 힘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4강간의 지역균형을 유지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21세기 상당기간 우리의 안전, 번영, 그리고 통일이 미국과의 관계에 달려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동아시아의 일대 전환기적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냉전 이후 한미동맹 관계의 초점은 전략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안보협력 관계에서 시급히 지역적 차원의 안보협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