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당내에서 조금씩 번지기 시작한 일화 한 토막. 얼마 전 새로 임명된 정보기관의 고위 간부 한명이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을 방문했다. 이유인즉 자신이 직접 ‘모종의’ 보고를 하겠다는 것. 그러나 권고문은 ‘그런 보고는 내 밑의 사람이 들어도 충분하니 그 사람에게 얘기하라’며 참모 중 한 사람을 대면시켜 주었다고 한다. 고위급 정보기관장과 직접 연결되는 ‘핫라인’이 이미 있다는 것이었을까.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인사는 “권고문의 신분이 무엇인가. 당의 상임고문이라고는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공인도 아닌 사인이다. 정당인이라고 다 공인인가. 그런 사람에게 정보기관의 고위 인사가 보고를 한다는 것 자체부터 어불성설이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게 하는 권고문의 처신도 참 한심스럽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권노갑고문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최근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정부산하기관의 기관장이 되려면 ‘권부’(국민회의 부총재 시절에 생긴 애칭) 먼저 만나라”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처럼 돼 있다. 특히 앞으로 임기 만료로 인해 정부산하기관장 자리가 비는 곳은 거의 ‘일오회’(一梧會) 소속 회원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일오회는 15대 의원 중에서 16대 총선에 불출마했거나 낙천한 인사들이 결성한 모임으로, 권고문도 이 모임에 속해 있다. 최근 역시 일오회 소속이면서 권고문 측근인 국창근 전의원이 수자원공사 사장에 내정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권고문의 영향력 행사는 기정사실화 되는 듯한 추세다.
권고문은 6월11일 모교인 목포상고 개교 80주년 행사에 참석해 동문회로부터 ‘자랑스러운 목상인 상’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권고문의 고교 대선배인 김대중대통령의 치사를 허경만 전남지사가 대독하기도 했다. 고교 개교 기념식에 현직 대통령의 치사가 있은 것도 매우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후배 사랑하는 선배의 마음’ 차원에서 여기까지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날 행사 며칠 전부터 보도자료를 돌리며 총동문회가 자신을 수상자로 결정한 사실을 알린 권고문 측의 모습은 ‘금의환향의 감회’를 감안한다고 쳐도 좀 지나치지 않느냐는 구설수를 낳았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고, 그동안 웬만해서는 이목이 집중되는 공적인 자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권고문이기에 더욱 그랬다. 이제까지의 ‘음지’를 벗어나 ‘양지’를 지향하겠다는 의지가 발현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올 만도 하다. 권고문이 최근 자신의 캠프에 브레인을 대폭 충원한 것도 바로 이같은 맥락에서 주목할만하다(상자기사 참조).
이제 여권의 권력 서열에서 권고문의 2인자 위치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대중 정부 초반 김중권 청와대 비서실장의 파워에 밀리는 듯 보였고, 2월8일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할 때만 해도 ‘이제 권고문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을 낳기도 했지만, 총선 이후 권고문의 입지는 날로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원내에서도 그의 측근 그룹이 대폭 늘었다. 김옥두 최재승 이훈평 윤철상의원 등 기존 멤버 외에 배기운 김효석 전갑길 조재환의원 등이 새로 들어왔다. 비록 자신의 의원직은 포기했지만 희생의 대가로 원내 세 늘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이런 결과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향후 입지 강화를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이같은 의구심은 지난 총선 때 권고문이 상당수 후보에게 ‘선거용 실탄’을 지급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증폭된다. 당의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총선에서 총선 비용은 한화갑 전총장과 권고문이 대략 절반씩 준비했다는 것이 정설. 그러나 한 전총장의 ‘실탄’이 당의 공식적인 선거 비용으로 지출된 것에 비해 권고문의 그것은 ‘자기 식구들’ 지원에 거의 쓰였다는 말들이 많다.
총선 이후 일관성 있게 연결되는 권고문의 행보는 그가 지금까지의 후견인 위치를 벗어나 본격적인 당권 도전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다. 더 이상 ‘막후 실세’나 그림자 역할로서의 권고문이 아니라 공개적인 당의 중심 축으로 서기 위한 준비 단계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우선 그의 측근 인사들부터 “권고문이 당의 중심부에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권고문이 무소속 정몽준의원의 입당설을 공개적으로 알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이에 대해 권고문의 한 측근 의원은 “권고문이 총선 과정에서 이인제고문과 가깝게 지낸 것은 이고문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총선을 원만히 치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의원의 입당을 추진하는 것은 당내에 많은 인재들이 들어와야 그만큼 차기 경쟁력이 함양된다는 차원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권고문이 후계 구도의 ‘정지 작업’을 주도한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는 말이다. 당권을 거머쥔 상태에서 차기 대권을 만들 ‘킹 메이커’를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권고문은 정말 ‘권부’인가.
남북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들이 대충 정리된 다음 단행될 당정개편의 모습을 보면 권고문의 위상이 어느 높이까지 왔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인사는 “권고문의 신분이 무엇인가. 당의 상임고문이라고는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공인도 아닌 사인이다. 정당인이라고 다 공인인가. 그런 사람에게 정보기관의 고위 인사가 보고를 한다는 것 자체부터 어불성설이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게 하는 권고문의 처신도 참 한심스럽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권노갑고문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최근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정부산하기관의 기관장이 되려면 ‘권부’(국민회의 부총재 시절에 생긴 애칭) 먼저 만나라”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처럼 돼 있다. 특히 앞으로 임기 만료로 인해 정부산하기관장 자리가 비는 곳은 거의 ‘일오회’(一梧會) 소속 회원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일오회는 15대 의원 중에서 16대 총선에 불출마했거나 낙천한 인사들이 결성한 모임으로, 권고문도 이 모임에 속해 있다. 최근 역시 일오회 소속이면서 권고문 측근인 국창근 전의원이 수자원공사 사장에 내정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권고문의 영향력 행사는 기정사실화 되는 듯한 추세다.
권고문은 6월11일 모교인 목포상고 개교 80주년 행사에 참석해 동문회로부터 ‘자랑스러운 목상인 상’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권고문의 고교 대선배인 김대중대통령의 치사를 허경만 전남지사가 대독하기도 했다. 고교 개교 기념식에 현직 대통령의 치사가 있은 것도 매우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후배 사랑하는 선배의 마음’ 차원에서 여기까지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날 행사 며칠 전부터 보도자료를 돌리며 총동문회가 자신을 수상자로 결정한 사실을 알린 권고문 측의 모습은 ‘금의환향의 감회’를 감안한다고 쳐도 좀 지나치지 않느냐는 구설수를 낳았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고, 그동안 웬만해서는 이목이 집중되는 공적인 자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권고문이기에 더욱 그랬다. 이제까지의 ‘음지’를 벗어나 ‘양지’를 지향하겠다는 의지가 발현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올 만도 하다. 권고문이 최근 자신의 캠프에 브레인을 대폭 충원한 것도 바로 이같은 맥락에서 주목할만하다(상자기사 참조).
이제 여권의 권력 서열에서 권고문의 2인자 위치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대중 정부 초반 김중권 청와대 비서실장의 파워에 밀리는 듯 보였고, 2월8일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할 때만 해도 ‘이제 권고문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을 낳기도 했지만, 총선 이후 권고문의 입지는 날로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원내에서도 그의 측근 그룹이 대폭 늘었다. 김옥두 최재승 이훈평 윤철상의원 등 기존 멤버 외에 배기운 김효석 전갑길 조재환의원 등이 새로 들어왔다. 비록 자신의 의원직은 포기했지만 희생의 대가로 원내 세 늘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이런 결과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향후 입지 강화를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이같은 의구심은 지난 총선 때 권고문이 상당수 후보에게 ‘선거용 실탄’을 지급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증폭된다. 당의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총선에서 총선 비용은 한화갑 전총장과 권고문이 대략 절반씩 준비했다는 것이 정설. 그러나 한 전총장의 ‘실탄’이 당의 공식적인 선거 비용으로 지출된 것에 비해 권고문의 그것은 ‘자기 식구들’ 지원에 거의 쓰였다는 말들이 많다.
총선 이후 일관성 있게 연결되는 권고문의 행보는 그가 지금까지의 후견인 위치를 벗어나 본격적인 당권 도전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다. 더 이상 ‘막후 실세’나 그림자 역할로서의 권고문이 아니라 공개적인 당의 중심 축으로 서기 위한 준비 단계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우선 그의 측근 인사들부터 “권고문이 당의 중심부에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권고문이 무소속 정몽준의원의 입당설을 공개적으로 알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이에 대해 권고문의 한 측근 의원은 “권고문이 총선 과정에서 이인제고문과 가깝게 지낸 것은 이고문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총선을 원만히 치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의원의 입당을 추진하는 것은 당내에 많은 인재들이 들어와야 그만큼 차기 경쟁력이 함양된다는 차원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권고문이 후계 구도의 ‘정지 작업’을 주도한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는 말이다. 당권을 거머쥔 상태에서 차기 대권을 만들 ‘킹 메이커’를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권고문은 정말 ‘권부’인가.
남북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들이 대충 정리된 다음 단행될 당정개편의 모습을 보면 권고문의 위상이 어느 높이까지 왔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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