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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 상처에 가을이 아프다

  • 사진·동아일보 글·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
2003-09-18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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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 상처에 가을이 아프다

태풍 매미 상처에 가을이 아프다

쑥대밭이 된 경북 김천의 비닐하우스(큰 사진), 엿가락처럼 휘어진 부산항 크레인(작은 사진 맨 위),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부산 해운대 선상 호텔(가운데), 아수라장으로 변한 마산시 남성동 마산어시장.

처마를 집어삼킬 듯 짜증나게 울어대는 매미만큼이나 광풍과 폭우가 지겹고도 끔찍하게 몰아쳤다. 태풍 ‘매미’는 초속 60m의 ‘살인바람’을 휘둘러 한반도의 동쪽과 남쪽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부산항의 초대형 크레인을 성냥개비처럼 부러뜨린 바람은 힘겹게 꾸려온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집어삼켰고, 해일이 몰려온 남해안 도시들은 하룻밤 사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도하개발아젠다니, WTO니 빗장을 열라는 으름장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식처럼 돌본 농사까지 망친 농민들의 마음을 그 누가 달랠 수 있을까.

주간동아 402호 (p10~11)

사진·동아일보 글·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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