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선수의 유튜브 공식 채널.
2010년 5월 17일 세계 최대의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www.youtube.com)가 설립 5주년을 맞았다. 누구나 온라인에 동영상을 올리고 공유하는 사이트로 발전해온 유튜브는 이를 기념해 “이젠 단순한 공유 사이트를 넘어 ‘뉴미디어’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 문화, 엔터테인먼트, 정치, 사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사(社)와 협약을 맺고, ‘연아 채널’과 같은 각 분야의 전문 채널을 확대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것. 채드 헐리(Chad Hurley) 유튜브 공동 창업자는 “파트너사에게는 유튜브와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일반 사용자에게는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유튜브가 미디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기아차 동영상, 166만 건 조회
국내 기업들도 유튜브와 파트너 협약을 맺고,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의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는 특히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문화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최근 신곡 ‘2 different tears’로 인기몰이를 하는 ‘원더걸스’의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유튜브 내 원더걸스 공식 채널(www. youtube.com/wondergirls)에 ‘Irony’ ‘Tell Me’ ‘So Hot’ 등 대표곡의 뮤직비디오와 광고 영상을 올렸다. 그 결과 ‘Irony’ 뮤직비디오는 조회 수 100만 건을 돌파했고, 미국 싱글 데뷔 앨범인 ‘Nobody’는 100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JYP엔터테인먼트 두현수 팀장은 “JYP는 원더걸스뿐 아니라 소속 가수인 2PM, 2AM 등도 유튜브 내 공식 채널을 운영한다. 해외 팬들에게도 손쉽게 홍보·마케팅용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남성 3인조 힙합 그룹 ‘에픽하이’도 유튜브 내 공식 채널(www.youtube.com/mapthesoul)을 개설해 세계 시장에 자신들의 음악을 선보였다. 꾸준히 동영상을 올린 결과, 이들의 채널은 유튜브 내 뮤지션 채널 중 조회 수 40위에 올랐다. 또 별다른 홍보활동 없이 미국 아이튠스 힙합 차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등 글로벌 기업들도 유튜브를 통해 자사 제품을 세계 시장에 홍보하고 있다. LG전자는 2009년 8월 프리미엄 휴대전화 브랜드인 ‘블랙라벨’의 네 번째 모델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 프로모션 영상은 현재 32만610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역시 2009년 12월 ‘에쿠스’의 글로벌 홍보를 위한 동영상을 유튜브 내 현대자동차 공식 채널(www.youtube.com/DiscoverHyundai)에 올린 결과 2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또 ‘제네시스’가 완전히 해체되는 동영상을 올려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기아차 ‘소울’ 모델 출시에 앞서 ‘기아 소울 록(Kia Soul Rock)’ 동영상을 제작해 기아자동차 공식 채널(www.youtube.com/KiaMotorsAmerica)에 올렸는데, 소울 차량들로 로봇 형상을 만든 이 동영상은 현재 166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2만7000여 곳의 블로그와 웹사이트에 올려졌다.
이처럼 유튜브가 기업들에게 주목받는 홍보·마케팅 툴로 급부상한 이유는 뭘까. 소셜 링크 이중대 대표 컨설턴트는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을 함께 활용하는 통합 마케팅은 이미 대세”라며 “적은 비용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배포하고 전 세계 온라인 사용자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으로서는 유튜브를 홍보·마케팅 툴로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튜브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와 연계가 용이하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다.
모바일에서도 최강자일지는 미지수
소울 차량들로 로봇 영상을 만든 기아차 ‘소울’ 홍보 동영상(위)과 ‘제네시스’가 해체되는 모습을 보여준 현대차 ‘제네시스’ 홍보 동영상은 유튜브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수익은 광고에 대한 클릭 수를 기반으로 구글과 동영상 제작자가 일정 비율로 나눠 가지는데, 그 비율은 파트너마다 다르다. 미국 유튜브는 개인이 제작한 동영상에도 광고를 붙일 수 있고, 수익도 구글과 해당 개인이 나눠 가진다. 하지만 한국은 구글과 계약을 맺은 파트너사가 만든 동영상에만 광고를 붙일 수 있다. 즉 파트너사인 기업은 동영상을 통해 홍보·마케팅을 하는 것은 물론, 동영상에 붙은 광고 수익도 일정 비율 가져갈 수 있는 것.
성균관대 MBA 마케팅학회 유청범 회장은 “특정 분야 전문 채널은 개별 동영상에 비해 조회 수가 많고 타깃 마케팅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것이 많아진다는 것은 광고주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5주년을 맞은 유튜브가 채널을 확대하고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 역시 광고 수익 제고 방안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튜브가 올가을 출시 예정인 구글TV의 콘텐츠 제공자 구실을 강화한다면,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코리아 이원진 대표이사는 “유튜브는 하루 20억 건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는 성공했다. 하지만 하루 평균 동영상 시청 시간이 10~15분에 그친다. TV에 비해 매우 짧다. 아직까지 사람들은 TV와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를 별개의 것으로 인식하지만 구글TV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이 둘의 차이는 미미해지고, 유튜브의 역할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래학자인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최윤식 소장은 “지난 5년간 유튜브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인기를 누린 것”이라며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나 아이패드, IPTV 등에선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유튜브가 새로운 환경에도 잘 적응해 사용자와 기업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