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시·도교육감 선거 결과는 보수 10, 진보 6. 서울, 경기, 강원, 광주, 전남, 전북 6개 지역에서 진보 교육감이 탄생했다. 유권자들의 MB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과 보수 후보 난립이 보수진영의 패배 요인으로 꼽힌다. 교육감은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교육정책에 반기를 들며 정반대 교육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예컨대 정부 정책인 ‘자율형 사립고’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 등을 교육감 권한으로 반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MB정부의 교육정책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당선자 공약에 비춰 지역별 교육정책 전망을 짚어본다.
서울시교육감으로는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나선 곽노현 후보가 당선됐다. 곽 당선자가 내세운 주요 공약은 혁신 학교 300곳 지정, 학생인권조례 제정, 무상급식 전면 확대, 국·영·수 중심 경쟁교육 타파, 지역 교육격차 해소 등. 대부분의 내용이 현 정권의 교육정책과 엇박자여서 진통이 예상된다.
혁신학교 공약은 정부의 자율화고 프로젝트와 비교된다. 혁신학교란 낙후 지역의 학교를 집중 지원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학교를 말한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도입한 개념으로, 학급당 25명 이하 규모로 다면학습을 실시한다. 곽 당선자는 학교당 2억 원을 지원해(첫해는 1억 원) 서울 전 지역에 혁신학교 300곳을 설립할 계획이다.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학생인권조례안이 신설될 가능성도 높다. 곽 당선자는 국가인권위원회 재직 시절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안을 만드는 데 상당 부분 기여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체벌금지, 두발 및 복장 자유, 휴대전화 소지 허용 및 소지품 검사 제한, 양심·종교·의사표현의 자유, 야간학습·보충수업 선택권 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도 적극 실시할 전망이다. 당선 소감에서 그는 “초·중·고에서 직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할 것이다. 정부는 80% 선에서 무상급식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니, 나머지 20% 예산만 해결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일제고사와 관련해서는 개별 학교에 선택권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 134명에 대한 징계에 대해서는 “최대한 기본권을 존중하되 적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곽 당선자는 1991년부터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인권’에 관심을 두고 시민단체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왔으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등을 지냈다.
출신 서울
주요 경력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법학석사,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노무현 대통령 자문정책위원회 위원
인천-나근형(71)
나근형 현직 교육감이 3선에 성공했다. 나 교육감은 최대 현안으로 특수목적고 부족을 꼽았다. 그는 “특목고를 신설해 인천 지역에 우수 학생을 유치하고, 구도심과 신도심의 교육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인천 지역에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가 다수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표 공약으로는 ‘학력관리 시스템 도입’이 꼽힌다. 이 시스템은 학업성취 목표 관리, 학교와 학급별 학력향상 전담팀 운영, 대입전략팀 운영 등으로 세분화된다. 나 교육감은 또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국제화 캠프 확대 시행과 외국학교와 교환학습 실시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출신 인천
주요 경력 서울대 사범대 수학교육과, 인천시 6·7대 교육감
대전-김신호(58)
김신호 현직 교육감이 3선에 성공했다. 김 당선자는 학력 부진 해소와 공교육 강화를 내세웠다. 주요 공약으로는 대전학력 A플러스 정책 추진, 사교육비 경감, 맞춤형 교육복지 실현, 학교 자율경영권 확대, 학부모 교육활동 참여 활성화 등이 있다. 구체적으로 학교 자율경영권 확대를 위해 교장공모제를 확대하고 자율형 사립고의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복지와 관련해서는 무상급식 비율 확대, 맞춤형 방과 후 학교 시스템 구축, 저소득층 자녀 교육비 지원 등의 실현할 계획이다. 이 밖에 외국어고 현행 수준 유지와 교원평가 실시는 찬성하지만, 교원 평가 성적이 나쁜 교사를 교단에서 퇴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출신 충남 논산
주요 경력 미국 아이오와대, 공주교육대 교수, 현 대전시교육감
광주-장휘국(60)
장휘국 당선자는 진보 교육감 대표주자인 김상곤 당선자와 광주고 시절 단짝 친구다. 그만큼 진보성향 색채도 짙은 편이다. 이로써 외국어고 설립 등 수월성 교육을 위한 일부 정책은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 당선자의 3대 핵심공약은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혁신학교 추진, 교육비리 근절대책 추진. 주요 공약으로는 고교평준화 원칙 유지, 토요일 가방 없는 날 운영, 교사 잡무 단계적 폐지 등이 꼽힌다.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는 교육경쟁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야간자율학습 자율화와 평교사까지 교장공모 대상 확대는 찬성한다. 교원 평가제와 일제고사, 전교조 교사 징계에도 분명히 반대 목소리를 내 정부와 마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출신 충북 단양
주요 경력 조선대 대학원 사학과, 전교조 광주지부장, 광주 교육위원
대구-우동기(58)
우동기 당선자는 영남대 총장 시절 대학 3학년제를 도입하는 등 개혁을 주도했다. 그는 선거 공약으로 “학력 신장, 지역별 학력 격차 해소, 교육비리 척결을 내걸고 대구시 교육을 바꾸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학력 신장을 위해 각 학교와 교육청에 학력분석관 등 전담 인력을 두고 기숙사 건립과 유비쿼터스 환경 조성을 통해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교육비 경감 대책으로는 맞춤형 교육 전면 실시와 방과 후 학교 강화를 제시했다. 또 대구교육청이 지난해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를 차지한 불명예를 씻기 위해 전자입찰제를 도입하고 독립 감사기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출신 경북 의성
주요 경력 일본 쓰쿠바대 대학원 사회공학 연구과정, 영남대 총장
부산-임혜경(62)
부산에서는 첫 여성 교육감이 탄생했다. 임혜경 당선자는 부산교대를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사 20년, 특수학교 교사 5년, 교육행정직 14년을 지냈다. 그가 내건 공약은 학부모가 주도하는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 초등학교 무상급식 전면 시행, 교육 비리와 사교육 타파 등. 공약 가운데 상당수가 구체적인 실현 방법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 교육감이 세운 정책을 마무리하면서 학교장 중심으로 부산시 학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출신 부산
주요 경력 경성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재학, 부산시교육청 특수교육담당 장학관
울산-김복만(63)
김복만 울산시교육감 당선자는 울산대 교수 출신이다. 2007년 교육감 재선거에 이어 두 번째 도전 끝에 교육감 자리에 올랐다. 울산시 학력 전국 4위권으로 신장, 교육행정 개선, 국제고와 체육고 신설, 학교시설관리공단 설치, 학교 안전망 구축 등의 공약으로 표심을 잡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학원비 인상과 고등학교 입학배정비율 확대. 그는 당선 소감에서 “물가인상에도 학원비가 6~7년간 동결된 것은 모순이다. 현실에 맞게 학원비를 재조정하겠다. 방과 후 학교와 자율학습 참여를 자율화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사교육 규제완화 방침을 시사했다. 이 밖에 고등학교 입학 희망배정 비율을 현재 60%에서 70%로 늘리고 학교행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출신 울산
주요 경력 한양대 대학원 산업공학과, 울산대 산업경영대학원장, 울산대 산업정보 경영공학부 교수
경기-김상곤(61)
김상곤 현직 경기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진보 교육감의 원조’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약진도 그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5월 당선 후 ‘무상급식’을 전국적 이슈로 만들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학력 신장’과 ‘창의력 교육’을 전면에 내세워 표심을 잡았다. 주요 공약으로는 혁신학교, 토론식 모둠수업, 프로젝트형 수업 확대, 서술형 과정 평가 도입 등을 내세웠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역점 사업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경기도는 33개 혁신학교를 운영 중이다. 25명 이하의 소규모 학급에서 창의력을 높이는 다양한 수업방식을 진행하고 있다.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2014년까지 초·중·고등학교에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경기도의회가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마찰을 빚었다.
김 교육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지난해 4월 경기도 첫 직선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나와 당선됐다. 당선 후 경기도의 교육국 신설 추진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갈등을 빚었고 전교조 교사 징계와 일제고사 등의 문제를 놓고 중앙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출신 광주
주요 경력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 한신대 교수, 현 경기교육감
강원-민병희(57)
강원도에서는 3선을 노리던 한장수 전 교육감을 누르고 민병희 후보가 당선됐다. 민 당선자는 강원도 지역의 1세대 전교조 출신. 보수에서 진보성향으로 도교육감이 바뀌면서 도내 교육계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예상된다. 민 당선자는 고교평준화, 무상급식 전면 실시,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제정, 교육비리 척결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무상급식 실현을 위해 이광재 도지사 당선자와 협력할 것이다.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는 표집평가로 치르고 ‘0교시 수업’과 ‘야간 자율학습’은 자율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출신 강원 춘천
주요 경력 강원대 수학교육과, 강원도 교육위원
충북-이기용(65)
이기용 현직 충북교육감이 압도적인 표차로 3선에 성공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해 공교육을 대폭 강화해 충북 학력수준을 전국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선거에서 내건 주요 공약도 학력신장 및 사교육비 절감, 기초학력 책임 지도제, 마을공부방 및 학력향상 중점학교 운영, 학습 이력관리 시스템 운영 등으로 공교육 강화를 목표로 한다. 특히 이 교육감은 중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해 고입 연합고사를 강력히 추진하고, 기숙형 중·고교 확대, 전문계고 집중 육성 등으로 공교육 체질개선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출신 충북 진천
주요 경력 경희대 교육대학원, 13·14대 충북교육감
충남-김종성(60)
김종성 현직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다. 보수성향임에도 김 교육감은 외국어고를 현행대로 유지하고 평준화지역 고교에 학생선발권을 주는 공약과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원평가제는 찬성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당선 소감에서 그는 “돈 없는 학생이 다닐 수 있는 기숙형 중학교를 늘리겠다. 주입식 교육을 토론식으로 전환하고, 재정 부담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출신 충남 공주 주요 경력 공주대 교육대학원, 14대 충남교육감
전북-김승환(57)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김승환 전북교육감 당선자는 전북을 대표하는 진보 법학자다. 그는 다른 진보성향 교육감과 마찬가지로 경쟁교육 대신 협력하고 소통하는 교육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어 표심을 잡았다. 주요 공약으로는 무상급식, 부패 방지, 자율화고 반대 등을 내세웠다. 김 당선자는 전교조 등 교원단체 명단 공개, 교원평가 인사 급여 연계, 자율형 사립고·특목고 확대는 반대하고, 무상급식 전면 실시는 찬성한다.
출신 전북 익산
주요 경력 고려대 대학원, 한국헌법학회장,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남-장만채(52)
순천대 총장을 지낸 장만채 전남교육감 당선자는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운동,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 석방운동 등에 동참해온 학자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친환경 무상급식, 혁신학교 설립, 학습 준비물과 교복 무상 지원, 학교운영비 폐지 등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공약을 주로 내세웠다.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원평가는 조건부 찬성이며, 외국어고는 감축하거나 폐지할 것을 주장했다.
출신 전남 영암 주요 경력 한국과학기술원, 순천대 총장
경북-이영우(65)
이영우 현직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다. 보수성향의 이 당선자는 교육비리 척결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원평가제는 찬성하는 입장. 주요 공약으로는 학력 향상을 위한 우수학교 집중지원, 지역별 학력격차 해소, 무상급식 점진적 실시, 사교육 대체 서비스 강화, 공교육 내실화 등을 내세웠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낙후 지역의 학교를 선정해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 교육기반이 부족한 13개 군 지역에는 기숙형 고교를 지정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출신 경북 경산
주요 경력 경북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 현 경북교육감
경남-고영진(63)
13대 경남교육감을 지낸 보수 성향의 고영진 후보가 경남 교육계 수장으로 복귀한다. 고 당선자는 최우선 과제로 경남 학력 신장을 꼽고 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경남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전국 2위고, 학력수준은 최하위권이다. 곧 공교육 강화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학력신장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주요 공약으로는 교육청과 학부모, 지자체 등이 기금을 적립해 대학등록금을 마련하는 ‘공제형 교육자산 형성 프로그램’, 지역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재단 설립 등을 내걸었다. 무상급식은 권정호 현직 교육감의 핵심 정책이지만 고 당선자도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출신 경남 창원
주요 경력 동아대 대학원 교육학과, 한국국제대 총장, 13대 경남교육감
제주-양성언(68)
양성언 후보가 3선 제주교육감이 됐다. 양 당선자는 재임 중 ‘대학수학능력시험 1위’ ‘전국 시·도교육청 청렴도 1위’ 등을 이끌어내며 도민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그가 내건 공약은 ‘명품 제주교육’. 이는 영어교육도시 내 최고 수준의 국제학교 운영, 신제주권 중학교 설립, 제주학생국제수련원 건립, 친환경 무상급식 점진 실시 등의 공약으로 구체화된다.
출신 제주
주요 경력 대구대 교육대학원, 12·13대 현 제주교육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