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늦게 찾아온 탓일까. 쌀밥처럼 하얀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가 올해는 오래도록 환했다. 오래전 한 농촌마을, 흉년 들면 하릴없이 굶어 죽는 아이들이 생겼다. 아이의 시체를 지게에 짊어지고 아비는 뒷동산을 올랐다. 아이를 고이 묻은 아비는 죽은 넋에게라도 쌀밥 한번 실컷 먹이고 싶었다. 그래서 이팝나무를 심었다. 아이의 넋을 위로하는 나무가 하나 둘 늘어 뒷동산은 이팝나무 숲이 됐다. 세월이 흘러 이팝나무 동산을 갈아엎고 학교를 세웠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슬픈 추억을 가만히 덮는다. 나뭇가지 사이를 감도는 개구쟁이들의 환한 미소가 그래서 더 소중하다.
★ 숲과 길 ★
이름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군
종목 천연기념물 제214호
규모 7그루, 약 300살
위치 전북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991
★ 숲과 길 ★
이름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군
종목 천연기념물 제214호
규모 7그루, 약 300살
위치 전북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