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에 의한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내시경 사진(왼쪽)과 재건 후의 사진.
하지만 이 같은 무관심이 무릎의 숨어 있는 손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무릎 주위에서 국소적인 통증이 지속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할 때 가끔 무릎이 어긋나거나 부어오르는 느낌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의심해봐야 할 무릎 손상은 인대 손상이다. 그중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전방십자인대 손상이다.
무릎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증상이 경감되어 그 심각성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게다가 후유증인 연골 파열, 퇴행성 관절염 등이 몇 년 지나서야 나타나기 시작하므로 무엇보다 예방 및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무릎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어떻게 하여 일어나는 것일까. 주로 스키를 타다 뒤로 손을 짚고 넘어지면서 중심을 잃을 때 많이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가능한 한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스키를 탈 때는 팔을 앞으로 펴는 자세를 익히는 게 중요하다. 또한 넘어졌을 때 그냥 일어나려 하지 말고 다리를 모으고 손을 앞으로 내밀도록 한다. 이와 같은 몇 가지 노력만으로도 전방십자인대 손상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으므로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기 전 한 번쯤 예방법을 마음속으로 되새길 필요가 있다.
무릎 전방십자인대 손상에 대한 치료방법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그만큼 치료 결과도 우수해지고 있으며, 치료 후 다시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도 늘고 있다. 따라서 전방십자인대가 손상됐다고 해서 상심할 필요는 없다. 다만 초기에 경험 많은 전문의에게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진단은 전문의의 진찰에 의해 결정된다.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자기공명검사나 관절내시경이 이용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관절내시경은 무릎에 지름 4mm의 가는 구멍을 뚫은 뒤 내시경을 삽입해 이상이 있는 부위를 실제보다 수십 배 확대해서 관찰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더욱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며, 필요한 경우 소형기구 등을 삽입해 직접 만져볼 수도 있어 손상의 정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