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남성들의 자존심을 한방에 꺾어버리거나 또는 불행의 시작이라고 생각되는 질병이 있다. 바로 전립샘염이다. 그러나 이는 20∼50대 남성들의 30% 이상에서 발병할 정도로 매우 흔한 질병이기도 하다.

전립샘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을 동반한 소변 장애와 성기능 장애. 염증으로 인해 부어오른 전립샘이 요도와 방광을 자극함으로써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을 볼 때 따끔따끔한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소변에 고름이나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성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발기부전이나 사정통 등으로 성생활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 하지만 현대의학으로는 전립샘염의 명확한 발병 원인을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한방에서 바라보는 전립샘염은 오장육부의 건강상태와 연관성을 두고 있다. 불규칙한 식사 습관이나 스트레스 등이 신장과 비장, 간장 등의 기능을 약하게 만들어 기(氣)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 이로 인해 기가 하복부와 회음부 쪽에 정체되면서 통증과 소변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전립샘염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장육부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원인치료와 염증 및 증상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바로 탕약 일중음(一中飮)을 통해서다.

먼저 환자 개인의 증상과 병력, 발병기간, 체질 등에 따라 약재 종류와 용량 등을 정한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주요 약재는 항염과 해독작용에 좋은 ‘금은화(金銀花·인동초 꽃)’와 소변을 잘 보게 하는 민들레꽃, 항염과 배뇨작용에 좋은 ‘패장근(뚜깔나무 뿌리)’이다. 경우에 따라 신장의 기능을 보강하는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을 첨가하기도 하며, 과로로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기를 보강해주는 보약을 같이 처방한다. 천연 약재를 개인의 상태와 체질에 맞게 처방하므로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정력 증진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일중음을 복용한 환자들의 80%가 전립샘염 증상이 개선되었으며, 주 1회 이상 규칙적인 성생활을 하는 사람의 수도 12%에서 4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기간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2~3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 된다. 물론 재발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때 뜸이나 침, 약침 등을 병행하면 치료효과를 더욱 높이고 치료기간은 앞당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