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단 곤충뿐만 아니라, 인간도 체취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남성 겨드랑이의 땀을 면봉에 묻힌 뒤 그것을 생리불순 여성에게 하루 세 번 냄새를 맡게 했더니 몇 달 만에 월경주기가 정상으로 돌아온 실험 사례도 있다.
과연 성페로몬은 존재하는 것일까. 만일 성페로몬이 있고, 그것을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그 향기로 어떤 사람이든 유혹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상당한 고등동물인 돼지에게는 명백한 성페로몬이 있는데, 암컷 돼지에게 ‘5-α 안드로스테놀’이라는 물질의 냄새를 맡게 하면 수컷을 갈망하며 곧바로 교미 자세를 취한다. 이 물질은 수컷 돼지의 타액 속에 들어 있는 것으로, 모 탤런트의 ‘최음제’ 발언으로 관심을 모은 ‘돼지 발정제’를 만드는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실제로 성인용품점 등에서 판매하는 ‘이성을 유혹하는 페로몬 향수’라는 제품의 상당수에 이 돼지 발정제의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물질이 돼지가 아닌 사람을, 더구나 여성을 유혹하는 데 효과적이거나 섹스 욕구를 부추긴다는 증거는 없다.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들의 말을 들어봐도 구토와 두통 등을 유발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사실 이 물질은 사람의 겨드랑이 등에서도 분비되고, 또 버섯 속에도 고농도로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만약 돼지 발정제가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면 버섯전골을 먹은 남자를 보고 여자들이 성욕에 몸부림쳐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지만 버섯전골집에서 밥 먹다가 몸부림치는 여자는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것이 그토록 ‘약발’이 좋다면 러브호텔 옆에는 버섯전골집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