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병은 어른보다 열 배는 치료하기 힘들다.
부모들은 “우리 아이는 감기를 달고 살아요” “우리 아이는 밥을 잘 안 먹고 입이 짧아요” 등의 증상을 토로하며 자신의 아이가 허약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허약아’란 의학용어가 아니라 하나의 의학적 증상으로, ‘병에 걸리기 쉬운 어린이’를 뜻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신경질적인 아이, 특별한 질환 없이 발육상태가 좋지 못한 아이,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 설사를 자주 하는 아이, 근골이 빈약한 아이 등을 허약아라고 한다.
부모의 체질을 닮아 선천적으로 허약할 수도 있지만 요즘은 인스턴트 식품 과잉 섭취 등 잘못된 식습관이나 심각한 공해, 아파트와 같은 밀폐된 환경 때문에 기관지와 폐가 유난히 약해져 옛날보다 ‘약골’인 아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허약하다고 무조건 보약을 먹일 것이 아니라 어떤 질환인지,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살펴 처방해야 한다.
가령 식사 때가 되면 배가 아프다거나 잘 체하면 비위와 장이 허약한 경우로 기름진 음식이나 면류처럼 소화가가 잘 안 되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주 감기에 걸리고 기침을 많이 하는 아이는 기관지와 폐가 약한 경우로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되도록 데려가지 말고 목을 보온하는 데 특히 신경 써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질환을 개별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 장기의 균형이 깨져 다른 장부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이들 간의 조화와 균형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둔다. 거기에 아이의 소화나 배변, 수면상태 및 평소의 생활습관, 성격, 병력, 가족력 등을 고려해 약제를 처방한다. 아이들이 쓴 한약을 잘 먹지 못하는 특성을 고려해 물처럼 투명한 한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이 밖에 통증을 견디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레이저침, 아로마요법, 지압, 마사지, 추나, 테이핑 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을 병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