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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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명체 … 사람의 문자·소리에 반응”

일본 에모토 마사루씨 “음악 들려주거나 글씨 보여주면 물의 결정구조 변화”

  • 안영배 기자 ojong@donga.com

    입력2003-03-27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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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은 생명체 … 사람의 문자·소리에 반응”

    ‘사랑’ ‘감사’라는 단어를 유리병에 붙인 물의 결정 사진(위)과 우리말 ‘고맙습니다’라는 단어에 반응한 육각형 결정 사진.

    # 물은 정보를 기억하는 생명체

    2003년 3월22일은 ‘세계 물의 해(International Year of Fresh Water)’의 ‘세계 물의 날’. 인간이 물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채 물을 오염시키고 남용함으로써 세계적으로 물 부족을 초래한 데 대해 유엔이 경종을 울리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이 날을 기념해 3월21일 오후 6시30분, 부산 부전동 동보서적 문화홀에서는 부산환경운동연합 주최로 이색적인 초청강연회가 열렸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의 저자인 일본인 에모토 마사루(江本 勝·IHM 종합연구소 소장)씨가 한국을 방문, ‘물과 기도, 세계평화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것.

    ‘석유전쟁’ 이어 ‘물전쟁’ 경고

    “지금 이 시각에도 이라크에서는 미국의 부시 정권이 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바보 같은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무시무시한 전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물전쟁’입니다. 인류는 지난 100여년 동안 물을 남용하고 오염시켜왔어요. 아직도 땅속에 엄청난 양의 지하수가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대부분 오염돼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막강한 자본을 지닌 다국적기업들이 현재도 세계 곳곳에서 오염되지 않은 지하수를 사들이고 있어요. 그들은 깨끗한 물이야말로 석유보다 더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는 상품가치가 높은 자원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세계인류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에모토 소장은 불행하게도 다국적기업의 이 같은 예측은 곧 현실화될 것이며 석유전쟁보다 더 파괴적인 물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역설했다. 한국도 이 전쟁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물 사정은 위험 수준에 와 있다. 우리나라는 과도한 물 사용으로 이미 1993년에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됐고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이 부족할 뿐더러 지하수나 강물 등 물의 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과연 대책은 뭘까. 이 대목에서 에모토 소장은 엉뚱하게도 “물은 이미 그 해답을 알고 있고, 물이 전하는 놀라운 메시지에 귀 기울이면 된다”고 말했다.

    “물은 생명체라 할 수 있어요. 뛰어난 에너지 전달매체인 물은 정보를 전사(轉寫)하고 기억해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심지어 사람의 마음과 소리, 사람이 쓰는 문자까지 읽어내고, 자신의 결정구조를 변형시키는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물의 결정구조를 육안으로 살펴보면 인체 건강에 유익한 살아 있는 물과 죽어 있는 물, 그리고 오염된 물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어요. 이를 잘 활용하면 오염된 물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는 강연회를 하는 동안 200명 남짓한 청중들에게 물의 결정구조를 카메라와 비디오로 찍은 놀라운 장면들을 보여주었다(사진 참조).

    예컨대 베토벤의 교향곡 ‘전원’과 쇼팽의 ‘이별의 곡’을 들려준 물의 사진은 그 음악 속에 흐르는 감정을 결정구조에 그대로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는 낭만적이고 상쾌한 곡조에 반응해 세밀하면서도 아름답게 정돈된 결정으로, 후자는 작고 가늘게 나뉜 결정으로 나와 있었다.

    물은 소리뿐만 아니라 문자에도 반응했다. 물을 넣은 유리병에 컴퓨터로 출력한 종이를 붙인 후 촬영한 결과 물이 신기하게도 글씨의 의미를 결정구조에 담고 있었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씌어진 ‘고맙습니다’라는 글에는 물이 매우 아름다운 육각형의 결정구조를 띤 반면, ‘망할 놈’이나 ‘바보’처럼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글에는 결정이 찌그러지거나 아예 결정이 나타나지 않았다.

    “물은 생명체 … 사람의 문자·소리에 반응”

    ▲ ‘망할 놈’(왼쪽)과 ‘죽여버릴 거야’라는 단어를 물에 입력한 결과 반응한 물 사진. 물은 상처를 주는 말에는 아무런 결정을 이루지 못하고 혼란스런 상태에 있게 된다는 게 에모토씨의 주장.<br>◆ 쇼팽의 '이별의 곡'을 들려주자 가늘게 나뉜 물의 결정.<br>▼‘사랑’ ‘감사’라는 단어를 보여준 물(왼쪽)을 TV의 전자파에 노출시킨 결과 물 결정이 파괴된 모습(오른쪽).

    에모토 소장은 믿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물의 결정구조를 촬영한 전 과정을 비디오로 보여주기도 했다. 촬영은 실험 대상으로 선정된 물을 50개의 샬레에 각각 0.5cc 정도 담아 영하 25℃의 냉동고에 넣어 3시간 정도 얼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50개의 샬레에 얼어붙은 물을 꺼내 실내온도가 영하 5℃인 실험실에서 하나하나 촬영한 결과 온도가 올라갈수록 샬레의 물이 표면장력에 의해 둥글게 부풀어올랐다.

    현미경을 통해 이 물의 결정을 확인하자. 직경 1mm 정도의 작은 입자에서 결정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그 물의 특징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결정들이 완연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과정은 모두 2분에 걸쳐 일어났고, 온도가 올라갈수록 결정은 사라져갔다. 이렇게 각기 50개의 샬레에 나타난 물의 결정 형태를 모아 컴퓨터 그래프로 그려보면 그 물의 특징이 담긴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난다는 것.

    도대체 어떤 원리에 의해 물이 마치 사람처럼 반응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국내외 물 관련 전문가들은 물이 정보를 기억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고 전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방건웅 박사는 “예를 들어 산삼의 정보를 적절한 방법으로 물에 입력할 수만 있다면, 물을 마시면서 늘 산삼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라면서 “물은 정보를 각인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물의 정보 기억력에 대한 논문이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지(1988년 제333호)에 게재되기도 했다는 것.

    “물은 정보 각인능력 뛰어나”

    이를 파동의 원리로 설명하는 이론도 있다. 이를테면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에는 각각 고유의 파동(진동 혹은 주파수)이 있는데, 이것이 정보 전사력이 뛰어난 물에 바로 영향을 주어 그 구조를 결정한다는 것. 물론 음악(소리)이나 물이 담긴 유리병에 붙인 문자 역시 고유한 파동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에모토 소장 역시 일본에서 손꼽히는 파동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파동을 가장 잘 전달하는 물에 주목하면서 9년 전 물의 결정 사진을 처음으로 촬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지금까지 수백 종류의 물 결정 사진들을 찍어온 것을 모아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책자를 발간하게 됐다는 것.

    # 육각수의 신비

    강연회에서 계속 이어지는 에모토 소장의 말.

    “살아 있는 물,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의 결정구조는 매우 아름다운 6각형의 구조를 하고 있어요. 반면 오염되거나 죽어 있는 물은 결정구조가 아예 보이지 않거나 찌그러져 있죠. 예를 들어 용천수나 오염되지 않은 강 상류의 물은 늘 깨끗한 결정으로 나타나지만 염소 소독을 하는 도쿄의 수돗물은 결정구조가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염소 소독은 자연의 물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6각형 결정구조를 완전히 파괴해버리기 때문이죠. 현재 일본인 3명 중 1명꼴로 난치병인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데 저는 이것이 수돗물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어요.”

    깨끗한 물, 살아 있는 물이 6각형 결정구조를 하고 있다는 그의 말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한국인 과학자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주창된 바 있다. 지난 30여년간 ‘물’에만 매달려온 ‘물박사’ 전무식씨(전국과학기술인협회장·한국과학기술원 석좌교수)는 세계 최고의 ‘육각수 이론가’로 평가받고 있다.

    전박사는 6각형 고리구조의 물(육각수)을 사람이 섭취할 경우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병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육각수는 인체의 세포가 정상적으로 활동·유지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그렇지 못한 물은 세포의 활동을 혼란·저하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해 곧 질병으로 나타난다는 게 전박사가 주창하는 ‘물 환경학설’의 골자다.

    육각수와 관련해 임상의학계에서도 비슷한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경희의료원 강남한방병원의 이경섭 병원장은 “사람이 늙을수록 체세포 내 육각수가 오각수로 바뀌는 현상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육각수 섭취가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체 내에서 중요한 작용을 하는 단백질 주위와 활기차고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세포 주위에는 한결같이 육각수가 모여 있다는 것.

    “물은 생명체 … 사람의 문자·소리에 반응”

    소독 처리된 파리(왼쪽)와 도쿄(가운데)의 수돗물은 육각형 결정이 보이지 않는데 북한 묘향산 등산로 입구에서 채취한 자연수는 아름다운 결정구조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간 육각형 고리구조는 눈과 같은 결정체에서나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육각수의 존재에 대해 부정적인 과학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에모토 소장이 세계 처음으로 물을 얼리는 방법을 통해 물의 결정구조를 촬영해내는 데 성공한 것. 에모토 소장은 물은 뛰어난 정보 전달력과 기억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하면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좋은 물, 신선한 물을 마실 수 있다고 주장한다.

    “3년 전부터 일본 오사카에서는 수돗물에 활성탄을 넣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물맛이 좋아졌다고 하기에 물 결정사진을 찍어봤더니 아닌 게 아니라 염소 처리한 수돗물에서는 보이지 않던 육각형 결정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돗물에 활성탄 처리를 하는 데 매우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이죠. 인도인들이 신성시하는 갠지스 강물을 외부인들이 마시면 바로 설사하지만, 인도인들은 그냥 먹어도 괜찮다고 합니다. 이를 파동수의 입장에서 보면 인도인들은 갠지스 강물에 존경의 의미를 강하게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그 물이 인체에 흡수돼서도 좋은 결정구조를 이루는 때문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돈 안 들이고 좋은 물을 얻을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낼 수 있어요.”

    즉 아무리 오염된 물이더라도 그 물에 인체에 유익한 정보를 입력할 경우 그만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를테면 전자파에 노출된 물은 결정이 찌그러지거나 결정의 일부분이 보이지 않는 등 비정상적 구조를 보이는데, 이 물에 좋은 음악을 들려주거나 ‘사랑’ 혹은 ‘감사’라는 글을 보여주면 아름다운 결정구조로 바뀐다는 것이다. 실험에 의하면 그 어떤 단어보다도 ‘사랑’이나 ‘감사’라는 단어에 민감해 물이 매우 강력한 6각형의 결정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물의 정보력, 심신의학에도 도움

    이외에도 에모토 소장은 과학적으로 설명되지는 않지만 좋은 의미(=정보)가 담긴 물의 효능을 여러 예를 들어 설명했다. 프랑스에서 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어 ‘기적의 샘’이라고 불리는 루르드의 샘물은 현대 과학적인 분석에 의하면 보통의 자연수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결정을 찍어보면 일반 자연수에 비해 매우 특이하고 아름다운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

    한국에서는 처음인 에모토 소장의 강연은 청중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듯했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된 강연이 끝난 후 안재홍씨(대구 녹색소비자연대 회원)는 “비물질인 생각이나 의식이 물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당혹스러울 정도로 놀랍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통제에 나설 정도로 에모토 소장에 대한 청중들의 질문도 끊이지 않았다. 에모토 소장의 물 결정 사진을 확인해본 전세일 교수(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장) 역시 “비물질(말·글씨·음악)이 물질(물)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가시적 증거로 제시하고 있는 이 사진은 미래 심신의학 연구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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