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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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근통증 아픔 함께 나눠요”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4-08-06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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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유근통증 아픔 함께 나눠요”
    “온몸이 쑤시고 아픕니다. 두통이 심해 머리를 쥐어뜯고 토하는데도 병원에 가면 정상이라는 겁니다. 그게 더 미칠 지경이었지요. 그러다 저처럼 비슷한 증상이 있는 사람들을 알게 됐고, 내 병이 ‘섬유근통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채 온몸의 근육이 쑤시고 아픈 섬유근통증 환자인 장형진씨(44)는 14년 동안 그 손목으로 물레를 돌려 도자기를 만들어왔다. 미대를 졸업하고 서울 은평 천사원 부설 도예실을 맡아 교사로 일하고 있는 장씨는 섬유근통증 환자들의 모임인 ‘환우회’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섬유근통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스트레스와 뇌 신경물질의 불균형 등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류머티즘처럼 심한 고통이 따르지만 뼈가 변형되지 않는 병이다.

    장씨는 “도예작업 자체에 대한 강박관념과 천사원에서 아이들과 일반인들 대상으로 수업을 하기 위해 기자재를 들여놓는 등 무리를 하면서 병이 시작됐다”면서 “병명을 몰라 여기저기 병원을 찾고 민간요법 등을 닥치는 대로 해보면서 악화됐다”고 말한다. 차라리 이제는 병을 ‘몸의 일부로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그가 환우회를 운영하는 목적도 항우울제 등으로 고통을 견뎌나가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비슷한 환자들과 정보를 나누고 정신적 위안을 얻고자 하는 것. 장씨는 “현재로선 운동과 채식, 편안한 마음 등이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입한 환자 수는 168명이지만,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지 않은 손가락 세 개로 전보다 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며,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도예를 가르치며 코엑스 등에서 전시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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