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에 성공하려면 예전 직장 규모와 연봉 수준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한다.
의욕적으로 시작한 사업이지만, 처음 의도와 달리, 아파트 리모델링 같은 소규모의 단순한 일만 들어왔다.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지방이라는 불리한 환경 탓에 일거리도 많지 않았다. 회사 사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힘들어졌다. 결국 J씨는 창업 2년 만에 재취업을 결정했다. 회사는 동업자인 친구에게 맡기고 새로운 일을 찾아보러 나섰다.
그러나 2년의 공백 기간이 있어서인지 재취업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았다. 처음 몇 개월은 본인 스스로 재취업 활동을 했으나 이내 한계를 절실히 느끼고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면담 과정에서 J씨의 가장 큰 걸림돌은 2년간의 공백이 아니라, 본인의 현재 위치를 망각한 채 예전 직장 규모에 걸맞은 회사와 연봉 수준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자 J씨는 순순히 인정하고,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 후 그는 중견 유통회사 마케팅부 VMD로 추천 받았고, 몇 차례 심도 있는 인터뷰를 거쳐 차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비록 부장에서 차장으로, 연봉은 6200만 원에서 4500만 원으로 낮아졌지만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그는 재취업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예전 직장보다 낮은 직급과 연봉 조건도 겸손하게 받아들였다.
상황을 빨리 판단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우선시한 게 재취업에 성공한 큰 이유였다. 만약 J씨가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 예전 수준 이상의 조건으로 재취업하기를 고집했다면, 아마 지금도 재취업 활동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지쳐서 포기했든지 둘 중 하나였으리라 생각한다.
비록 2년이라는 경력 공백이 있었지만 J씨는 퇴직 후 진행한 사업이 전공과 관련된 업무였던 덕에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을 많이 느꼈던 그였기에 과거의 도도한 자세를 버릴 수 있었던 것 또한 재취업 성공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 임정우 대표는 대기업 인사부장 출신 헤드헌터로 각종 초청강연과 칼럼 연재를 하는 커리어 컨설팅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