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90

..

새콤달콤 소스에 콕 감자가 춤을 춘다

찐 감자와 살구카레

  • 한영용 cookkan@hanmail.net

    입력2011-06-07 11:0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새콤달콤 소스에 콕 감자가 춤을 춘다
    서울 종로구 홍지동 홍지문(弘智門) 근처 산책로 길목, 50년이 훨씬 넘은 살구나무 두서너 그루가 서 있다. 노란색 살구가 주렁주렁, 올해도 풍년이다. 주위로 퍼지는 살구 향기도 일품이지만 떨어지는 살구에 눈길이 간다. 나무 밑에는 잘 익은 살구가 널려 있다. 오가는 사람이 하나둘 주워가고 이젠 까마귀도 입맛을 다신다. 가끔 예고 없이 툭 떨어져 굴러가며 재롱도 핀다.

    시원한 바람은 살구나무를 흔든다. 잘 익은 살구는 바람이 제 몸을 어루만지면 마침내 땅으로 떨어진다. 수시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지른다. 필자도 살구나무 밑에서 몇 번 그 맛을 봤다. 새콤하고 달콤하고 정말 매력적이다.

    여름은 과일의 계절이다. 덩치 큰 시원한 수박부터 노란색 참외, 빨간색 토마토, 탐스러운 복숭아, 앙증맞은 자두까지 생각만으로도 침이 고인다. 달콤한 향기와 아름다운 빛깔의 여름 과일은 최고의 보약이다.

    살구는 섬유질이 풍부하다. 민간에서는 변비 치료제로, 한방에서는 진해거담 작용이 뛰어나 약용으로 쓴다. 또한 비타민이 풍부해 어린이의 성장을 도우며, 야맹증을 개선하거나 피로를 해소하는 데도 좋다. 만성 기침, 기관지염, 해수병, 감기 몸살 기운이 있을 때 살구씨로 죽을 쑤어 꿀에 타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름철 우리 몸은 체온을 식히기 위해 땀을 흘린다. 따라서 수분과 무기염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선조들은 수박을 화채로 만들어 소금을 뿌려 먹었다. 또한 복숭아에 소금 간을 해 끓여낸 즙을 넣고 지은 반도반(蟠挑飯)이라는 밥을 먹었다. 체온 상승으로 인한 체열 손실을 막고 소금을 보충하려는 지혜가 돋보인다.



    여름 감자는 별미 중 별미다. 고슬고슬하고 포근한 맛과 향기는 습기와 더위에 지친 몸을 살려낸다. 감자는 껍질째 삶아서도 먹지만 강판에 갈아 호박을 넣은 감자전, 채를 쳐서 만든 감자채 볶음, 된장만 풀어 끓인 감자찌개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감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탄수화물, 칼슘, 인이 풍부하다. 또 비타민 B1과 C를 많이 함유했다. 어린이 비만 예방과 식생활 개선에 좋으며, 껍질째 먹는 습관을 들이면 소아 당뇨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요맘땐 감자 한 박스 사다 놓고 통감자로 쪄서 소금에 찍어 먹어도 그만이다.

    재료 찐 감자 3개, 살구 10개, 카레가루 50g, 마늘 5알, 올리브유 3큰술, 소금 1작은술, 전분 1큰술.

    만드는 방법

    1 살구와 마늘은 다지고 카레가루와 전분은 물에 개어놓는다.

    2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살구를 넣고 윤기 나게 조린 후 1의 카레와 전분을 놓고 소금으로 간한다.

    새콤달콤 소스에 콕 감자가 춤을 춘다
    * 필자는 신라호텔 조리사 출신 음식 연구가로, 특히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다채로운 장류 및 차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별미전 · 전통반찬’ ‘된장과 간장에 대한 소고’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등의 저서도 출간했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한식세계화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청운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다산연구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