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2003년 3월 2일 미 공군 정찰기 RC-135S와 조우한 북한군 미그29. 당시 미군 정찰기 요원이 촬영한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이다. 3 미그29의 꼬리날개 부분에 북한 인민군 휘장이 뚜렷하다. (KPA Journal) 4 북한군 선전 동영상 속 미그29 이륙 장면. 5 네브래스카 주 오퍼트 공군기지에 주기한 RC-135 편대. 전 세계를 떠돌며 정찰임무를 수행하는 이들 정찰기가 이렇듯 한자리에 모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미 공군과 일촉즉발 위기상황 연출
6 2001년 발간한 러시아 ‘현대항공기 백서’에서 발췌한 미그29 설계 개념도.
자료를 공개한 영국 IHS제인스그룹 조지프 버뮤데즈 선임분석관은 북한 인민군을 해부한 다수의 저작으로 명성이 높은 군사정보 전문가다. 2010년 1월부터 그가 발간하는 북한군 관련 온라인 전문지 ‘KPA저널’은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에 관해 심도 깊은 분석 글을 연속 게재해 전문가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003년 미그29의 작전비행 모습 역시 ‘KPA저널’ 최신호에 실린 것이다.
1 2001년 발간한 러시아 ‘현대항공기 백서’에서 발췌한 미그29 설계 개념도.
평안남도 공군기지에 대부분 배치
2 2011년 3월 18일 촬영한 평안남도 순천비행장 위성사진. 활주로 남단의 격납고 전면에 미그29 2대가 서 있다. 순천기지에는 북한 공군 55연대 소속 미그29 1개 대대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상단의 검은색 기체는 SU15K 편대. 3 훈련 중인 조종사들이 미그29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담은 북한 선전 동영상의 한 장면. 이 역시 순천비행장에서 촬영했을 가능성이 높다.
애초 미국의 F-14, F-15 개발 소식에 자극을 받아 개발하기 시작한 모델인 만큼, 한국 공군의 주력기종인 KF-16에 비해서도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중량 대비 추진력이 탁월해 순간 기동성이 뛰어나다. 그만큼 근접 공중전에 강하다는 얘기다. 다만 F-22 등 미군의 최신예 전투기와는 비교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공군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설명했다.
실제로 공중전에서 전투기의 운명을 결정하는 더욱 중요한 요소는 적기를 먼저 감지해 먼 거리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다시 말해 더 뛰어난 성능의 레이더와 사거리가 긴 공대공 정밀유도미사일의 탑재 여부가 승패의 관건인 셈.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북한군 미그29가 사거리가 길고 위력적인 R-73 아처나 R-27 알라모 대신 R-60 아피드 미사일을 장착했음을 보여준다고 버뮤데즈 분석관은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최신예 전력이라는 미그29기지만 미군은 물론, F-15K 등 21세기 들어 도입한 한국군 전투기를 상대하기에 역부족이다. 누적된 경제난으로 재래식 전력 확충이 한계에 봉착하자 군사력 강화 방향을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무기 개발로 선회해야 했던 북한의 고민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