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생리활동이 최고조에 이른다. 피부는 물론 몸속에서도 열이 많이 발생하면서 신체 균형이 깨지기 쉽다. 몸을 식히려면 서늘한 음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너무 차갑거나 기름진 음식은 열기를 몸속으로 밀어 넣어 질병을 부를 수 있다. 따라서 냉면, 팥빙수, 아이스크림 같은 찬 음식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며칠 전 군산시 해망동 밤바다를 찾았다. 한참 시원한 바닷가를 걷던 중 포장마차 연탄불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병어를 발견했다. 하마터면 “너 반갑다!”라고 소리 지를 뻔했다. 포장마차에는 입맛을 살리는 멍게, 해삼, 대합, 꼴뚜기, 병어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많은 생선 가운데 된장을 살짝 발라 구운 병어에서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여기저기서 “병어 한 마리는 회로, 세 마리는 구워주세요”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뼈째 먹는 병어는 여름철 최고 횟감이다. 담백하고 고소하게 씹히는 식감은 여름 아니면 맛볼 수 없다.
먼바다에서 살을 찌운 병어는 6~7월 산란기가 되면 연안으로 회귀하는데, 이때 지방과 수분이 가장 적다. 살이 달고 가시가 적은 병어는 오메가3 지방산(EPA)이 많다. 칼슘, 단백질, 비타민 B1, B2도 풍부하다. 병어는 습한 기운을 몰아내고 위장 기능을 돕는다. 그래서 어린이나 노인 등 허약한 사람과 예민한 수험생, 성격이 급한 이에게 좋은 식품이다.
어린 시절, 여름방학 때면 외갓집에 놀러가곤 했다. 외갓집 울타리 옆 큰 밤나무 밑에 있는 평상에 모기장을 쳐놓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었다. 숯으로 불을 피운 화로 위에서는 병어가 맛있게 익어갔다. 병어구이 냄새는 마을 사람까지 유혹할 정도로 강했다.
여름 병어는 역시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야 제맛이다. 물론 등골에 흐르는 땀을 감수해야 한다. 겨자를 살짝 바른 병어를 석쇠에 올려 구우면 뱃살과 머릿살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퍽퍽하다고 느껴지는 등살도 겨자 덕에 매콤함은 물론, 담백함까지 살아난다. 야외에서 병어와 겨자로 만들어내는 음식 연주는 지금부터다.
금방 샤워를 마치고 돌아섰는데도 등을 타고 땀이 흘러내린다. 유난히 비가 많고 푹푹 쪄대는 올여름, 원기를 돋우는 보양음식으로 병어를 강력 추천한다.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우리 조상이 삼복더위와 열대야를 이겨냈던 음식을 확인하는 시간도 될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병어구이 너머로 풍요로운 가을이 기다린다.
재료 병어 2마리, 겨자(튜브용) 2큰술, 소금 3큰술
만드는 방법
1 병어는 비늘을 벗기고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한 후 칼집을 넣는다.
2 손질한 병어에 겨자를 발라 냉장고에서 3시간 숙성시킨 후 소금을 뿌려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 필자는 신라호텔 조리사 출신 음식 연구가로, 특히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다채로운 장류 및 차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별미전 · 전통반찬’ ‘된장과 간장에 대한 소고’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등의 저서도 출간했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한식세계화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청운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다산연구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며칠 전 군산시 해망동 밤바다를 찾았다. 한참 시원한 바닷가를 걷던 중 포장마차 연탄불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병어를 발견했다. 하마터면 “너 반갑다!”라고 소리 지를 뻔했다. 포장마차에는 입맛을 살리는 멍게, 해삼, 대합, 꼴뚜기, 병어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많은 생선 가운데 된장을 살짝 발라 구운 병어에서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여기저기서 “병어 한 마리는 회로, 세 마리는 구워주세요”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뼈째 먹는 병어는 여름철 최고 횟감이다. 담백하고 고소하게 씹히는 식감은 여름 아니면 맛볼 수 없다.
먼바다에서 살을 찌운 병어는 6~7월 산란기가 되면 연안으로 회귀하는데, 이때 지방과 수분이 가장 적다. 살이 달고 가시가 적은 병어는 오메가3 지방산(EPA)이 많다. 칼슘, 단백질, 비타민 B1, B2도 풍부하다. 병어는 습한 기운을 몰아내고 위장 기능을 돕는다. 그래서 어린이나 노인 등 허약한 사람과 예민한 수험생, 성격이 급한 이에게 좋은 식품이다.
어린 시절, 여름방학 때면 외갓집에 놀러가곤 했다. 외갓집 울타리 옆 큰 밤나무 밑에 있는 평상에 모기장을 쳐놓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었다. 숯으로 불을 피운 화로 위에서는 병어가 맛있게 익어갔다. 병어구이 냄새는 마을 사람까지 유혹할 정도로 강했다.
여름 병어는 역시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야 제맛이다. 물론 등골에 흐르는 땀을 감수해야 한다. 겨자를 살짝 바른 병어를 석쇠에 올려 구우면 뱃살과 머릿살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퍽퍽하다고 느껴지는 등살도 겨자 덕에 매콤함은 물론, 담백함까지 살아난다. 야외에서 병어와 겨자로 만들어내는 음식 연주는 지금부터다.
금방 샤워를 마치고 돌아섰는데도 등을 타고 땀이 흘러내린다. 유난히 비가 많고 푹푹 쪄대는 올여름, 원기를 돋우는 보양음식으로 병어를 강력 추천한다.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우리 조상이 삼복더위와 열대야를 이겨냈던 음식을 확인하는 시간도 될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병어구이 너머로 풍요로운 가을이 기다린다.
재료 병어 2마리, 겨자(튜브용) 2큰술, 소금 3큰술
만드는 방법
1 병어는 비늘을 벗기고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한 후 칼집을 넣는다.
2 손질한 병어에 겨자를 발라 냉장고에서 3시간 숙성시킨 후 소금을 뿌려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 필자는 신라호텔 조리사 출신 음식 연구가로, 특히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다채로운 장류 및 차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별미전 · 전통반찬’ ‘된장과 간장에 대한 소고’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등의 저서도 출간했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한식세계화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청운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다산연구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