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리로 육지와 연결해놓은 증도는 이제 섬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섬 정취를 느끼고 싶어 배를 탔다. 어른들이 더 즐거워했다. 아름다운 증도에 도착,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점심때. 허름한 슬래브 지붕의 식당에 들어가 민어탕을 주문했다. 탱글탱글한 굴무침, 아삭아삭한 양파김치, 지난해 갈치를 넣어 담근 갓김치, 속 시원한 동치미, 갈치 동생 풀치조림, 매생이 냉국 등 밑반찬이 매우 좋다. 얼마 뒤 나온 민어탕은 경이롭다. 한번 맛을 본 아이들은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는다.
옛날부터 여름 궁중 보양식으로 사랑받아온 민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양식이 안 되는 민어는 깊은 바닷속에 살아 육질이 쫄깃하고 잡냄새가 없다. 또한 지방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소화기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제격이다. 민어는 비타민 A, B, B2, B6, 나이아신 등을 다량 함유한다. 특히 민어 부레는 이유 없이 마르는 사람에게 그만이다. 피로를 해소하고, 잔기침이나 코피를 다스리는 데 좋아 민간요법으로 많이 사용했다.
증도 어부는 민어 고르는 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살을 눌러봐서 원래대로 돌아오는 속도가 빠를수록 신선하고 탱탱한 놈이다. 둘째, 아가미 색깔이 빨갛고 눈빛이 선명해야 한다. 셋째, 최소한 5kg 이상 되는 수놈으로 골라라. 알 밴 암놈은 살이 적고 기름기가 빠져서 맛이 덜하다.” 어부는 사족으로 공장에서 만든 된장이나 초장과 함께 먹지 말 것을 신신당부한다. 몸보신하러 와서 화공약품을 먹어선 안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민어 껍질은 살짝 데쳐 배와 오이, 미나리와 함께 유자간장 소스에 버무려 냉채로 먹는다. 민어 껍질로 만든 과편은 쫄깃쫄깃하다. 고구마순을 넣은 민어 대가리 조림도 일품이다. 민어 뼈는 푹 고아 곰국으로 먹어도 좋고, 고사리와 고구마순, 홍고추를 넣은 탕으로도 제격이다. 기름기가 많아 육개장처럼 보이지만 불포화지방산이라 살찔 걱정 안 해도 된다.
재료 민어 1마리, 생강 200g, 통마늘 3개, 노각 2개, 부추 300g
만드는 방법
1 비늘을 제거한 민어 배를 갈라 내장과 쓸개를 떼어낸 후 민어 껍질은 끓는 물에 데친다.
2 민어를 넣고 푹 끓이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생강, 마늘, 노각을 넣고 뭉근하게 끓이면서 거품을 제거한다.
3 푹 끓인 민어를 체에 걸러내고 국물을 그릇에 담아 부추를 곁들여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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