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유일한 군 팀인 국군체육부대 소속 상주상무피닉스(이하 상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선수가 대거 나오면서 상무를 K리그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단 승부조작 사건 때문만이 아니다. 상무는 매 시즌 말미에 선수가 대거 제대해 전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기현상을 보인다. K리그 팀들은 상무 때문에 피해를 보는 구단이 나온다며 상무의 K리그 퇴출을 주장한다.
시즌 막판 내리막길 매년 반복
상무가 프로에 발을 내디딘 과정을 살펴보자. 2002년 한일월드컵 직후 K리그 신생구단 창단 유도책의 일환으로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상무의 프로화를 주도했다. 광주시는 5년간 상무를 활용해 K리그에서 활동했고, 2010년 상무와 결별한 뒤 별도의 선수단을 구성해 시민구단으로 변모했다.
이와 함께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도 상무의 프로화가 설득력을 얻었다. 상무는 프로화 이전에 축구팀 인원이 25명이었다. 하지만 프로화되면서 총 인원이 43명으로 증가했다. 그만큼 많은 프로선수가 군에 입대해서도 K리그에서 활동하며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일부 선수는 상무에 입대해 기량을 키워 대표급 선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군 복무 기간이 줄어들면서 선수들은 겨울에 입대해 가을에 제대한다. 상무는 제대자가 나오면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즌 중반까지 좋은 경기력으로 선전하다가 막판이 되면 순위가 내리막길을 걷는다. 일부 구단 지도자가 “상무와 시즌 막판에 경기하는 팀이 순위싸움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상무의 K리그 퇴출론이 불붙기 시작했다.
승부조작 사건은 퇴출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골키퍼들이 집중적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져 필드플레이어가 골키퍼로 변신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상무에서 제대해 소속팀으로 복귀한 선수 중에도 일부가 상무 소속 당시 승부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상무의 K리그 퇴출을 주장하는 이들은 “프로에서 많은 연봉을 받던 선수들이 군 입대 후 수입이 크게 줄어들다 보니 승부조작 같은 검은돈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프로 1군에서 1년에 20경기 이상을 뛰는 선수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기본 연봉이 낮아도 수당 등을 통해 1경기에 100만~500만 원을 챙긴다. 수입을 합하면 대기업 과장, 차장급 이상이다. 그만큼 수입을 올렸던 선수가 상무에 입대하면 받는 돈이 거의 없다. 군에서 받는 월급 외에 상무를 유치해 구단을 운영하는 주체(현재는 상주상무프로축구단)로부터 적은 금액의 수당을 받는 게 전부다. 일부 구단이 군에 입대한 선수에게 용돈 개념으로 약간의 돈을 지급하기는 하지만, 액수는 월 100만 원 미만이다. 돈의 유혹에 흔들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당장 상무가 K리그에서 인위적으로 퇴출될 일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에서 상무의 K리그 불참을 결정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상무의 경우 운영 주체가 두 곳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서라도 K리그 불참을 결정하면 그에 따라야 한다. 최근 국군체육부대 고위 관계자 및 상주상무프로축구단 단장 등이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미팅을 가졌다. 상무 선수들의 처우 개선 등 몇 가지 대책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행스럽게도 K리그 불참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상무의 K리그 잔류 여부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상무 자체가 프로구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상무는 선수들과 프로계약을 맺을 수 없어 그 자체로 프로구단으로 독립할 수 없다. 선수들은 군 복무 기간에는 소득이 발생하는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한 예로 광주 상무 창단 직후, 구단은 단일 경기 MVP에게 지급하는 보너스 몇십만 원을 어떻게 줘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기도 했다. 결국 상주상무프로축구단은 선수는 아마추어, 구단은 프로인 기형적 형태인 셈이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상무의 챔피언스리그 참여를 불허하고 있다. AFC 규정에 따르면, 프로계약을 체결한 선수로 이뤄진 팀만 프로로 인정한다. 상무는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게 AFC의 유권해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또한 이러한 점을 감안해 승강제 도입과 함께 상무를 2부 리그(디비전2)로 강등시킬 계획이다.
축구協 - 프로연맹의 결단 필요
승강제 논의에 있어 한 가지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 상무가 디비전2에서 우승해 1부 리그(디비전1)로 승격하는 자격을 얻었을 경우 이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점이다. 상주상무프로축구단 이한우 팀장은 “아직 승강제를 어떤 방식으로 실시할지 결정된 바 없지만 충분히 승격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 부분에 대해 난색을 표한다. 상무가 디비전1로 승격할 경우 AFC로부터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AFC가 이 부분을 문제 삼아 K리그에 할당된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축소할 수도 있다. 연맹은 이래저래 골치 아픈 상황이다.
승강제 도입 이후 상무를 디비전2에 고정시키면 지금 43명으로 이루어진 선수단은 아마추어 상무 시절과 같은 25명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혜택을 보는 선수가 줄어들고 일부는 일반병으로 군생활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선수의 혜택을 위해 디비전1에 두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AFC의 압박에 시달려야 하고,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상실로 다른 구단에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승강제를 실시하는 주체인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현재 상무가 맞닥뜨린 문제의 발단은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K리그 규모를 확대하려고 무리하게 상무 프로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당시 철저한 사전 검토 후 상무의 프로화를 진행했다면 최근 불거진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축구계에선 상무를 프로에 남겨두기보다 원래 자리로 환원시키고, 프로선수가 병역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승강제 도입을 통해 상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짓고 새롭게 출발해야 할 시점이다.
시즌 막판 내리막길 매년 반복
상무가 프로에 발을 내디딘 과정을 살펴보자. 2002년 한일월드컵 직후 K리그 신생구단 창단 유도책의 일환으로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상무의 프로화를 주도했다. 광주시는 5년간 상무를 활용해 K리그에서 활동했고, 2010년 상무와 결별한 뒤 별도의 선수단을 구성해 시민구단으로 변모했다.
이와 함께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도 상무의 프로화가 설득력을 얻었다. 상무는 프로화 이전에 축구팀 인원이 25명이었다. 하지만 프로화되면서 총 인원이 43명으로 증가했다. 그만큼 많은 프로선수가 군에 입대해서도 K리그에서 활동하며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일부 선수는 상무에 입대해 기량을 키워 대표급 선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군 복무 기간이 줄어들면서 선수들은 겨울에 입대해 가을에 제대한다. 상무는 제대자가 나오면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즌 중반까지 좋은 경기력으로 선전하다가 막판이 되면 순위가 내리막길을 걷는다. 일부 구단 지도자가 “상무와 시즌 막판에 경기하는 팀이 순위싸움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상무의 K리그 퇴출론이 불붙기 시작했다.
승부조작 사건은 퇴출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골키퍼들이 집중적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져 필드플레이어가 골키퍼로 변신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상무에서 제대해 소속팀으로 복귀한 선수 중에도 일부가 상무 소속 당시 승부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상무의 K리그 퇴출을 주장하는 이들은 “프로에서 많은 연봉을 받던 선수들이 군 입대 후 수입이 크게 줄어들다 보니 승부조작 같은 검은돈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프로 1군에서 1년에 20경기 이상을 뛰는 선수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기본 연봉이 낮아도 수당 등을 통해 1경기에 100만~500만 원을 챙긴다. 수입을 합하면 대기업 과장, 차장급 이상이다. 그만큼 수입을 올렸던 선수가 상무에 입대하면 받는 돈이 거의 없다. 군에서 받는 월급 외에 상무를 유치해 구단을 운영하는 주체(현재는 상주상무프로축구단)로부터 적은 금액의 수당을 받는 게 전부다. 일부 구단이 군에 입대한 선수에게 용돈 개념으로 약간의 돈을 지급하기는 하지만, 액수는 월 100만 원 미만이다. 돈의 유혹에 흔들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당장 상무가 K리그에서 인위적으로 퇴출될 일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에서 상무의 K리그 불참을 결정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상무의 경우 운영 주체가 두 곳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서라도 K리그 불참을 결정하면 그에 따라야 한다. 최근 국군체육부대 고위 관계자 및 상주상무프로축구단 단장 등이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미팅을 가졌다. 상무 선수들의 처우 개선 등 몇 가지 대책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행스럽게도 K리그 불참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상무의 K리그 잔류 여부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상무 자체가 프로구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상무는 선수들과 프로계약을 맺을 수 없어 그 자체로 프로구단으로 독립할 수 없다. 선수들은 군 복무 기간에는 소득이 발생하는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한 예로 광주 상무 창단 직후, 구단은 단일 경기 MVP에게 지급하는 보너스 몇십만 원을 어떻게 줘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기도 했다. 결국 상주상무프로축구단은 선수는 아마추어, 구단은 프로인 기형적 형태인 셈이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상무의 챔피언스리그 참여를 불허하고 있다. AFC 규정에 따르면, 프로계약을 체결한 선수로 이뤄진 팀만 프로로 인정한다. 상무는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게 AFC의 유권해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또한 이러한 점을 감안해 승강제 도입과 함께 상무를 2부 리그(디비전2)로 강등시킬 계획이다.
축구協 - 프로연맹의 결단 필요
승강제 논의에 있어 한 가지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 상무가 디비전2에서 우승해 1부 리그(디비전1)로 승격하는 자격을 얻었을 경우 이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점이다. 상주상무프로축구단 이한우 팀장은 “아직 승강제를 어떤 방식으로 실시할지 결정된 바 없지만 충분히 승격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 부분에 대해 난색을 표한다. 상무가 디비전1로 승격할 경우 AFC로부터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AFC가 이 부분을 문제 삼아 K리그에 할당된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축소할 수도 있다. 연맹은 이래저래 골치 아픈 상황이다.
승강제 도입 이후 상무를 디비전2에 고정시키면 지금 43명으로 이루어진 선수단은 아마추어 상무 시절과 같은 25명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혜택을 보는 선수가 줄어들고 일부는 일반병으로 군생활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선수의 혜택을 위해 디비전1에 두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AFC의 압박에 시달려야 하고,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상실로 다른 구단에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승강제를 실시하는 주체인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현재 상무가 맞닥뜨린 문제의 발단은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K리그 규모를 확대하려고 무리하게 상무 프로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당시 철저한 사전 검토 후 상무의 프로화를 진행했다면 최근 불거진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축구계에선 상무를 프로에 남겨두기보다 원래 자리로 환원시키고, 프로선수가 병역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승강제 도입을 통해 상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짓고 새롭게 출발해야 할 시점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K리그 규모 확대를 위해 상무 프로화가 추진됐지만 경기력 문제, 선수 신분문제 등을 이유로 퇴출론이 불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