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관문이 바로 평판조회다.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고 여기서 발목 잡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예전에는 헤드헌팅으로 충원하는 중요 직위의 경우에만 평판조회를 했지만, 요즘에는 직위를 가리지 않고 평판조회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이직을 준비하는 후보자로선 결코 달갑지 않는 이야기다.
평판조회 때문에 희비가 엇갈린 사례를 소개하려고 한다. 외국투자법인인 명품 소비재회사에서 마케팅 본부장급 직위에 최종 후보 두 명을 놓고 평판조회를 실시했다. 첫 번째 후보자 L씨. 그는 국내 명문대와 미국 유수 대학에서 MBA를 받고 미국의 한 명품 소비재회사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뛰어난 업무 능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는 기본. 다년간의 외국생활을 통해 유창한 영어 실력까지 갖췄다. 하지만 L씨에 대해 평판조회를 실시한 결과는 이와 딴판이었다. 사생활이 복잡한 데다 사내에서 직원들과 불화가 잦아 같이 일했던 사람 대부분이 그를 좋지 않게 기억하는 것이다.
두 번째 후보자 K씨. 대학과 대학원을 모두 국내에서 졸업한 순수 국내파로 인간관계가 무척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와 함께 일했던 사람은 하나같이 업무능력보다 털털하고 인간적인 성격을 먼저 떠올렸다.

* 임정우 대표는 대기업 인사부장 출신 헤드헌터로 각종 초청강연과 칼럼 연재를 하는 커리어 컨설팅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