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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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일월산과 수하계곡

얼굴 붉힌 가을 속살 내 마음 훔쳐갔네

  • 글·사진=양영훈 한국여행작가협회 총무 blog.empas.com/ travelmaker

    입력2006-10-04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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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양 일월산과 수하계곡

    수하청소년수련원 부근에 위치한 수하계곡 풍경.

    영양군은 경북의 삼수갑산이다. 우람한 산봉우리들이 사방에 솟아 있어 마치 강원도 첩첩산중 같은 느낌을 준다. 평지가 드물고 산이 높아 주민들은 논농사보다는 밭농사에 거의 의존한다. 특히 고추농사를 많이 짓는다. 전국 최고인 영양고추는 맵지만 달고 껍질이 두꺼워 최상품으로 대접받는다.

    영양고추가 전국적 명성을 구가하지만 정작 영양고추의 고향 영양군에 가봤다는 사람은 흔치 않다. 유명 관광지도 별로 없거니와 지금까지도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릴 만큼 오지로만 알려져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지다운 오지가 드문 오늘날에는 영양 땅의 때묻지 않은 자연과 인정이야말로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관광자원이다. 특히 가을빛 짙은 10월 중하순에 영양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면, 누구나 탄성을 연발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이 줄지어 나타난다. 설악산이나 내장산처럼 마음보다 눈을 먼저 훔치는 단풍이 아니라, 오래도록 가슴에 여운을 남길 단풍숲이 발길 닿는 곳곳마다 형성돼 있다.

    단풍 고운 가을날 풍광과 정취를 맛보기 위해 영양 땅을 찾았다면 먼저 일월산(1218m)에 올라야 한다. 태백산맥 남쪽 끝에 위치한 일월산은 산세가 크고 듬직하며, 활엽수림이 매우 울창하다. 봄에는 산나물이 많이 나고, 여름에는 녹음이 밀림처럼 우거지며, 가을에는 오색찬란한 단풍빛이 황홀하다. 더군다나 정상 가까이까지 찻길이 뚫려 있어 오르내리기도 수월하다.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시야가 훤히 트여 있다. 겹겹이 쌓인 산줄기와 아스라한 동해의 수평선 위로 해와 달이 둥실 떠오르는 광경을 지켜볼 수 있어 일월산(日月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일월산은 무속인들 사이에서 태백산 못지않게 신령스러운 곳으로 여겨진다. 태백산 가랑이 부분에 해당된다는 일월산은 음기가 매우 강한 여산(女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매달 그믐날 내림굿을 하면 점괘가 신통해진다고 한다.

    영양군 일월면과 수비면 일대는 경북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손꼽힌다. 워낙 산세가 우람하고 골짜기가 깊어서 인구도 아주 적은 편이다. 숲은 원시림처럼 울창하고, 계곡물은 유리처럼 투명해서 속이 훤히 비친다. 또한 왕복 2차선 포장도로인 917번 지방도가 수하계곡의 물길을 따라 이어지기 때문에 단풍철의 드라이브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여행정보(지역번호 054)

    숙박 수비면 수하계곡 수하청소년수련원(683-8987)에는 다양한 형태와 수준의 숙박시설이 두루 갖춰져 있다. 단체실은 8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고, 가족관은 7~14평형이다. 수비면 신원리에는 산림청 직영의 검마산자연휴양림(682-9009)이 있다. 사계절 가족휴양지로 제격이다. 그밖에 영양 읍내에는 신라장(683-3284), 목화장(683-1514), 궁전장(682-6964) 등 모텔과 여관이 많다.

    맛집 일원산이나 수하계곡 근방에서는 수비면 발리의 강천숯불갈비(682-9043) 이외에 추천할 만한 음식점이 없다. 영양 읍내에서는 맘포식당(683-2329)과 삼원가든(682-5858)이 소문난 맛집이다. 특히 읍내 복개도로 옆에 위치한 맘포식당은 가을철이면 자연산 송이버섯을 푸짐하게 곁들인 송이버섯불고기도 선보인다. 입암면 선바위 관광지 영양고추홍보전시관 앞에 자리한 선바위식당(682-7429)은 산채비빔밥과 산채정식이 일품이다.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풍기IC(5번 국도)→영주(36번 국도)→봉화→노루재터널 입구 삼거리(31번 국도, 영양 방면)→봉화터널→영양터널(터널 입구의 오른쪽 도로가 일월산 정상 가는 길)→용화선녀탕 입구→일월산자생화공원→문암삼거리(88번 국도, 좌회전)→수비면 소재지(좌회전, 917번 지방도)→수하계곡→문암삼거리(31번 국도)→영양읍→월전삼거리(우회전, 34번 국도)→진보→안동→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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