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446번 지방도. 최고의 단풍 드라이브 코스로 꼽을 만하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명산들 중에서는 드물게도 오대산 공원구역의 남북을 관통하는 도로가 개설돼 있다. 446번 지방도다. 오대산 월정사 동구 밖 병안삼거리에서 시작하여 오대산을 관통해 홍천군 내면 명개리로 빠지는 길이다. 명산 오대산과 청정하천 내린천, 심산유곡 미산계곡을 모두 껴안은 셈이다. 명개리에서 잠시 56번 국도와 합류한 이 길은 내면 원당삼거리부터 다시 홀로 내린천을 따라가며 미산계곡을 가로지른다. 길이 지나는 곳은 대체로 산이 높고 골이 깊어 숲도 좋다. 숲이 좋으면 단풍도 고운 것은 당연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풍의 눈부신 향연이다.
상원사 입구 주차장에서 명개리 매표소까지의 오대산 숲길은 446번 지방도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30km쯤 이어지는 오대산 숲길은 전나무, 단풍나무, 참나무, 자작나무 등이 빽빽하게 들어찬 숲과 전망 좋은 산허리를 굽이굽이 돌아간다. 활활 타오르는 단풍길과 온 산자락을 강렬한 원색으로 물들인 단풍숲도 조망할 수 있다. 산꼭대기에서 아래쪽 골짜기에 이르기까지 고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자연의 색조가 기막히게 아름답다. 더욱이 길은 너무 더디거나 빠르지 않게 달릴 수 있는 흙길이어서 대자연과 내가 하나 된 듯한 일체감을 느끼게 한다. 천년고찰 월정사와 문수신앙의 중심사찰 상원사, 그리고 너와지붕의 북대 미륵암을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이 길만의 매력이다.
내면 명개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곧장 56번 국도의 구룡령 고갯길에 들어선다. 이 고갯길도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화려한 단풍을 자랑한다. 명개삼거리에서 원당삼거리까지 56번 국도변에는 유난히 굵은 적송이 많다.
446번 지방도는 원당삼거리에서 56번 국도를 벗어나 내린천 물길과 나란히 달린다. 우리나라에서 제일로 청정한 내린천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지는 듯하다. 길과 계곡 양쪽에는 소나무와 단풍숲이 뒤섞여 있어 단풍빛이 더욱 선명하다. 가다 쉬고, 또 가다 쉬며 한없이 달리고픈 가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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