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vs 네덜란드 ● 시간 15:00(한국 22:00) ● 장소 라이프치히
#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참가 횟수 : 8회(유고슬라비아 시절 7회 포함)。최고 성적 : 4강(1930, 62년)。FIFA 랭킹 : 46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 네덜란드。참가 횟수 : 8회。최고 성적 : 준우승(1974, 78년)。FIFA 랭킹 : 3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2002년 한일월드컵에 초대받지 못한 동·서유럽의 전통 강호 ‘발칸의 푸른 군단’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이하 세르비아)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똑같이 8년 만에 월드컵 본선무대에 나서 첫 상대로 만난다. 1930년 월드컵 원년 4강까지 올랐던 유고슬라비아는 1990년대 연방 분리 이후 신유고 연방이라는 국명을 거쳐 2003년부터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라는 새 이름으로 국제무대에 나섰고, 이번 네덜란드전은 월드컵에서의 새 출발을 알리는 첫 경기다.
유고 축구의 법통을 이어받은 세르비아는 67년 네덜란드와 처음 대결한 이후 3승1무5패로 열세다. 76년 유럽선수권에서 3대 2 석패를 시작으로 연속패로 5패를 당했다. 특히 98년 프랑스월드컵 16강전에서 2대 1로 패한 뒤 유로2000에서 설욕을 별렀으나 클루이베르트에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6대 1로 참패했다. 세르비아로 새 출발한 이후 최다골차 패배였으니 이번 결전은 4년 만의 복수혈전인 셈이다.
무엇보다 양팀 사령탑이 만들어낸 팀 컬러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창과 방패의 격돌로 집약된다. 코치로서 98년 월드컵 때 산트라치 감독을 도와 유고를 10위로 이끈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지휘봉을 놓았으나 2003년 다시 대권을 잡아 철옹성 수비벽을 구축했다. 유럽 지역예선 7조에서 6승4무, 단 1실점으로 본선 직행 티켓을 따냈다. 대륙별 예선 최소 실점팀.
페트코비치 감독이 “단연 세계 최고선수들”이라고 칭찬하는 골키퍼 드라고슬라프 예브리치를 비롯해 좌우 풀백 이바카 드라구티노비치, 고란 가브란치치, 센터백 네마냐 비디치, 믈라덴 크르스타이비치 등이 철벽 포백 수비라인을 구축한다. 그는 “세르비아란 나라가 여전히 세계 지도상에 살아 있음을 보여주자”고 선수들을 독려한다. 단, 유럽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퇴장당해 본선 첫 경기에 결장하는 비디치의 백업 요원으로 누구를 세울지가 수비 조직력의 변수.
네덜란드는 ‘전원 공격 전원 수비’라는 토털사커의 전통 아래 매우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나라로 정평이 나 있다. 네덜란드가 독일이나 이탈리아처럼 빗장수비로 뒷문을 걸어 잠그는 ‘수비 실용주의’로 나섰더라면 오렌지 군단의 ‘월드컵 무관’ 역사는 벌써 달라졌을 거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월드컵 첫 우승에 도전하는 지휘관은 천재 공격수 출신의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 네덜란드가 거머쥔 유일한 메이저 타이틀인 88년 유럽선수권 우승의 주역이자 리그 280경기에서 218골을 기록했던 골게터다. 94년 미국월드컵 직전 무릎 부상이 재발해 31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한 뒤 축구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2003년 지도자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유로2004 결승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딕 아드보카트 감독(현 한국대표팀 감독)의 후임으로 ‘튤립 전사’들의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단행, 유럽 예선서 가장 좋은 승률(91.7%, 1조 1위 10승2무)로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었다. 4-3-3 포메이션에서는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로 꼽히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아르옌 로벤-디르크 카이트의 트리오를 앞세워 화려한 공격축구를 선보인다.
네덜란드는 74년 독일월드컵부터 본선 첫 경기에서 5연속 무패행진(3승2무)을 지켜온 반면, 세르비아는 58년 스웨덴월드컵부터 첫 경기에서 5연속 무승(3무2패)에 허덕이다 98년 이란을 1대 0으로 잡고 첫 경기 징크스를 떨쳐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인 만큼 중원의 필드사령관인 데얀 스탄코비치(세르비아)와 라파엘 반 데 바르트가 서로 얼마만큼 공수의 무게중심을 잡을지가 관심거리다.
빅리그서 잔뼈 굵은 실력
데얀 스탄코비치(세르비아) 빅리그 경험이 가장 풍부한 플레이메이커다. 20세에 출전한 98년 월드컵 이후 이탈리아 라치오에서 6시즌, 이번 시즌부터 인터밀란에서 중앙, 측면 미드필더로 전천후 활약을 펼쳐왔다. 패스나 킥 능력이 탁월한 데다 희생정신과 수비능력까지 겸비해 공격의 도화선 구실을 하는 중추신경. 지역예선 9경기에 출전해 2골 기록.
정통파 필드사령관 명성
라파엘 반 데 바르트(네덜란드·오른쪽) 17세 때부터 아약스의 주전으로 도약해 플레이메이커로 급성장했다. 대표팀에서는 유로2004 때부터 주전으로 나섰다. 넓은 시야와 왼발을 위주로 한 날카로운 침투패스, 공격속도 조절능력 등을 고루 갖춰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파 필드사령관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지역예선 9경기에 나서 2골을 기록했다.
● 멕시코 vs 이란 ● 시간 18:00(한국 01:00) ● 장소 뉘른베르크
#멕시코。참가 횟수 : 13회。최고 성적 : 8강(1970, 86년)。FIFA 랭킹 : 6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 이란。참가 횟수 : 3회。최고 성적 : 조별리그 。FIFA 랭킹 : 22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죽음의 조’로 지목받은 C조와 달리 ‘최상의 조’로 꼽히는 D조의 첫 경기다. 월드컵 본선에 13번째로 출격하는 단골손님 멕시코의 ‘아스테크 전사’들과 1978, 98년에 이어 본선무대에 세 번째로 나서는 이란의 ‘페르시아 전사’들이 특출한 강호도 없고 특별한 약체도 없는 행운의 D조 무대에서 승점 3을 위한 기선잡기에 총력전을 펼친다.
먼저 눈여겨볼 것은 분위기다. 이란은 홈그라운드나 마찬가지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만도 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메디 마다비키아(함부르크), 페리둔 잔디(카이저스라우테른), 모하람 나비드키아(보쿰) 등의 미드필더들에다 공격수 바히드 하세미안(하노버)을 합쳐 5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해외파가 거의 독일파다. 또한 이란계 이민자들이 독일에 유독 많아 응원 또한 열성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이들 독일파를 내세워 하레드 보르헤티(볼턴)와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바르셀로나) 등 유럽파가 몇 명 되지 않는 멕시코를 압박해 들어가며 주도권 장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첫판에서 정공법으로 승점 3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지난해 FIFA(국제축구연맹) 순위 5~8위의 위상에다 월드컵 통산 순위 13위(10승11무20패)의 관록으로 톱시드 배정을 받은 만큼 자신감이 높다. 북중미 지역예선에서 보여준 공격수 면면을 봐도 그렇다. 보르헤티는 예선 14경기에서 14골, 하이메 로사리오는 11경기에서 11골, 호세 폰세카는 11경기에서 10골을 퍼부었다. 팀이 기록한 67골 중 절반이 넘는 골을 이 공격 트리오가 거둬들였다. 대륙별 예선 최다골 팀(평균 3.72골)답게 막강 화력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팀보다 높다.
이에 대해 이란은 37세의 노장 골게터 알리 다에이를 앞세워 맞불을 놓는다. 아시아 지역예선 10경기에서 9골을 기록, 아시아 지역예선 득점 1위를 기록한 골게터이며 세계 A매치 최다 골게터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의 첫 장을 열어젖힌다.
멕시코가 그동안 이란과 격돌한 것은 한 번뿐. 2000년 1월 미국 오클랜드서 벌어진 친선경기에서 2대 1로 이겼다. 당시 멕시코의 에르난데스와 블랑코가 전반 3분, 18분 연속골을 넣어 승기를 잡았고 이란은 다에이가 전반 26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당시 뛰었던 멤버 중에서 이란은 다에이와 마다비키아, 멕시코는 블랑코·오소리노·토라도 등이 이번 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아시아 팀과 두 차례 대결했는데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일본을 2대 1로 꺾었으나 2월 미국서 벌어진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는 1대 0으로 패했다. 멕시코는 역대 월드컵에서 86년 이라크에 1대 0 승, 98년 한국에 3대 1 역전승을 거둬 아시아 팀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이란은 2002년 한일 한일월드컵 예선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아일랜드에 1승1패, 골득실로 탈락한 이후 북중미 팀과는 두 차례 대결을 벌여 2004년 파나마전 1대 0 승, 3월 코스타리카전 3대 2 승을 거둬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란은 미드필드와 수비의 핵인 네쿠남과 골모함마디가 지역예선 최종전 경고 누적으로 본선 첫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전력의 마이너스 요인이다.
멕시코 선수들이 라틴축구 특유의 다혈질적인 요소가 있고, 이란 선수들 또한 20대 초반의 혈기 넘치는 신예가 많아 이번 대회부터 엄격하게 적용키로 한 8대 반칙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거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할 경우 의외로 난타전이 벌어질 공산도 크다.
각각 북중미, 아시아 지역예선 득점왕 하레드 보르헤티와 알리 다에이가 펼치는 노장 골게터 대결은 첫 승의 향배만큼이나 큰 관심을 끈다. 누가 기선을 제압할 것인가.
공중볼 결정 능력 탁월
하레드 보르헤티(멕시코) 북중미 지역예선에서 경기당 꼭 한 골씩을 넣어 14골로 대륙별 예선 최다골을 기록한 특급 골게터. 2005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3골로 준우승을 이끌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2골을 기록.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에 진출한 뒤 조커로 나서 골사냥은 기대에 못 미쳤다. 스피드는 처지지만 공중볼을 결정짓는 능력이 탁월하다.
A매치 100골 사나이
알리 다에이(이란) FIFA가 공인한 세계 A매치 최다 골게터. 1993년 이란 대표로 데뷔해 3월1일 코스타리카전까지 A매치에 145회 출전해 109골을 기록. 세계 유일의 100골 고지를 넘은 그가 월드컵에서 넣는 골은 모두 세계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다. 지역예선 10경기에서 9골을 폭발시켰다. 98년 미국월드컵에서 무득점에 그쳐 은퇴무대가 될 이번 월드컵에서‘유종의 골’을 노린다.
● 앙골라 vs 포르투갈 ● 시간 21:00(한국 04:00) ● 장소 쾰른
# 앙골라。참가 횟수 : 첫 출전。최고 성적 : 첫 출전。FIFA 랭킹 : 58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 포르투갈。참가 횟수 : 4회。최고 성적 : 3위(1966년)。FIFA 랭킹 : 8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제2의 세네갈’을 꿈꾸는 앙골라의 돌풍이 첫판부터 휘몰아칠 것인가. 아니면 이베리아의 강호 포르투갈이 낙승으로 전설적인 영웅 에우제비오가 이끌었던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3위 신화를 재현하기 위한 힘찬 진군을 시작할 것인가.
앙골라는 2002 한일월드컵의 세네갈을 벤치마킹하고자 한다. 당시 개막전에서 월드컵 처녀 출전국 세네갈이 자신들을 식민통치했던 프랑스를 1대 0으로 침몰시키며 피지배의 한을 떨쳐내고 8강 위업까지 달성했던 사건이 앙골라 전사들에게는 강한 전의를 불러일으킨다.
앙골라는 19세기 말부터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아오다 1975년 독립을 이뤘다. 그러나 이후에도 정치 갈등과 내전에 휩싸이다 2002년 완전 휴전협정이 이뤄지면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 앙골라가 사상 처음으로 밟은 월드컵 본선무대 첫 경기에서 자신들을 식민통치했던 포르투갈과 운명적인 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프랑스리그에서 차출된 선수들로 검은 돌풍을 일으켰던 4년 전의 세네갈처럼 유럽파가 많지는 않지만 애국심과 그에 기반한 응집력은 매우 큰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축구로 식민지 역사를 청산하려는 의지는 정신력을 강하게 무장시킨다.
제2의 세네갈 돌풍을 노리는 앙골라지만 그간의 A매치 결과로 보면 과연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얼마만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앙골라가 1977년 A매치 무대에 나선 이후 올 3월까지 아프리카 이외의 국가와 공식적으로 치른 A매치가 6경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 더욱 그렇다. 1977년, 87년 홈에서 쿠바와 두 차례 대결해 2연승을 거뒀고 89년, 2001년 포르투갈 원정에서 2연패를 당했다. 그러고는 사상 첫 본선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뒤 지난해 11월과 올 3월 각각 일본, 한국 원정경기에서 1대 0으로 패했다.
앙골라는 89년 포르투갈에 6대 0으로 대패했는데 77년 앙골라가 처음 A매치 무대에 등장한 이후 최다골 차 패배다. 포르투갈 입장에선 아프리카팀을 상대로 한 최다골 차 승리였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1월에도 앙골라 선수들이 대거 퇴장당하는 가운데 누누 고메스(2골)를 포함해 루이스 피구, 조르제 안드라데, 보아 모르테 등 이번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주전들이 릴레이포를 명중시키며 앙골라를 5대 1로 대파했다.
게다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아프리카팀과 두 차례 격돌해 2000년 10월 튀니지와 1대 1로 비긴 뒤 지난해엔 이집트를 2대 0으로 완파해 자신감이 높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 포르투갈이 이긴 두 팀은 사하라 이북의 아랍권 국가로서 흑인 특유의 탄력축구가 강점인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팀과는 스타일이 다소 다르다.
4-4-2 포메이션을 기본 꼴로 해 빠른 역습으로 승부를 거는 앙골라는 스트라이커 페드로 만토라스(벤피카)를 비롯해 포르투갈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 6명을 중심으로 포르투갈의 막강 화력에 맞불을 놓는다. 흑인 특유의 유연성을 앞세워 포르투갈의 4-2-3-1 전형의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다.
앙골라에는 백인 선수도 있다. 포르투갈 2부 바르징에서 뛰고 있는 페드로 페게이레두는 포르투갈인 부모를 둔 앙골라 태생의 플레이메이커. 부모의 조국을 상대로 운명의 대결을 벌이는 선수는 골키퍼 조앙 히카르두도 마찬가지다.
팀 내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인 파울레타와 파브리세 아크와 간의 격돌이 아무래도 가장 먼저 챙겨봐야 할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동물적인 골 감각 압권
파브리세 아크와(앙골라) 주장이자 앙골라 최고의 스타. 지역예선 8경기에서 5골로 팀 내 최다골을 기록한 톱 스트라이커다. 1994년 포르투갈 벤피카에서 데뷔했고, 98-99 카타르리그 득점왕(11골)을 차지했다. 폭발적인 스피드의 드리블로 공간을 파괴하는 능력과 페널티에어리어에서의 발리킥과 터닝슛이 일품이다. 동물적인 골 감각이 압권이다.
유럽예선 최다 득점포
파울레타(포르투갈) 유럽 지역예선 최다득점자(12경기에서 11골). 스페인 데포르티보를 거쳐 2001년 프랑스에 진출한 뒤 보르도, 파리 생제르망에서 총 110골을 터뜨리며 6시즌 연속 골 랭킹 4위 안에 들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폴란드전에서 해트트릭으로 1승을 견인. 에우제비오의 포르투갈 A매치 최다골(41골) 전설을 지난해 넘어섰다. 집중 마크를 받을 때가 문제다.
#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참가 횟수 : 8회(유고슬라비아 시절 7회 포함)。최고 성적 : 4강(1930, 62년)。FIFA 랭킹 : 46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 네덜란드。참가 횟수 : 8회。최고 성적 : 준우승(1974, 78년)。FIFA 랭킹 : 3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2002년 한일월드컵에 초대받지 못한 동·서유럽의 전통 강호 ‘발칸의 푸른 군단’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이하 세르비아)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똑같이 8년 만에 월드컵 본선무대에 나서 첫 상대로 만난다. 1930년 월드컵 원년 4강까지 올랐던 유고슬라비아는 1990년대 연방 분리 이후 신유고 연방이라는 국명을 거쳐 2003년부터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라는 새 이름으로 국제무대에 나섰고, 이번 네덜란드전은 월드컵에서의 새 출발을 알리는 첫 경기다.
유고 축구의 법통을 이어받은 세르비아는 67년 네덜란드와 처음 대결한 이후 3승1무5패로 열세다. 76년 유럽선수권에서 3대 2 석패를 시작으로 연속패로 5패를 당했다. 특히 98년 프랑스월드컵 16강전에서 2대 1로 패한 뒤 유로2000에서 설욕을 별렀으나 클루이베르트에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6대 1로 참패했다. 세르비아로 새 출발한 이후 최다골차 패배였으니 이번 결전은 4년 만의 복수혈전인 셈이다.
무엇보다 양팀 사령탑이 만들어낸 팀 컬러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창과 방패의 격돌로 집약된다. 코치로서 98년 월드컵 때 산트라치 감독을 도와 유고를 10위로 이끈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지휘봉을 놓았으나 2003년 다시 대권을 잡아 철옹성 수비벽을 구축했다. 유럽 지역예선 7조에서 6승4무, 단 1실점으로 본선 직행 티켓을 따냈다. 대륙별 예선 최소 실점팀.
페트코비치 감독이 “단연 세계 최고선수들”이라고 칭찬하는 골키퍼 드라고슬라프 예브리치를 비롯해 좌우 풀백 이바카 드라구티노비치, 고란 가브란치치, 센터백 네마냐 비디치, 믈라덴 크르스타이비치 등이 철벽 포백 수비라인을 구축한다. 그는 “세르비아란 나라가 여전히 세계 지도상에 살아 있음을 보여주자”고 선수들을 독려한다. 단, 유럽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퇴장당해 본선 첫 경기에 결장하는 비디치의 백업 요원으로 누구를 세울지가 수비 조직력의 변수.
네덜란드는 ‘전원 공격 전원 수비’라는 토털사커의 전통 아래 매우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나라로 정평이 나 있다. 네덜란드가 독일이나 이탈리아처럼 빗장수비로 뒷문을 걸어 잠그는 ‘수비 실용주의’로 나섰더라면 오렌지 군단의 ‘월드컵 무관’ 역사는 벌써 달라졌을 거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월드컵 첫 우승에 도전하는 지휘관은 천재 공격수 출신의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 네덜란드가 거머쥔 유일한 메이저 타이틀인 88년 유럽선수권 우승의 주역이자 리그 280경기에서 218골을 기록했던 골게터다. 94년 미국월드컵 직전 무릎 부상이 재발해 31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한 뒤 축구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2003년 지도자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유로2004 결승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딕 아드보카트 감독(현 한국대표팀 감독)의 후임으로 ‘튤립 전사’들의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단행, 유럽 예선서 가장 좋은 승률(91.7%, 1조 1위 10승2무)로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었다. 4-3-3 포메이션에서는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로 꼽히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아르옌 로벤-디르크 카이트의 트리오를 앞세워 화려한 공격축구를 선보인다.
네덜란드는 74년 독일월드컵부터 본선 첫 경기에서 5연속 무패행진(3승2무)을 지켜온 반면, 세르비아는 58년 스웨덴월드컵부터 첫 경기에서 5연속 무승(3무2패)에 허덕이다 98년 이란을 1대 0으로 잡고 첫 경기 징크스를 떨쳐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인 만큼 중원의 필드사령관인 데얀 스탄코비치(세르비아)와 라파엘 반 데 바르트가 서로 얼마만큼 공수의 무게중심을 잡을지가 관심거리다.
빅리그서 잔뼈 굵은 실력
데얀 스탄코비치(세르비아) 빅리그 경험이 가장 풍부한 플레이메이커다. 20세에 출전한 98년 월드컵 이후 이탈리아 라치오에서 6시즌, 이번 시즌부터 인터밀란에서 중앙, 측면 미드필더로 전천후 활약을 펼쳐왔다. 패스나 킥 능력이 탁월한 데다 희생정신과 수비능력까지 겸비해 공격의 도화선 구실을 하는 중추신경. 지역예선 9경기에 출전해 2골 기록.
정통파 필드사령관 명성
라파엘 반 데 바르트(네덜란드·오른쪽) 17세 때부터 아약스의 주전으로 도약해 플레이메이커로 급성장했다. 대표팀에서는 유로2004 때부터 주전으로 나섰다. 넓은 시야와 왼발을 위주로 한 날카로운 침투패스, 공격속도 조절능력 등을 고루 갖춰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파 필드사령관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지역예선 9경기에 나서 2골을 기록했다.
● 멕시코 vs 이란 ● 시간 18:00(한국 01:00) ● 장소 뉘른베르크
#멕시코。참가 횟수 : 13회。최고 성적 : 8강(1970, 86년)。FIFA 랭킹 : 6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 이란。참가 횟수 : 3회。최고 성적 : 조별리그 。FIFA 랭킹 : 22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죽음의 조’로 지목받은 C조와 달리 ‘최상의 조’로 꼽히는 D조의 첫 경기다. 월드컵 본선에 13번째로 출격하는 단골손님 멕시코의 ‘아스테크 전사’들과 1978, 98년에 이어 본선무대에 세 번째로 나서는 이란의 ‘페르시아 전사’들이 특출한 강호도 없고 특별한 약체도 없는 행운의 D조 무대에서 승점 3을 위한 기선잡기에 총력전을 펼친다.
먼저 눈여겨볼 것은 분위기다. 이란은 홈그라운드나 마찬가지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만도 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메디 마다비키아(함부르크), 페리둔 잔디(카이저스라우테른), 모하람 나비드키아(보쿰) 등의 미드필더들에다 공격수 바히드 하세미안(하노버)을 합쳐 5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해외파가 거의 독일파다. 또한 이란계 이민자들이 독일에 유독 많아 응원 또한 열성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이들 독일파를 내세워 하레드 보르헤티(볼턴)와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바르셀로나) 등 유럽파가 몇 명 되지 않는 멕시코를 압박해 들어가며 주도권 장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첫판에서 정공법으로 승점 3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지난해 FIFA(국제축구연맹) 순위 5~8위의 위상에다 월드컵 통산 순위 13위(10승11무20패)의 관록으로 톱시드 배정을 받은 만큼 자신감이 높다. 북중미 지역예선에서 보여준 공격수 면면을 봐도 그렇다. 보르헤티는 예선 14경기에서 14골, 하이메 로사리오는 11경기에서 11골, 호세 폰세카는 11경기에서 10골을 퍼부었다. 팀이 기록한 67골 중 절반이 넘는 골을 이 공격 트리오가 거둬들였다. 대륙별 예선 최다골 팀(평균 3.72골)답게 막강 화력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팀보다 높다.
이에 대해 이란은 37세의 노장 골게터 알리 다에이를 앞세워 맞불을 놓는다. 아시아 지역예선 10경기에서 9골을 기록, 아시아 지역예선 득점 1위를 기록한 골게터이며 세계 A매치 최다 골게터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의 첫 장을 열어젖힌다.
멕시코가 그동안 이란과 격돌한 것은 한 번뿐. 2000년 1월 미국 오클랜드서 벌어진 친선경기에서 2대 1로 이겼다. 당시 멕시코의 에르난데스와 블랑코가 전반 3분, 18분 연속골을 넣어 승기를 잡았고 이란은 다에이가 전반 26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당시 뛰었던 멤버 중에서 이란은 다에이와 마다비키아, 멕시코는 블랑코·오소리노·토라도 등이 이번 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아시아 팀과 두 차례 대결했는데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일본을 2대 1로 꺾었으나 2월 미국서 벌어진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는 1대 0으로 패했다. 멕시코는 역대 월드컵에서 86년 이라크에 1대 0 승, 98년 한국에 3대 1 역전승을 거둬 아시아 팀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이란은 2002년 한일 한일월드컵 예선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아일랜드에 1승1패, 골득실로 탈락한 이후 북중미 팀과는 두 차례 대결을 벌여 2004년 파나마전 1대 0 승, 3월 코스타리카전 3대 2 승을 거둬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란은 미드필드와 수비의 핵인 네쿠남과 골모함마디가 지역예선 최종전 경고 누적으로 본선 첫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전력의 마이너스 요인이다.
멕시코 선수들이 라틴축구 특유의 다혈질적인 요소가 있고, 이란 선수들 또한 20대 초반의 혈기 넘치는 신예가 많아 이번 대회부터 엄격하게 적용키로 한 8대 반칙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거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할 경우 의외로 난타전이 벌어질 공산도 크다.
각각 북중미, 아시아 지역예선 득점왕 하레드 보르헤티와 알리 다에이가 펼치는 노장 골게터 대결은 첫 승의 향배만큼이나 큰 관심을 끈다. 누가 기선을 제압할 것인가.
공중볼 결정 능력 탁월
하레드 보르헤티(멕시코) 북중미 지역예선에서 경기당 꼭 한 골씩을 넣어 14골로 대륙별 예선 최다골을 기록한 특급 골게터. 2005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3골로 준우승을 이끌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2골을 기록.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에 진출한 뒤 조커로 나서 골사냥은 기대에 못 미쳤다. 스피드는 처지지만 공중볼을 결정짓는 능력이 탁월하다.
A매치 100골 사나이
알리 다에이(이란) FIFA가 공인한 세계 A매치 최다 골게터. 1993년 이란 대표로 데뷔해 3월1일 코스타리카전까지 A매치에 145회 출전해 109골을 기록. 세계 유일의 100골 고지를 넘은 그가 월드컵에서 넣는 골은 모두 세계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다. 지역예선 10경기에서 9골을 폭발시켰다. 98년 미국월드컵에서 무득점에 그쳐 은퇴무대가 될 이번 월드컵에서‘유종의 골’을 노린다.
● 앙골라 vs 포르투갈 ● 시간 21:00(한국 04:00) ● 장소 쾰른
# 앙골라。참가 횟수 : 첫 출전。최고 성적 : 첫 출전。FIFA 랭킹 : 58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 포르투갈。참가 횟수 : 4회。최고 성적 : 3위(1966년)。FIFA 랭킹 : 8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제2의 세네갈’을 꿈꾸는 앙골라의 돌풍이 첫판부터 휘몰아칠 것인가. 아니면 이베리아의 강호 포르투갈이 낙승으로 전설적인 영웅 에우제비오가 이끌었던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3위 신화를 재현하기 위한 힘찬 진군을 시작할 것인가.
앙골라는 2002 한일월드컵의 세네갈을 벤치마킹하고자 한다. 당시 개막전에서 월드컵 처녀 출전국 세네갈이 자신들을 식민통치했던 프랑스를 1대 0으로 침몰시키며 피지배의 한을 떨쳐내고 8강 위업까지 달성했던 사건이 앙골라 전사들에게는 강한 전의를 불러일으킨다.
앙골라는 19세기 말부터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아오다 1975년 독립을 이뤘다. 그러나 이후에도 정치 갈등과 내전에 휩싸이다 2002년 완전 휴전협정이 이뤄지면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 앙골라가 사상 처음으로 밟은 월드컵 본선무대 첫 경기에서 자신들을 식민통치했던 포르투갈과 운명적인 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프랑스리그에서 차출된 선수들로 검은 돌풍을 일으켰던 4년 전의 세네갈처럼 유럽파가 많지는 않지만 애국심과 그에 기반한 응집력은 매우 큰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축구로 식민지 역사를 청산하려는 의지는 정신력을 강하게 무장시킨다.
제2의 세네갈 돌풍을 노리는 앙골라지만 그간의 A매치 결과로 보면 과연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얼마만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앙골라가 1977년 A매치 무대에 나선 이후 올 3월까지 아프리카 이외의 국가와 공식적으로 치른 A매치가 6경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 더욱 그렇다. 1977년, 87년 홈에서 쿠바와 두 차례 대결해 2연승을 거뒀고 89년, 2001년 포르투갈 원정에서 2연패를 당했다. 그러고는 사상 첫 본선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뒤 지난해 11월과 올 3월 각각 일본, 한국 원정경기에서 1대 0으로 패했다.
앙골라는 89년 포르투갈에 6대 0으로 대패했는데 77년 앙골라가 처음 A매치 무대에 등장한 이후 최다골 차 패배다. 포르투갈 입장에선 아프리카팀을 상대로 한 최다골 차 승리였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1월에도 앙골라 선수들이 대거 퇴장당하는 가운데 누누 고메스(2골)를 포함해 루이스 피구, 조르제 안드라데, 보아 모르테 등 이번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주전들이 릴레이포를 명중시키며 앙골라를 5대 1로 대파했다.
게다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아프리카팀과 두 차례 격돌해 2000년 10월 튀니지와 1대 1로 비긴 뒤 지난해엔 이집트를 2대 0으로 완파해 자신감이 높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 포르투갈이 이긴 두 팀은 사하라 이북의 아랍권 국가로서 흑인 특유의 탄력축구가 강점인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팀과는 스타일이 다소 다르다.
4-4-2 포메이션을 기본 꼴로 해 빠른 역습으로 승부를 거는 앙골라는 스트라이커 페드로 만토라스(벤피카)를 비롯해 포르투갈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 6명을 중심으로 포르투갈의 막강 화력에 맞불을 놓는다. 흑인 특유의 유연성을 앞세워 포르투갈의 4-2-3-1 전형의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다.
앙골라에는 백인 선수도 있다. 포르투갈 2부 바르징에서 뛰고 있는 페드로 페게이레두는 포르투갈인 부모를 둔 앙골라 태생의 플레이메이커. 부모의 조국을 상대로 운명의 대결을 벌이는 선수는 골키퍼 조앙 히카르두도 마찬가지다.
팀 내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인 파울레타와 파브리세 아크와 간의 격돌이 아무래도 가장 먼저 챙겨봐야 할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동물적인 골 감각 압권
파브리세 아크와(앙골라) 주장이자 앙골라 최고의 스타. 지역예선 8경기에서 5골로 팀 내 최다골을 기록한 톱 스트라이커다. 1994년 포르투갈 벤피카에서 데뷔했고, 98-99 카타르리그 득점왕(11골)을 차지했다. 폭발적인 스피드의 드리블로 공간을 파괴하는 능력과 페널티에어리어에서의 발리킥과 터닝슛이 일품이다. 동물적인 골 감각이 압권이다.
유럽예선 최다 득점포
파울레타(포르투갈) 유럽 지역예선 최다득점자(12경기에서 11골). 스페인 데포르티보를 거쳐 2001년 프랑스에 진출한 뒤 보르도, 파리 생제르망에서 총 110골을 터뜨리며 6시즌 연속 골 랭킹 4위 안에 들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폴란드전에서 해트트릭으로 1승을 견인. 에우제비오의 포르투갈 A매치 최다골(41골) 전설을 지난해 넘어섰다. 집중 마크를 받을 때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