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2

2006.04.25

미술시장은 느리다

  • 유진상 계원조형예술대 교수·미술이론

    입력2006-04-24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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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시장은 느리다

    샌프란시스코 국제 아트페어.

    미술품을 통한 투자와 재테크에 목적을 둔 사람들이 요즘 부쩍 아트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술품 투자란 재원을 조성해 미술품을 구입한 뒤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으로, 미술품 투자가 인기 있는 이유는 미술품의 가격이 다른 투자 종목에 비해 빠르게 오르거나 이윤의 폭이 크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거나 부동산 투자도 마땅치 않아 유동자금을 투자할 만한 곳을 찾지 못하는 시기에 많은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 바로 미술품 투자다.

    그러나 미술품 투자에는 몇 가지 고려 사항이 있다. 먼저 미술품 투자는 미술 자체를 애호하는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미술품 가격은 오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가격 상승이 천천히 이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빨리 오른 작품일수록 위험 부담도 크다.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장기간에 걸쳐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으며, 이런 작가들이야말로 투자 가치가 높은 작가들이다. 미술품을 정말 좋아하고 장기간 보유하겠다는 생각이 없다면 미술품 투자는 단타로 이루어지는 투기가 되기 쉽다.

    미술 작품의 구입은 소장자의 안목과 문화적 수준을 드러내는 척도이기도 하다. 투기 목적의 작품매매는 예술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미술시장을 교란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술은 투자자보다는 애호가를 선호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미술시장은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찾는 느린 시장이고, 또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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