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1을 둘 때만 해도 일본의 명인은 세계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이 한국의 소녀기사를 얕보았음에 틀림없다. 당연히 백 ‘가’로 꼬리를 내리리라 여겼을 테고 그러면 흑2에 막겠다는 속셈이었다. 그런데 이것 봐라,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백2로 당차게 덤벼드네…. 그렇다면 흑3, 어디 한번 맛 좀 보여줄까…. 이때 요다 9단의 트레이드마크인 ‘장작패는 타법’으로 반상에 백4가 힘차게 착점되었고, 명인의 표정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백8까지 진행되자 백은 하변의 세력과 자연스레 연결된 반면, 흑은 차단에 나선 석 점이 졸지에 곤마 신세로 몰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