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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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人 3色 고통받는 여성 ‘상처 달래기’

  • 입력2004-10-26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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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人 3色 고통받는 여성 ‘상처 달래기’
    2000년 대학로에 문을 연 뒤 베케트와 체호프의 단막극을 선보여온 ‘단막극장’이 새롭게 변신했다. 지난 겨울 객석과 조명시설을 확충하는 공사를 끝내고 첫 무대로 ‘하이너 뮐러 페스티벌’을 올린 것. 독일 연극계에서 브레히트 이후 가장 주목받은 동독 출신 작가 하이너 뮐러는 우리 관객에게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지만, 폭력의 역사와 성(性)의 문제를 다룬 그의 연극은 우리에게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번 페스티벌의 작품은 어떤 페미니즘 연극보다 더 강하게 여성문제를 터치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폭력으로 점철된 역사에 대한 비판은 결국 고통받고 희생되는 여성에게 그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개된 ‘그림쓰기’가 우선 그렇고, 뮐러 자신의 작가적 고뇌를 담은 ‘햄릿기계’에서 대표적 희생자로 나타나는 오필리어와 여자인 동시에 이방인으로서 이중의 고통을 받는 ‘메데아’의 주제에서도 비관적 역사에 대한 대안을 여성에게서 찾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세 명의 30대 연출가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려 엮은 ‘하이너 뮐러 페스티벌’은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한다. 단편영화가 우리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주었다면, 연극에서는 단막극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3월15일∼4월21일, 문의 : 02-76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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