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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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30대 女風’ 주역

  • < 구미화 기자 > mhkoo@donga.com

    입력2004-10-26 14: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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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가 ‘30대 女風’ 주역
    ”회사에서 연령, 학력, 성별을 파괴해 가며 믿고 맡긴 만큼 최선을 다해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어요.”

    지난 3월18일 세종증권 강변지점에 부임해 증권업계 최초의 30대 여성 지점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김옥순씨(32). 보통 ‘30대 지점장’이라고 하면 30대 후반을 가리키지만 이제 갓 서른둘인 만큼 김씨는 앞으로도 ‘최초’ 타이틀을 몇 개 더 확보할지 알 수 없다.

    금융기관이 최고 직장으로 꼽히던 1989년, 김씨는 서울여상을 졸업하고 당시 고려증권 자금팀에 입사해 1994년 4월 결혼과 함께 직장생활을 접었다. 그러나 집에 들어앉은 지 1년도 채 안 돼 그해 12월 세종증권의 전신인 동아증권 업무팀에 다시 입사했다.

    “일이 체질인가봐요. 집에만 있으니 답답해 못 견디겠더라고요.” 직장생활 복귀 후 친정에 맡긴 아들이 보고 싶어 밤마다 울기도 했지만 김씨는 특유의 적극성으로 1997년 IMF 위기를 겪을 때 영업직으로 전환했다. “10년 가까이 증권 영업을 옆에서 지켜보며 나도 본격적으로 현장에 뛰어들어 일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막상 영업을 시작한 뒤에는 실적에 대한 부담으로 밤잠을 설치고, 잠이 들어도 가위에 눌려 몇 차례씩 깨는 악몽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영업직으로 전환한 뒤 한 번도 휴가를 가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 매일매일의 시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서는 마음놓을 수 없었기 때문. 이런 김씨의 책임감은 고객들에게 ‘언제 전화해도 늘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주가 하락으로 일시 손해를 볼 때도 있었지만 고객들은 김씨의 이런 성실성을 믿고 따라줬다. 이런 책임감과 성실성이 최연소 여성 지점장이 되는 발판을 마련해 준 것. 김씨가 부임한 강변지점은 지점장을 포함해 6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작은 규모다. 지금까지는 주로 사이버 지점 역할만 했으나 앞으로는 일반 지점으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김씨 역시 “주부의 마음을 아는 주부 지점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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