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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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후보들 “YS여, 날 좀 보이소”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4-10-25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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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장 후보들 “YS여, 날 좀 보이소”
    3월25일 오전 7시 부산시 부산진구 성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1시간 동안 배드민턴을 쳤다. 안상영 부산시장, 한나라당 이상희 정의화 의원이 운동장에 나와 YS를 응원했다.

    곧이어 부산 호텔롯데에서 열린 조찬 자리에는 권철현 의원도 합세했다. 이로써 서로 경쟁하고 있는 부산시장 후보 4명이 모두 YS와 나란히 식사를 함께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사실 배드민턴 응원과 조찬은 안시장이 상도동과 ‘단독’으로 접촉해 얻어낸 ‘극비 계획’이었다. 그러나 ‘D-데이’ 이틀 전 권의원 등에게 비밀이 누설되고 말았다. 권의원은 YS와 안시장 단둘이서만 아침을 함께 먹는 장면이 공개되면 한나라당 시장후보 경선을 앞두고 부산 여론이 안시장에게 기울 수 있다고 우려한 듯하다. 권의원은 단독조찬 저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상도동에 ‘재고’를 요청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상도동도 안시장에게만 응원-조찬 기회를 주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부산시장 후보들 “YS여, 날 좀 보이소”
    정의화 의원의 전언에 따르면 “조찬장에선 ‘각하’를 앞에 모셔두고 치열한 ‘농반 진반’의 설전이 오갔다”고 한다. 안시장은 “내가 부산 시정을 잘 꾸려왔다”고 운을 뗐다. 권의원은 “특별히 잘한 것도 없으면서…”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안시장은 “중앙당이 어려운데 서울 가서 당 정상화에나 힘쓰시라”고 의원들에게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출신인 이상희 의원이 한마디하자 권의원은 “내가 시장 되면 부산시청 IT 상임고문으로 모시겠다”고 이의원에게 약속했다. 정의화 의원은 이날 모임 분위기를 정리하면서 “한 달 전 상도동 자택에서 단둘이 만났을 때 YS는 ‘정의화가 부산시장 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매듭지었다.

    노무현 돌풍이 불어닥친 이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한 PK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 민주계 이탈을 걱정한 때문인지 이총재는 2월23일 김혁규 경남지사에게 재공천을 보장하는 듯한 인상이다. 이틀 뒤 부산에서도 YS는 달라진 분위기를 확인했다. YS에겐 싫지 않은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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