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김훈의 ‘흑산’, 뮤지컬 ‘맘마미아’, 영화 ‘최종병기 활’처럼 문학예술 작품의 제목은 비유와 상징을 담는다. 작품의 인물, 배경, 갈등, 시대 의식 등 여러 구성 요소 가운데 한 가지만을 키워드로 제시한다. 하지만 뉴스 제목은 다르다. 신문뉴스, 방송자막뉴스, 인터넷뉴스 등 시사뉴스의 제목은 뉴스 내용 자체를 압축해야 한다. 그래서 작품 제목은 타이틀, 뉴스 제목은 헤드라인이라고 구분한다.
40쪽짜리 종합일간지를 보면 평균 120~150여 개의 크고 작은 기사가 실린다. 사진, 인포그래픽, 일러스트는 별도다. 바쁜 현대인에게는 이 모든 기사를 열람할 시간이 없다. 대부분 ‘헤드라인 소비자’일 뿐이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눈에 띄는 제목만 일별한다. 자기 업무와 관련된 뉴스라며 스크랩할 정도의 독자라면 열혈독자라 할 만하다. 제목 독자를 위해 뉴스 편집자는 한 줄 제목에 뉴스 가치를 압축하려고 머리를 싸맨다. 한 줄 헤드라인이 저널리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도록 문장을 다듬고 추리고 덜어낸다. 단어 하나의 품격으로 뉴스 품격이 달라진다. 한국 사회의 매스미디어는 다양한 이념 스펙트럼을 이루며 좌우에 포진한다. 헤드라인의 뉘앙스에 신문사의 논조를 담는다. 1면 톱뉴스의 첫 제목이 이를 대변한다. 사회 환경을 감시하는 저널리즘의 헤드라인 단어 하나하나가 날카롭고 예민한 이유이기도 하다.
뉴스 제목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요약된 기사여야 한다. 즉, 기사 전체를 서술하는 완전한 문장이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가장 짧은 문장이어야 한다. 편집기자가 생산한 뉴스 헤드라인은 정보 전달, 뉴스 가치, 보도철학을 품는다. 몇몇 신문 헤드라인을 살펴보자.
● ‘잡스, 천국에 로그인’ 디지털시대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의 타계 소식을 멋지게 비유했다. 국적을 초월해 잡스의 명복을 비는 지구인의 마음이 담뿍 담긴 헤드라인이다.
● ‘금융막장…그날 밤, 그들은 사악했다’ 부실 저축은행 임직원은 영업정지 전날 밤, 자신과 관련 있는 계좌에서 예금을 사전 인출했다. 금융계 신뢰 추락을 단적으로 표현한 제목이다.
● ‘그날 경찰은 조폭이 무서웠다’ 권총을 휴대한 인천 경찰이 조직폭력배의 집단난투극을 제압하지 못한 채 수수방관한 사태를 질타했다. 치안담당 경찰관의 무력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 ‘멜로가 별로다’ 최근 한국 멜로영화가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코믹 액션영화가 득세한다. 단어 각운을 맞춰 헤드라인을 여섯 자로 압축했다. 사실 정황은 부제로 풀었다.
● ‘똥지게 짊어진 세종’ SBS 퓨전사극 ‘뿌리깊은 나무’의 인기가 높다. 근엄한 성군 이미지를 벗어던진 세종대왕의 소탈함을 똥지게를 진 사진과 맞물려 간명하게 묘사했다.
그렇다면 어떤 헤드라인을 달아야 할까. 어떤 단어의 조합으로 콘텐츠를 대변할까.
첫째, 본질을 드러내는 키워드를 찾아라. 즉, 주인공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사의 주인공이 정해지면 맛깔스러운 별명을 붙여라. 바로 비유의 메이크업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갈매기’고, SK 와이번스는 ‘연안부두’다. 선거전도 상대편에게 낙인을 찍는 과정이다. 그래서 ‘협찬인생 박원순’ ‘강남공주 나경원’이라는 별명을 서로에게 난사했다.
둘째, 살아 있는 움직임을 담아라. 방어했다는 표현보다 공격했다는 말이 눈길을 끈다. ‘바뀐다’보다 ‘바꿨다’가 좋다. 모든 제목은 주어+서술어 구조다. 주인공이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를 분명히 하라. 헤드라인은 어디까지나 팩트(Fact)에 바탕을 둬야 한다. 팩트를 축소하지도, 부풀리지도 마라. ‘사실 그대로’에서 힘이 나온다. 육하원칙(5W1H)의 팩트 가운데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을 잡아채 전면에 내세워라.
셋째, 짧고 독특하게 달아라. 신문 헤드라인은 10여 자를 넘지 않는다. TV뉴스 자막도 12자 이내다. 헤드라인은 굵고 짧을수록 힘이 강하다. 따라서 한 줄에 하나의 정보만 담아야 한다. 의미를 많이 담으려고 과욕을 부리면 애매모호해진다. 수해현장에 나타난 대통령이 “사태수습에 만전을 기하라”라고 말한 것과 같은 추상적인 헤드라인은 하나마나한 얘기다. ‘착한 사람은 역시 행복하다’는 식의 뜬구름 잡는 말도 안 된다. 정곡을 콕 찔러라.
40쪽짜리 종합일간지를 보면 평균 120~150여 개의 크고 작은 기사가 실린다. 사진, 인포그래픽, 일러스트는 별도다. 바쁜 현대인에게는 이 모든 기사를 열람할 시간이 없다. 대부분 ‘헤드라인 소비자’일 뿐이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눈에 띄는 제목만 일별한다. 자기 업무와 관련된 뉴스라며 스크랩할 정도의 독자라면 열혈독자라 할 만하다. 제목 독자를 위해 뉴스 편집자는 한 줄 제목에 뉴스 가치를 압축하려고 머리를 싸맨다. 한 줄 헤드라인이 저널리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도록 문장을 다듬고 추리고 덜어낸다. 단어 하나의 품격으로 뉴스 품격이 달라진다. 한국 사회의 매스미디어는 다양한 이념 스펙트럼을 이루며 좌우에 포진한다. 헤드라인의 뉘앙스에 신문사의 논조를 담는다. 1면 톱뉴스의 첫 제목이 이를 대변한다. 사회 환경을 감시하는 저널리즘의 헤드라인 단어 하나하나가 날카롭고 예민한 이유이기도 하다.
뉴스 제목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요약된 기사여야 한다. 즉, 기사 전체를 서술하는 완전한 문장이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가장 짧은 문장이어야 한다. 편집기자가 생산한 뉴스 헤드라인은 정보 전달, 뉴스 가치, 보도철학을 품는다. 몇몇 신문 헤드라인을 살펴보자.
● ‘잡스, 천국에 로그인’ 디지털시대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의 타계 소식을 멋지게 비유했다. 국적을 초월해 잡스의 명복을 비는 지구인의 마음이 담뿍 담긴 헤드라인이다.
● ‘금융막장…그날 밤, 그들은 사악했다’ 부실 저축은행 임직원은 영업정지 전날 밤, 자신과 관련 있는 계좌에서 예금을 사전 인출했다. 금융계 신뢰 추락을 단적으로 표현한 제목이다.
● ‘그날 경찰은 조폭이 무서웠다’ 권총을 휴대한 인천 경찰이 조직폭력배의 집단난투극을 제압하지 못한 채 수수방관한 사태를 질타했다. 치안담당 경찰관의 무력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 ‘멜로가 별로다’ 최근 한국 멜로영화가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코믹 액션영화가 득세한다. 단어 각운을 맞춰 헤드라인을 여섯 자로 압축했다. 사실 정황은 부제로 풀었다.
● ‘똥지게 짊어진 세종’ SBS 퓨전사극 ‘뿌리깊은 나무’의 인기가 높다. 근엄한 성군 이미지를 벗어던진 세종대왕의 소탈함을 똥지게를 진 사진과 맞물려 간명하게 묘사했다.
그렇다면 어떤 헤드라인을 달아야 할까. 어떤 단어의 조합으로 콘텐츠를 대변할까.
첫째, 본질을 드러내는 키워드를 찾아라. 즉, 주인공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사의 주인공이 정해지면 맛깔스러운 별명을 붙여라. 바로 비유의 메이크업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갈매기’고, SK 와이번스는 ‘연안부두’다. 선거전도 상대편에게 낙인을 찍는 과정이다. 그래서 ‘협찬인생 박원순’ ‘강남공주 나경원’이라는 별명을 서로에게 난사했다.
둘째, 살아 있는 움직임을 담아라. 방어했다는 표현보다 공격했다는 말이 눈길을 끈다. ‘바뀐다’보다 ‘바꿨다’가 좋다. 모든 제목은 주어+서술어 구조다. 주인공이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를 분명히 하라. 헤드라인은 어디까지나 팩트(Fact)에 바탕을 둬야 한다. 팩트를 축소하지도, 부풀리지도 마라. ‘사실 그대로’에서 힘이 나온다. 육하원칙(5W1H)의 팩트 가운데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을 잡아채 전면에 내세워라.
셋째, 짧고 독특하게 달아라. 신문 헤드라인은 10여 자를 넘지 않는다. TV뉴스 자막도 12자 이내다. 헤드라인은 굵고 짧을수록 힘이 강하다. 따라서 한 줄에 하나의 정보만 담아야 한다. 의미를 많이 담으려고 과욕을 부리면 애매모호해진다. 수해현장에 나타난 대통령이 “사태수습에 만전을 기하라”라고 말한 것과 같은 추상적인 헤드라인은 하나마나한 얘기다. ‘착한 사람은 역시 행복하다’는 식의 뜬구름 잡는 말도 안 된다. 정곡을 콕 찔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