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논어’ ‘장자’ 등 동양고전을 오늘날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가 2010년 출간한 ‘3분 고전’에서 인생 편집의 직관을 절절이 담은 몇몇 화두 글귀를 만나본다. 폭염이 기승인 한여름, 동양 인문학의 바닷속을 유영하는 것도 좋은 피서다.
◆ 불가승자 수야, 가승자 공야(不可勝者 守也 可勝者 攻也) :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는 수비하라,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는 공격하라. - ‘손자병법’ 군형편
전쟁은 국가 존망과 장병 생사를 결정짓는 중대사다. 백번 이기는 것도 좋지만 백번 모두 지지 않는 전쟁을 도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감정, 분노, 기개로만 충일한 판단은 후유증을 남긴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승리를 만들어놓은 이후에 전쟁을 치른다. 승산을 정확히 분석하고 미리 내실을 다져 결정적 순간을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진정한 리더는 적군을 죽이려고 감행하지 않고 다만 승리를 확인하려고 진군할 뿐이다.
◆ 절차탁마(切磋琢磨) : 좋은 옥은 자르고 썰고 쪼고 갈아서 만든다. - ‘시경’ 위풍편
고대 중국에서는 옥을 가공할 때 네 단계를 거친다. 첫째, 양질의 옥 원석을 구해 순수 옥만 잘라낸다. 쓸모 있는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는 단계다. 둘째, 원하는 모양대로 옥을 자른다. 거칠지만 구체적 형색을 구비하는 단계다. 셋째, 망치와 정으로 옥을 쫀다. 이때 불순물을 거르고 거친 부분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넷째, 마지막 완성을 향해 정교하게 갈고 닦는다. 좋은 작품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 수 없다. 첫 단추를 잘 꿰고 순리대로 하나하나 밟아나가면 삶에서 빛나는 옥을 얻을 수 있다는 명언이다.
◆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 궁하면 변하라,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 ‘주역’ 계사전
‘주역’은 변화의 철학이다. 해결책이 없는 궁지에 몰리면 절망하기 쉽다. 이때 변화가 온다. 궁한 상태가 끝나고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즈음, 사람들은 용기 내어 답을 찾아본다. 즉 위기가 기회로 전환된다. 물론 변화 섭리를 잊고 안락에 길들여지는 순간 또 다른 위기가 엄습한다. ‘주역’에서 말하는 변화의 결정적 순간은 바로 곤궁함의 ‘궁(窮)’이다. 인간은 궁지에 몰렸을 때 사력을 다해 생존을 도모한다. 혁신과 혁명의 발상도 바로 춥고 배고프고 심신이 다쳤을 때 살아남으려고 꿈꾸는 역발상이다. 어차피 위기는 온다. 중요한 것은 위기 탈출이요, 위기 돌파다. 궁즉통 정신이면 오히려 난세를 즐길 수 있다. 유장한 긍정의 힘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 교토삼굴(狡兎三窟) : 꾀 많은 토끼는 위기 때 피할 수 있는 굴 세 개를 파둔다. - ‘사기’ 맹상군편
전국시대 제나라 정치가 맹상군은 식객 가운데 풍환에게 일러, 설 땅의 백성에게 그동안 빌려준 돈의 이자를 받아오게 한다. 가난한 설 땅에 도착한 풍환은 맹상군에게 빚을 진 사람을 모두 불러 모은 뒤 그들 앞에서 차용증서를 불태운다. 곤궁한 백성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한다. 이 소식을 들은 맹상군은 풍환을 불러 화를 낸다. 1년 후 제나라 왕은 자신보다 인기가 높은 맹상군을 파면한다. 따르던 식객 모두가 떠나도 풍환은 곁에 남았고 실각 소식을 들은 설 땅 백성은 천릿길을 달려와 맹상군을 위로하고 따른다. 풍환은 주군에게 고한다.
“지혜 많은 토끼는 구멍을 세 개 뚫지요. 이제 경(卿)께서는 굴 한 개를 뚫었을 뿐입니다. 경을 위해 나머지 굴 두 개도 마저 뚫어드리지요.”
그 후 풍환은 위나라 왕과 제나라 왕의 경쟁심을 이용해 맹상군을 제나라 재상으로 재등용하게 한다. 풍환은 또 맹상군으로 하여금 설 땅에 제나라 왕의 선대 종묘를 세우게 한다. 선대 종묘 영지를 다스리는 맹상군은 수십 년간 무탈하게 재상으로 재임한다.
다가올 위험을 예측하고 미리 대책을 세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굴은 위기 때 존재 가치를 발휘한다. 길게 오래 사는 시대가 왔다. 제2능력을 발휘하는 인생 이모작, 튼튼한 건강, 경제적 자립, 사회적 봉사, 인간적 품위 유지 등은 모두 미리 ‘굴’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다가온다. 준비 없이 무력하게 맞이하는 노후는 재앙 아닐까.
◆ 불가승자 수야, 가승자 공야(不可勝者 守也 可勝者 攻也) :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는 수비하라,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는 공격하라. - ‘손자병법’ 군형편
전쟁은 국가 존망과 장병 생사를 결정짓는 중대사다. 백번 이기는 것도 좋지만 백번 모두 지지 않는 전쟁을 도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감정, 분노, 기개로만 충일한 판단은 후유증을 남긴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승리를 만들어놓은 이후에 전쟁을 치른다. 승산을 정확히 분석하고 미리 내실을 다져 결정적 순간을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진정한 리더는 적군을 죽이려고 감행하지 않고 다만 승리를 확인하려고 진군할 뿐이다.
◆ 절차탁마(切磋琢磨) : 좋은 옥은 자르고 썰고 쪼고 갈아서 만든다. - ‘시경’ 위풍편
고대 중국에서는 옥을 가공할 때 네 단계를 거친다. 첫째, 양질의 옥 원석을 구해 순수 옥만 잘라낸다. 쓸모 있는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는 단계다. 둘째, 원하는 모양대로 옥을 자른다. 거칠지만 구체적 형색을 구비하는 단계다. 셋째, 망치와 정으로 옥을 쫀다. 이때 불순물을 거르고 거친 부분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넷째, 마지막 완성을 향해 정교하게 갈고 닦는다. 좋은 작품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 수 없다. 첫 단추를 잘 꿰고 순리대로 하나하나 밟아나가면 삶에서 빛나는 옥을 얻을 수 있다는 명언이다.
◆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 궁하면 변하라,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 ‘주역’ 계사전
‘주역’은 변화의 철학이다. 해결책이 없는 궁지에 몰리면 절망하기 쉽다. 이때 변화가 온다. 궁한 상태가 끝나고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즈음, 사람들은 용기 내어 답을 찾아본다. 즉 위기가 기회로 전환된다. 물론 변화 섭리를 잊고 안락에 길들여지는 순간 또 다른 위기가 엄습한다. ‘주역’에서 말하는 변화의 결정적 순간은 바로 곤궁함의 ‘궁(窮)’이다. 인간은 궁지에 몰렸을 때 사력을 다해 생존을 도모한다. 혁신과 혁명의 발상도 바로 춥고 배고프고 심신이 다쳤을 때 살아남으려고 꿈꾸는 역발상이다. 어차피 위기는 온다. 중요한 것은 위기 탈출이요, 위기 돌파다. 궁즉통 정신이면 오히려 난세를 즐길 수 있다. 유장한 긍정의 힘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 교토삼굴(狡兎三窟) : 꾀 많은 토끼는 위기 때 피할 수 있는 굴 세 개를 파둔다. - ‘사기’ 맹상군편
전국시대 제나라 정치가 맹상군은 식객 가운데 풍환에게 일러, 설 땅의 백성에게 그동안 빌려준 돈의 이자를 받아오게 한다. 가난한 설 땅에 도착한 풍환은 맹상군에게 빚을 진 사람을 모두 불러 모은 뒤 그들 앞에서 차용증서를 불태운다. 곤궁한 백성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한다. 이 소식을 들은 맹상군은 풍환을 불러 화를 낸다. 1년 후 제나라 왕은 자신보다 인기가 높은 맹상군을 파면한다. 따르던 식객 모두가 떠나도 풍환은 곁에 남았고 실각 소식을 들은 설 땅 백성은 천릿길을 달려와 맹상군을 위로하고 따른다. 풍환은 주군에게 고한다.
“지혜 많은 토끼는 구멍을 세 개 뚫지요. 이제 경(卿)께서는 굴 한 개를 뚫었을 뿐입니다. 경을 위해 나머지 굴 두 개도 마저 뚫어드리지요.”
그 후 풍환은 위나라 왕과 제나라 왕의 경쟁심을 이용해 맹상군을 제나라 재상으로 재등용하게 한다. 풍환은 또 맹상군으로 하여금 설 땅에 제나라 왕의 선대 종묘를 세우게 한다. 선대 종묘 영지를 다스리는 맹상군은 수십 년간 무탈하게 재상으로 재임한다.
다가올 위험을 예측하고 미리 대책을 세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굴은 위기 때 존재 가치를 발휘한다. 길게 오래 사는 시대가 왔다. 제2능력을 발휘하는 인생 이모작, 튼튼한 건강, 경제적 자립, 사회적 봉사, 인간적 품위 유지 등은 모두 미리 ‘굴’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다가온다. 준비 없이 무력하게 맞이하는 노후는 재앙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