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면 ‘올해의 책’을 선정해야 하는 온라인서점 머천다이저(상품기획자·MD)들은 호구(출판사) 조사로 바쁘다. 사실 조사도 필요 없다. 호구들이 알아서 기니까. 지난해 한 대형 온라인서점이 뽑은 올해의 책에는 한 배우가 썼다는 중국인용 한국어 책이 2위를 차지했다. 그 온라인서점 MD는 그 책이 1위를 할까봐 전전긍긍했단다. 왜냐고? 자기들 장사에 지장이 있을 것 같으니까.
몇 년 전 그 온라인서점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책들을 소개하는 책자를 펴내면서 광고비를 수백만 원씩 받아 챙겼다. 이게 덧나지 않을 리 없다. 그러니 이제는 알아서 기는 호구들이 펴내는 책을 위주로 후보에 올려놓는다. 몇몇 출판사는 직원과 지인들을 동원해 자사가 발행한 책을 열심히 클릭했단다. 그 배우의 책은 팬카페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는 소문도 있다. 한 출판사 영업부장은 이런 일을 두고 “사재기로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것보다 악질”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서점이 ‘이 가을에’ 또는 ‘이 겨울에’ 하며 발악하듯 벌이는 수많은 이벤트에서 추천하는 책은 모두 호구들이 비용을 부담한 책이다. 10종이면 20만 원, 30~40종이면 10만 원 정도가 공정가격이란다. 누군가는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나는 돈을 안 줬는데도 올랐다.” 맞다. 장사를 하려면 미끼 상품은 끼워놓아야 하니, 브랜드 가치가 높은 출판사나 유명 저자의 책쯤은 그냥 올리기도 한다.
예스24, 인터파크, 인터넷 교보문고(온·프라인 포함), 알라딘 등 이른바 ‘빅4’ 서점의 매출 비중이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한 온라인서점이 ‘올해의 책’을 엉망으로 뽑아놓고 호텔에 사람들을 모아 저녁을 사며 시상까지 했다.
올해의 책을 선정하는 또 다른 주체는 일간신문사다. 일부 언론사는 유명 출판사의 편집자들에게 후보 도서 추천을 받는다. 하지만 내가 알기론 출판사 편집자들은 남이 펴낸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웬만한 책은 초판 3000부도 팔기 어려운 현실에서 편집자들은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죽어라 신간을 만드느라 바쁜 것이다.
하지만 출판계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긴 하다. 어떤 책이 많이 팔려 베스트셀러가 된 다음 출판사 사장들이 모이면 계산이 빠른 출판사 사장들은 “누구는 좋겠다. 걔, 한 10억 챙겼겠지. 근데 왜 난 잘 안 되지”라고 말하고는 씁쓸하게 돌아선단다. 그 사장들 밑에서 일하는 편집자들이 모이면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한마디가 더 나온단다. “근데 그 출판사 직원들에게 특별보너스는 좀 줬대?”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나에게 욕할 것이다. ‘너도 심사하랴, 추천하랴 연말이면 바쁘지 않느냐’고. 맞다. 나도 먹고살려고 여기저기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난 적어도 읽어보지 않은 책은 추천하지 않는다. 독자들이여, 이제 나만의 ‘올해의 책’을 스스로 선정합시다. 뭐라고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요?
몇 년 전 그 온라인서점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책들을 소개하는 책자를 펴내면서 광고비를 수백만 원씩 받아 챙겼다. 이게 덧나지 않을 리 없다. 그러니 이제는 알아서 기는 호구들이 펴내는 책을 위주로 후보에 올려놓는다. 몇몇 출판사는 직원과 지인들을 동원해 자사가 발행한 책을 열심히 클릭했단다. 그 배우의 책은 팬카페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는 소문도 있다. 한 출판사 영업부장은 이런 일을 두고 “사재기로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것보다 악질”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서점이 ‘이 가을에’ 또는 ‘이 겨울에’ 하며 발악하듯 벌이는 수많은 이벤트에서 추천하는 책은 모두 호구들이 비용을 부담한 책이다. 10종이면 20만 원, 30~40종이면 10만 원 정도가 공정가격이란다. 누군가는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나는 돈을 안 줬는데도 올랐다.” 맞다. 장사를 하려면 미끼 상품은 끼워놓아야 하니, 브랜드 가치가 높은 출판사나 유명 저자의 책쯤은 그냥 올리기도 한다.
예스24, 인터파크, 인터넷 교보문고(온·프라인 포함), 알라딘 등 이른바 ‘빅4’ 서점의 매출 비중이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한 온라인서점이 ‘올해의 책’을 엉망으로 뽑아놓고 호텔에 사람들을 모아 저녁을 사며 시상까지 했다.
올해의 책을 선정하는 또 다른 주체는 일간신문사다. 일부 언론사는 유명 출판사의 편집자들에게 후보 도서 추천을 받는다. 하지만 내가 알기론 출판사 편집자들은 남이 펴낸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웬만한 책은 초판 3000부도 팔기 어려운 현실에서 편집자들은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죽어라 신간을 만드느라 바쁜 것이다.
하지만 출판계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긴 하다. 어떤 책이 많이 팔려 베스트셀러가 된 다음 출판사 사장들이 모이면 계산이 빠른 출판사 사장들은 “누구는 좋겠다. 걔, 한 10억 챙겼겠지. 근데 왜 난 잘 안 되지”라고 말하고는 씁쓸하게 돌아선단다. 그 사장들 밑에서 일하는 편집자들이 모이면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한마디가 더 나온단다. “근데 그 출판사 직원들에게 특별보너스는 좀 줬대?”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나에게 욕할 것이다. ‘너도 심사하랴, 추천하랴 연말이면 바쁘지 않느냐’고. 맞다. 나도 먹고살려고 여기저기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난 적어도 읽어보지 않은 책은 추천하지 않는다. 독자들이여, 이제 나만의 ‘올해의 책’을 스스로 선정합시다. 뭐라고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