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각종 인디게임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터틀크림이지만, 이번 대회 수상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서강대 게임교육원이 학사 학위를 주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소속 학생들로 구성된 터틀크림의 작품은 당연히 학생부로 분류돼야 한다. 하지만 이 팀 리더인 기획자 박선용 씨의 나이가 28세인 데다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 다른 팀원들도 20대 초·중반이기 때문에 주최 측이 일반인으로 구성된 팀이라고 착각한 것. 실제 서강대 게임교육원에는 고교 졸업 후 바로 들어오는 학생도 많지만, 다른 과목을 전공하다 또는 대학 졸업 후 회사를 다니다 다시 입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반부로 분류된 게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당당히 슈거큐브가 베스트게임상을 수상함으로써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게임업계 종사자보다 뛰어난 실력을 지녔음을 인정받게 된 것. 슈거큐브는 캐릭터가 움직일 때마다 배경의 타일도 함께 뒤집어지는데, 주최 측은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듯한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큰 점수를 줬다고 한다. 또 바로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높은 완성도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학시절 광고 공부를 하다 좀 더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고자 게임 기획을 시작했다는 터틀크림의 리더 박씨는 2011년 2월 졸업한다. 앞으로도 특정 게임회사에 들어가지 않고 1인 기획자로 활동할 계획. 그래야만 상업적인 목적을 떠나 창의적이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수상 후 영국, 스페인 등 몇몇 나라에서 슈거큐브를 상용화하겠다는 연락을 해왔어요. 스페인의 게임회사와는 상당히 이야기가 진척됐고요. 아무래도 스페인어 버전이 가장 먼저 출시될 것 같습니다. 아쉬운 건 국내 회사에선 전혀 연락을 해오지 않았다는 거죠. 상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게임 강국이라고 하는데, 다양성은 인정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울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