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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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오천축국전’이 말 걸어오다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 - 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입력2011-01-03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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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세기 초, 신라시대의 승려 혜초는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를 걸었다. 그는 여정을 상세히 적은 ‘왕오천축국전’을 남겼지만, 이 책은 1908년 프랑스국립도서관으로 옮겨진 이후 단 한 번도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왕오천축국전’이 드디어 고향을 찾았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10년 12월 18일부터 2011년 4월 3일까지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 하는 서역기행’이 열리는 것.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3개월간 대여한 ‘왕오천축국전’을 비롯해 실크로드에서 출토된 총 22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전시는 혜초가 여행했던 길을 따라 파미르고원 동쪽의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그 길을 걷다 보면 혜초의 고난과 경탄, 깨달음을 엿볼 수 있다.

    ‘왕오천축국전’이 말 걸어오다
    1 중국 간쑤성 우웨이시(武威市)에서 출토된 한나라 시대의 행차 의장 대열. BC 3세기~AD 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청도 의장 행렬은 중국 전통이다.

    2 신라 성덕왕 때 혜초가 10년간 실크로드를 여행한 뒤 쓴 ‘왕오천축국전’. 한국 최초의 여행기다. 1908년 프랑스의 폴 펠리오가 간쑤성 둔황 막고굴에서 발견한 후 프랑스국립도서관이 보관했다. 훼손되지 않고 남아 있는 부분은 227행, 5893자. 총 길이는 358cm에 이른다.

    ‘왕오천축국전’이 말 걸어오다
    3 1908년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둔황 막고굴 17호굴의 모형. 둔황 막고굴의 웅장하고 화려한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4 중국 닝샤성 구위안(固原)에서 발견된 동로마 금화. AD 6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이 지역에서도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무역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5 간쑤성 융덩(永登)에서 발견된 매머리 장식. BC 3세기~AD 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매머리 장식은 흉노 등 유목민 사이에서 유행했다.

    6 2002년 중국 신장성 누란(樓蘭)에서 발견된 소하묘지 터. BC 2세기 유럽계 인종은 이 지역에서 거주하며 밀을 재배하는 등 독자적인 문화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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