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5일(현지 시간)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의 크리스 우드(왼쪽)가 경기 중 환호하고 있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이날 입스위치 타운과 가진 원정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GETTYIMAGES
2023∼2024시즌 강등 위기 코앞까지
하지만 아쉽게도 노팅엄 포레스트의 신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깜짝 우승을 뒤로하고 성적은 조금씩 뒷걸음쳤다. 유럽 대항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1992∼1993시즌 잉글랜드 축구가 대개혁을 예고하며 프리미어리그로 화려한 출범을 알렸을 때 노팅엄 포레스트는 리그 22위에 그쳐 2부 리그로 강등되고 말았다. 그렇게 18년간 팀을 이끌며 리그 우승 1회, 리그컵 4회, 유러피언컵 2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안긴 브라이언 클러프 감독의 시대도 막을 내렸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노팅엄 포레스트는 순위가 크게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1994∼1995시즌 곧장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와 3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이후 승격과 강등을 반복했고, 1998∼1999시즌을 끝으로 기약 없는 하부 리그 생활이 23년간이나 이어졌다. 2021∼2022시즌 2부 리그 챔피언십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허더즈필드 타운을 꺾고 프리미어리그로 다시 승격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다만 1부 리그에 올라온 노팅엄 포레스트는 의욕만 앞선 모습을 보였다. 당시 여름 이적시장에서만 20명 넘는 선수를 무분별하게 영입했다. 그다음 시즌에는 30명 이상의 선수가 노팅엄 포레스트를 오갔다. 1부 리그 생존을 위한 전력 보강 차원이었다고 하지만 과유불급이었다. 당연히 조직력이 갖춰질 리 없었고, 팀은 두 시즌 동안 강등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특히 2023∼2024시즌은 강등 위기가 코앞까지 닥친 해였다. 루턴 타운, 번리,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하위권에 머무르지 않았다면 노팅엄 포레스트의 운명이 달라졌을 개연성이 크다. 결국 성적 부진으로 스티브 쿠퍼 감독이 경질됐다. 위기의 노팅엄 포레스트에 유럽 빅리그에서 밀려나 사우디아라비아로 갔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부임했다. 그때만 해도 누누 산투 감독을 향한 팬들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저 팀을 1부 리그에 잔류만 시켜달라는 분위기였다. 사실 누누 산투 감독은 과거 발렌시아 CF, 포르투,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토트넘 홋스퍼를 이끌면서 그다지 인상적인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구단주와 가까운 포르투갈 슈퍼 에이전트 조르즈 멘드스와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누누 산투 감독의 경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재취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신예 무릴루, 베테랑 우드 등 맹활약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 GETTYIMAGES
강력한 수비와 좋은 골 결정력이 뒷받침되면서 노팅엄 포레스트는 연승을 거두며 프리미어리그 순위를 높여갔다. 골키퍼 마츠 셀스와 중앙 수비수 무릴루, 니콜라 밀렌코비치는 선(先)수비, 후(後)역습을 주로 쓰는 팀 전술에서 핵심적인 선수들이다. 특히 브라질 출신 젊은 수비수 무릴루는 이번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나날이 몸값이 치솟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보다 좋아진 골 결정력을 자랑하는 노장 스트라이커 크리스 우드의 맹활약까지 더해지고 있다. 노팅엄 포레스트의 실리적 전술은 어느 팀을 만나도 흔들리지 않고 확실한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29라운드 현재 노팅엄 포레스트는 프리미어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아스널과 승점 차이도 4점이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이 눈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