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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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정쟁만 하다 산불 진화 헬기 예산 못 늘려

영남권 덮친 최악 산불, 서울 면적 60% 태웠다… 고령 사망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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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5-03-28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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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는 산불 현황과 피해 상황. 동아DB

    영남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는 산불 현황과 피해 상황. 동아DB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영남권 각지로 빠르게 번져 나가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영남 산불이 장기화하는 원인으로 산불 진화에 핵심 장비인 헬기 부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진화 헬기는 50대에 불과하며, 이 중 담수 용량 8000ℓ이상 대형 헬기는 7대뿐이다. 이 가운데 2대가 정비 중이라 현장에 투입된 대형 헬기는 5대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 26일 경북 의성군 옥산면 기룡산에서 능선을 타고 확산한 불길이 민가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뉴시스

    3월 26일 경북 의성군 옥산면 기룡산에서 능선을 타고 확산한 불길이 민가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뉴시스

     3월 27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서 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3월 27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서 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형 산불로 전소 피해를 입은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 
국가지정문화유산인 연수전과 가운루를 비롯해 고운대암, 극락전 등이 모두 불탔다.  뉴시스

    대형 산불로 전소 피해를 입은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 국가지정문화유산인 연수전과 가운루를 비롯해 고운대암, 극락전 등이 모두 불탔다. 뉴시스

    지난해부터 진화 헬기 추가 도입과 관련된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12·3 비상계엄’ 등 여파로 예산 심사 자체가 무산된 것으로 드러나 정치권을 향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산불 발생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극한 정쟁에서 비롯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장비와 인력 한계로 진화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3월 27일 오전 5시 기준 훼손 산림 면적은 3만6009ha(약 360㎢)로 서울 전체 면적의 60%에 이른다. 같은 날 오전 6시 기준 사망자는 26명에 달했다. 산림청이 산불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수다. 희생자 대부분은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