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 콘서트를 준비 중인 김창완 밴드.
김창완, 창훈, 창익 삼형제로 이뤄진 밴드 ‘산울림’이 ‘아니 벌써’가 수록된 데뷔앨범을 낸 것은 1977년. 이후 파격과 순수를 상징하며 한국 록의 역사를 써 내려간 이들은 97년 13집 ‘무지개’를 끝으로 더 이상 앨범을 내지 않았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2008년. 록그룹의 리더보다 푸근한 인상의 배우로 더 익숙한 김창완이 다시 앨범을 들고 나왔다. 올해 초 막내 창익의 죽음으로 화석이 돼버린 ‘산울림’이 아닌 ‘김창완 밴드’라는 새로운 이름을 걸고.
오랜 음악 동료인 젊은 후배 4명과 낸 미니앨범 ‘더 해피스트’에는 연주곡 ‘걸 워킹’을 시작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의 심장 소리를 표현한 ‘우두두다다’, 포클레인에 치여 사망한 동생의 죽음에 화가 나 만들었다는 ‘포크리프트’, 세대 간의 단절을 안타까워하며 쓴 ‘열두 살은 열두 살을 살고, 열여섯은 열여섯을 살지’ 등 6곡이 실렸다. 특히 이번 앨범은 순간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긴장감을 살리기 위해 ‘원테이크 리코딩(실제 연주를 녹음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들은 12월27일부터 3일 동안 서울 홍익대 근처 롤링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도 열 계획. 김창완은 “산울림이 갖고 있던 독창성, 서정성, 진취성 중에서 진취적인 면을 부각했다”며 “생소한 펑크록을 통해 산울림을 계승할 수 있는 밴드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산울림 팬들에게 한 가지 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앨범과 동시에 산울림 전집 ‘더 스토리 오브 산울림’도 발매된다. LP 표지를 그대로 복원해놓은 17장의 CD엔 정규앨범 수록곡 외에 미공개 연주곡, 미수록곡 등 산울림의 자취가 빼곡히 담겼다. 전집을 ‘막내에게 보내는 송가’라고 표현한 그는 “이런 작업이 한 시대를 함께 노래로 울고 웃었던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