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1

..

아트페어 시장 ‘피악’ 속으로

  • 파리=이지은 오브제아트 감정사

    입력2006-11-15 17:01: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트페어 시장 ‘피악’ 속으로
    지금 이 글을 쓰는 책상 위에는 10월26일부터 30일까지 열렸던 피악(FIAC) 프레스킷이 놓여 있다. 올해로 33년 된 피악은 해마다 파리에서 열리는 현대미술 아트페어다. 그랑팔레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을 통째 점령할 정도로 큰 규모다. 해마다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거래량으로는 세계 아트페어 중 세 번째다.

    올해 피악에는 전 세계에서 168개의 갤러리와 78개의 프랑스 갤러리들이 참가했다. 아트페어라고 하면 뭔가 고상하고 우아한 것 같지만 실상 아트페어는 시장이다.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면 이 계절의 별미는 무엇이구나, 요즘은 무엇이 싸고 무엇이 비싼지 금세 알 수 있는 것처럼 아트페어 역시 미술계의 동향과 가격, 요즘의 인기 품목을 한눈에 보여준다.

    필자는 피악에서 잘 닦여 있는 사과처럼, 컬렉터를 기다리며 최고 상태로 세팅된 작품들을 흐뭇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올해에는 부대 행사로 디자인을 특성화한 ‘피악 디자인’과 고급 브랜드와 현대 미술작가들을 접목한 ‘피악 룩스’가 열렸다. 마치 청과시장을 연상시키는 부대 행사의 스폰서들은 LVMH(루이뷔통 모엣 헤네시)와 같은 쟁쟁한 업체들이었다.

    아트페어의 또 다른 장점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 38만 유로짜리 한손(Hanson)의 작품과 100유로짜리 몬크(Monk)의 동그란 옷걸이를 나란히 두고 볼 수 있었다. 문턱이 높아 좀처럼 들어가기가 망설여지는 세계적인 갤러리들의 컬렉션을 시장 보듯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다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번 피악에서는 디자인과 경영, 마케팅, 브랜드, 현대미술, 작가들이란 단어가 복합적인 연관성 아래 창조적인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