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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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정신과 의사 선생님 ‘관계의 재구성’들고 글쓰기 컴백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6-11-20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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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문난 정신과 의사 선생님 ‘관계의 재구성’들고 글쓰기 컴백
    마음의 병을 가진 주인공이 고민을 풀어내고 툭툭 일어서는 영화의 한 장면에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정신과 의사를 추천하라면, 단연 하지현 건국대 교수(정신과 전문의)가 뽑히지 않을까 싶다. 그는 배배 꼬인 사람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풀은 뒤, 상대에게 말끔하게 ‘돌려주는 데’ 천부적인 자질을 갖고 있다. 그가 1년 동안의 캐나다 토론토 정신분석연구소 연수를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관계의 재구성’이라는 책과 함께. 다양한 매체에 글쓰는 일을 좋아하지만, 영화를 소재로 사람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분석한 책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사람의 정신은 늙어 죽을 때까지 발달하고 성장하는데, 부모나 형제 또는 연인과 부부 등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의 ‘뒤틀림’이 걸림돌이 될 수 있어요. 관계의 뒤틀림을 재구성하면 멈췄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죠. 가끔 다른 영역에서는 존경받고 스마트한 사람이 어떤 부분에서는 날카롭고 고집스런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은 자기 안에서 성장을 멈춘 아이가 똑같은 상처를 입기 전에 먼저 공격하려고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거예요.”

    그러나 시간을 되돌리지 않고 이미 뒤틀려버린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상처는 남죠. 하지만 그걸 풀어서 삶 전체에 얹어 상처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면 훨씬 여유를 가질 수 있어요. 그 ‘재구성’을 방정식이라고 한다면, 제가 낸 12개의 방정식과 문제풀이를 통해 비슷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선생님’만 기다리지 말고 직접 풀어보는 용기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책을 냈습니다.”

    ‘관계의 재구성’은 시간축에 따라 아이, 성인, 중년을 따라가고 인생의 어느 시기든 닥칠 수 있는 사랑, 상실, 후회 등을 또 다른 문제로 풀어간다. 어느 것이든 확실한 인생의 ‘예상 출제’ 문제인 데다, 흥미로운 심리학의 틀로 영화를 새롭게 해석한 즐거움 또한 적지 않다.



    하 교수는 귀국과 함께 영화전문지 ‘무비위크’에 영화 리뷰를 싣는 등 ‘글쓰기 중독자’의 행보를 다시 시작함으로써 그의 글을 좋아하는 팬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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