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4학년 선(최수인 분)은 큰 문제는 없지만 어울리고 싶은 친구들과 함께하지는 못하는 듯 보이는 아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날 반에서 가장 사랑받는 친구 보라(이서연 분)의 생일잔치가 열린다. 선은 초대장을 나눠주는 보라를 물끄러미 바라보지만 보라는 선을 초대할 뜻이 없어 보인다. 그러다 선은 드디어 보라에게서 초대장을 받지만, 악의적 장난일 뿐이다. 기뻐하던 선은 오히려 더 큰 실망감을 느낀다.
그런 선 앞에 전학생 지아(설혜인 분)가 나타난다. 지아는 선과 둘도 없는 짝꿍이 돼 방학을 함께 보낸다. 엄마는 분식집을 운영하고 아빠는 공장에 다니는 선은 동생 윤(강민준 분)을 돌보는 시간이 많다. 용돈도 풍족지 않다. 또래들이 다 갖고 있는 휴대전화도 없다. 반면 지아는 용돈이 넉넉하다. 문제는 부모가 이혼해 할머니와 지낸다는 것이다. 전학 오기 전 학교에서 받은 상처도 있는 듯하다. 똑똑하고 풍족한 지아는 엄마에게 어리광을 떠는 선을 보면 마음이 불편한 듯하다.
영화 ‘우리들’은 선과 지아의 여름방학과 개학 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둘도 없는 친구였던 선과 지아 사이는 지아가 학원에 다니고 보라와 가까워지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보라는 아이들을 괜히 따돌리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는데, 그런 보라가 선을 멀리하자 지아도 보라에게 미움받기 싫어 함께 거리를 두는 것이다.
단순하게 보면 초등학교 여학생의 왕따에 대한 보고서 같지만 윤가은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가 다루는 건 사람과 사람 사이 문제라고 보는 편이 옳다. 사람과 사람 관계가 두 사람의 오해 없는 교제이기만 하면 좋겠지만, 사회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지아와 선의 관계는 그런 점에서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어른 사이도 두 사람 관계만으로 깔끔하게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교실이라는 사회 속에 있는 두 아이처럼 어른 사이 관계도 직장이나 동아리 같은 사회 속에서 상대적으로 정립된다.

윤 감독은 아이들을 통해 세상의 이면 보기를 워낙 좋아하는 감독이다. ‘우리들’은 그런 아이들의 세계가 당신들, 그러니까 제3자의 세계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공간임을 보여준다. 큰 사건은 없지만 보는 내내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게 되는 이유는 성장이라는 게 얼마나 멀미 나는 경험인지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은 자란다. 그 놀랍고도 대견한 성장을 보여주는 영화, ‘우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