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쫔로 붙인 장면에서 이세돌 6단이 묘하게 흑1로 들여다봤다. 일종의 상대를 ‘긁는’ 수인데, 이에 백이 백2로 반발하면서 ‘올해의 진기명기 상’ 0순위 ‘작품’이 시작된다(결과적으로 백2는 10의 자리에 두는 게 정수). 어쨌든 백10까지는 외길. 이때 이 6단이 흑11∼15로 되지도 않는 축으로 몰고 나왔다. 계속하여 흑A, 백B로 몰고 나와봤자 축머리에 ◎가 버티고 있어 축이 성립되지 않는다.
“축 모르고 바둑 두는 바보”란 말이 있다. 천하의 이세돌도 축을 착각할 때가 있나 싶었는데 놀랍게도 이 순간 흑17의 끼움수가 놓였다. 잡힌 흑 ▲여덟 점을 살려줄 순 없는 노릇이므로….

* a는 백23, b는 흑 24, ▲는 백5
주간동아 383호 (p9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