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은 “환경 복지 문화 분야에서만큼은 이전 시장들보다 훨씬 뛰어난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4월26일 오전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시민,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착공 연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청계천 복원사업을 7월1일 시작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해주었다. 무리하게 취임 1주년에 맞춰 착공하려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무식한 얘기다. 취임 1주년은 사실 7월2일이다”며 “6월15일에도 할 수 있지만 교통량이 적기 때문에 7월을 택한 것이다”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 강북 뉴타운 건설, 대중교통 위주의 교통체계 개편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추진하고 있는 이시장은 이렇듯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앞뒤 돌아보지 않고 추진해 ‘불도저’ ‘제왕적’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는 “경부고속철도, 인천공항 건설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강력하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청계천 복원은 환경 복원 프로젝트이므로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과단성 있는 면모를 보였다.
-시민단체에서는 착공 시기를 6월 공사 입찰 결과에 대한 평가 이후, 그리고 시민들의 합의가 이뤄진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7월에 착공하는 부분은 고가도로와 복개구조물 철거 공사다. 하천복원에 대한 설계는 10월 말까지 진행돼 그동안 협의하고 반영할 수 있다. 큰 가게나 작은 가게, 찬성하는 분이나 반대하는 분들 모두 찾아다니며 대화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잘 협조해주시리라 생각한다.”
-철거 공사 착공에 앞서 하천복원과 주변 재개발 등 전체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다음 그것에 대해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게 순서가 맞는 것 아닌가.
“하천복원은 2005년까지 단기간에 끝낼 수 있지만 주변 도심부 개발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고가 철거부터 하는 것이다.”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서울은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가운데 승용차 비율이 60%를 넘고, 그 가운데 80%가 ‘나 홀로’ 차량이다. 그들이 굳이 승용차를 타고 나올 필요가 없도록 ‘빠르고 편안하고 예측 가능한 버스체계’를 만들려는 것이다. 버스로 분당 일산 등 외곽에서 서울 도심으로 30분 만에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 구체적인 노선은 올해 말 확정해서 2004년 말 시행할 예정이다.”
-청계천 복원과 관련, 가장 큰 우려는 역시 주변 상인들의 반발이다. 상인들은 공사 기간중 영업손실에 대한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청계천 복원은 공사구간을 기존의 도로 폭 이내로 한정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보상이 불가능하다.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 역시 현행법상 배후지의 3분의 2 이상이 상실돼 영업을 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돼 있어 상인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 그러나 영업불편을 해소하고 상권을 활성화하는 한편 원하는 이들에게 이주대책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시장은 개발론자로 알려져 있는데, 도시개발에 대한 원칙은 무엇인가.
“나는 개발론자라기보다는 환경론자다. 21세기의 화두는 문화와 환경이다. 문화는 그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산업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해야 한다. 청계천 복원이나 뉴타운 건설 등은 개발사업이 아니라 잘못된 개발을 바로잡아 개발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복원사업이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친환경적인 주거환경 개선사업이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데 그 결과에 상관없이 청계천 복원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되는가.
“재판문제는 낙관한다. 이 질문은 긍정적인 우려가 아니라 부정적인 우려다.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은 계속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시장이 차기 대통령선거에 나서기 위해 청계천 복원이나 강북개발 등 의욕이 너무 앞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성질도 급하다.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달밖에 안 됐다. 요즘 여의도(정치권)는 멀리한다. 시장의 직분에 충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