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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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경매 첫걸음은 ‘도록 확인’부터

  • 이호숙 아트마켓 애널리스트

    입력2008-06-11 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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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품 경매 첫걸음은 ‘도록 확인’부터

    김환기 ‘항아리’. 추정가 2500만~3000만원. 3300만원에 낙찰.

    2005년 전까지 그림을 사기 위해 미술품 경매장에 가는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당시만 해도 출품된 작품 중 낮은 추정가 선에서 낙찰되는 경우가 많아 경매 참가자들은 경쟁 없이 낮은 가격에 마음에 드는 그림을 살 수 있었다. 그렇지만 현재 상황은 판이하다. 경매로 그림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하나의 그림을 사기 위해 여러 경쟁자와 싸워 승리해야만 한다.

    경매 초보자의 경우 처음부터 패들을 들어올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경매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므로 반드시 사전에 많은 정보를 얻고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경매장에 가기 전 어떤 정보를 알아봐야 실수하지 않고 원하는 그림을 낙찰받을 수 있을까?

    경매 출품작들이 전시되기 전에 먼저 경매 도록이 나온다. 우선 이 도록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어떤 작품들이 경매에 나왔는지를 확인한 뒤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정한다. 또 원하는 작품의 출품가격이 시세 대비 높은지 낮은지도 알아봐야 한다. 전문가와 상의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초보자는 그 같은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는 미술품 경매사이트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그 작가의 작품가격이 어떤 식으로 움직였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출품된 작품들 중 원하는 스타일의 작품을 골라낸 다음 전시작품을 보러 가야 효과적으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작품은 반드시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도록에 나와 있는 작품과 실제 작품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색상은 도록 이미지보다 실제 작품이 좋지만, 도록에 실린 이미지만으로는 작품 상태까지 알기는 불가능하다. 작품의 상태는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따라서 전시된 작품을 육안으로 구석구석 살펴보고, 작품 상태에 대한 경매 담당자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한다. 또한 도록에 나와 있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도 체크해야 한다.

    수집된 정보를 중심으로 좋은 작품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경매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면, 다음에는 응찰 상한선을 어디까지로 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이는 초보자뿐 아니라 경험자에게도 쉽지 않은 문제다. 작품이 마음에 들면 끝까지 가고 싶겠지만 무한정 따라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일단 마음에 드는 작품이 경매 이외에는 구할 수 없는 작품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경매에서 사지 않더라도 갤러리나 다른 네트워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시세 정도까지만 응찰한다(시세는 낮은 추정가 선일 수도 있고, 낮은 추정가와 높은 추정가 사이일 수도 있다). 반면 경매에 나온 작품만큼 좋은 작품을 구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시세보다 10~20% 높은 정도까지 따라갈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하고 경매에 들어간다. 정말 놓치기 싫은 작품이고 앞으로 이만한 작품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면 과감하게 높은 추정가의 10~20%까지 따라가보기로 마음먹고 경매에 임하는 것이 좋다. 경쟁이 붙은 상대방이 무조건 끝까지 간다는 의지를 불태운다면 조용히 패들을 내리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것도 옳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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