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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으로 들어온 한 권

집안 곳곳 독성 화학물질 무차별 공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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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집안 곳곳 독성 화학물질 무차별 공격 사건

집안 곳곳 독성 화학물질 무차별 공격 사건

릭 스미스·브루스 루리에 지음/ 임지원 옮김/ 동아일보사/ 444쪽/ 1만5000원

“오염은 우리 주위 구석구석에 너무나 만연해 마치 양념에 절인 고기처럼 우리 몸이 오염물질에 푹 절었다. 오염물질은 외부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안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오염물질이 우리 몸으로 스며들어 왔고, 많은 경우에 일단 들어온 오염물질은 여간해서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아기 젖병, 방향제, 소파 등 너무나 친숙하고 겉보기에는 무해한 물건이 환경오염의 원천이다.”

어느 사이엔가 우리 주변이 오염물질로 가득 찼다고 주장하는 저자들은 자폐스펙트럼장애, 학습장애, 당뇨, 성조숙증, 각종 암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생활 속 독성 화합물질 7가지의 숨은 모습과 폐해를 고발한다.

단단하고 잘 부서지는 물질을 고무처럼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물질이 프탈레이트다. 장난감, 샤워 커튼, 우비 같은 비닐제품뿐 아니라 건축자재, 혈액 보관용 백, 정맥주사액 보관용 백, 주사기 세트, 그 밖의 여러 의료용품에서도 프탈레이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만 3세 미만 어린이용 장난감에는 프탈레이트 사용을 법으로 금지한다.

프라이팬에 사용하는 코팅제 테플론은 현존하는 가장 미끄러운 물질이다. 부엌에 널리 존재할 뿐 아니라, 침실 옷장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매버리 토론토대 교수가 공영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눈으로, 몸으로 미처 느끼기 전에 테플론은 대기 중으로 퍼져 나간다”고 발언해 논란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프라이팬 제조업체는 “코팅제에 든 화학물질은 안정적이기 때문에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가장 강력한 신경 독성물질 가운데 하나인 수은은 특히 우리의 뇌를 공격한다. 최근 수은중독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 바로 참치다.



“저는 참치를 일주일에 네 번씩 먹었습니다. 그러자 자꾸 울음을 터뜨리는 증상과 더불어 약한 정도의 우울증, 기억력 상실, 머릿속이 멍한 상태를 겪었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횡설수설했습니다.”

여배우 데프니 주니거는 몸매 관리를 위해 참치를 즐겨 먹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온몸에 발진이 돋아 응급실로 달려간 적도 있다. 수은중독 진단을 받은 그는 식단을 완전히 바꿨고, 6개월 정도 지나자 이런 증상이 사라졌다.

책은 이 밖에도 방염제, 항균물질 트리클로산고 은나노, 그리고 제초제부터 고엽제까지 치명적인 농약류는 물론, 젖병 같은 플라스틱 속 비스페놀의 문제를 다룬다.

“우리는 현대 어린이 질병 가운데 천식, 자폐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비만 및 생식장애 등이 독성 화학물질에서 기인한 것으로 본다. 더 끔찍한 점은 어린 시절 특정 화학물질에 노출될 경우,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같은 신경질환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날이 갈수록 오염되는 우리 몸. 그러나 오염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없고, 많은 경우 측정하기도 쉽지 않다. 저자들은 오염을 증명하려고 스스로 생체실험을 감행했다. 그들은 나흘 동안 일상에서 우리를 둘러싼,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을 섭취하거나 들이마셨다. 그 결과 일곱 가지 오염물질의 체내 농도 변화가 놀라웠다. 저자들의 실험 모습은 유튜브 동영상(slowdeathbyrubberduck.com/CAN/videos.html)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독성 화학물질이 일상에서 소리 없이 우리의 숨통을 조이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주간동아 2011.10.31 810호 (p74~74)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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